[연재]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 17화 -
[연재]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 17화 -
  • 대학저널
  • 승인 2019.10.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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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화 > 컴백(Comeback)

  대기업체와 평탄한 거래 관계를 유지해 오던 한반기업. 차세대 부품 개발도 성공적으로 런칭되어 더더욱 국내외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지 반 년 정도 지날 즈음 경영환경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반도체 생산원료 수출 규제 조치의 여파는 한반기업에도 점차 다가오기 시작했다. 대기업체의 위기가 고스란히 거래업체들에게도 전가될 수밖에 없었던 것.

 “연구개발팀에서 1년간 꼬박 몰두해 부품개발에 성공해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 놓았는데, 외부 환경의 급변으로 우리기업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반도체 재료를 개발할 새로운 프로젝트팀이 가동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반기업 CEO는 전 사원들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하며,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주문했다.

 문제는 고급 인력들이 지난 봄 퇴사를 하거나 경쟁기업으로 스카우트됨으로써, 내부 인적자원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점이다. 인력채용과 관리를 담당하는 이우수 차장에게도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갑자기 경력자를 다수 채용하기도 쉽지 않았다.

 “일단 남아있는 인력도 우수합니다.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에 참여해 업무보조를 할 신뢰할 만한 사람이 한두 명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요.” 현인성 연구개발팀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옆에 있던 이우수 차장은 지난해 장기현장실습을 했던 한미래대학이 떠올랐다. 어쩌면 당시 왔던 학생들이 또 다른 활약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한편, 한미래대학 4학년 1학기를 마쳐가는 장현장은 학기 내내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장기현장실습을 최장 10개월 할 수 있으니 지난해 한반기업에서의 실습을 이어서 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대기업 공채에 응시할지를 놓고 저울질을 했던 것. 

 2학기에 한반기업에서 2차 장기현장실습을 하게 되면 ‘채용연계형’, 즉 채용을 조건으로 장기현장실습을 할 수 있어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초 정식사원이 될 수 있었다. 더불어 학점도 괜찮게 따놓았고, 장기현장실습 경험도 있으니 공채시험에도 나름 자신감이 있었다.

 “황상무님. 한반기업 이우수 차장입니다. 아직 1학기를 마치려면 조금 시간이 남았는데요...2학기에 우수한 학생들이 필요합니다. 혹시 작년에 왔던 장현장 학생과 동료 학생들은 진로를 어떻게 결정했나 해서요....”

 한창 2학기 장기현장실습에 참여할 학생들을 모집하고 정리하는 작업에 바쁜 황상무는 이우수 차장의 전화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4학년이면 알아서 진로를 결정하고 준비해 나갈 민감한 시기인데, 괜스레 간섭하는 건 아닌가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런데 마침 장현장 학생이 황상무를 찾았다.
“교수님 2학기 때 한반기업으로 2차 장기현장실습을 가겠습니다. 많은 고민을 했는데요. 취업도 그렇지만 현장에서 제 역량을 다시 발휘해 보고 싶습니다.”

 “아. 현장 학생. 그렇지 않아도 한반기업에서도 인력이 필요하다고 연락이 왔네. 작년 2학기 때 장기현장실습을 했던 장현장 학생이 다시 왔으면 하던데...그래. 어차피 채용연계형으로 가면 취업도 곧바로 될 수 있으니까. 다시 한 번 도전해 봅시다.”

  한반기업는 다소 들뜬 분위기였다. 새로운 반도체 부품 재료 개발 등 헤쳐가야 할 과제는 무거웠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자신감이 팽배해 있었고 지난해 연구개발팀에서 장기현장실습을 했던 대학생들이 다시 합류한 것도 활력이 됐다.

 “현장 학생과 동료 학생. 다시 우리 회사를 찾아줘서 고마워요. 해가 바뀌더니 더 늠름해졌네. 우리 새로운 프로젝트에 전념하면서 많이 도와줘요.”
  현인성 팀장의 얼굴은 환하게 빛났다.

  컴백을 한 장현장은 현인성 팀장을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팀의 일원으로 연일 헌신을 다했다. 김단기와의 데이트도 미루면서.

 “선배. 한반기업에 완전히 꽂혔네. 나보다 더 좋아하는 거 같은데? 호호”

 김단기는 여름방학 때부터 공채시험 준비에 열을 올렸다. 장기현장실습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업무분야에 대한 확신이 섰기에, 매력적인 마케팅 사업을 하는 대기업 몇 곳을 목표로 매진했다. 이 가운데는 황상무가 다녔던 H전자도 포함돼 있었다.

  다행스러운 건 학교에서 4학년 대상 취업스터디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취업하고자 하는 특정기업을 목표로하는 스터디그룹, 예를 들면 ‘○○기업 취업 스터디반’에 합류할 수 있어 좋았다. 목표가 같은 학생들과 스터디를 하다보니, 취업에 필요한 풍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등 효율적인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장현장은 한반기업 선배사원들의 연구를 돕기 위해 자료조사와 더불어 거래처 방문 등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반도체 부품 재료에 대한 스터디를 위해 한미래대학 교수님들과 대기업체 등에 다니는 졸업 선배들한테까지도 자문을 구하는 등 불철주야 노력했다.

 “장현장이가 한반기업의 구세주 역할을 하네. 좀 쉬어가며 해도 되니 너무 무리하게 말게”라는 현인성 팀장의 말에도 아랑곳 않고 뛰어다니는 장현장에 선배사원들은 더욱 힘을 냈다. 

 수개월간의 고생 끝에 마침내 연구개발팀은 국산화가 가능한 반도체 부품 재료 개발에 성공했다. 언론에서는 한반기업의 성과를 집중 조명했고, 한반기업을 찾는 지역유지와 정치인들의 발걸음도 연일 이어졌다.

 자신이 조금이나마 한반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된 것에 큰 보람을 느낀 장현장은 공채시험을 과감히 포기하고 한반기업에 2차 장기현장실습을 감행한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1, 2차를 합해 8개월가량 장기현장실습을 하는 동안, 비록 학생 신분이었지만 한반기업의 문화와 풍토를 70~80% 정도는 몸에 익힌 신입사원인 듯 느껴졌다.

 누구보다 이우수 차장은 장현장이 웬만한 신입사원보다 훨씬 뜨거운 열정과 마인드로 업무에 임하는 모습이 대견하고도 고마웠다. 장기현장실습이 끝나면, 꼭 정식 사원으로 채용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우수 차장은 몇 차례 장기현장실습 관련 자문을 구했던 ‘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사님. 우리회사에서 2차까지 장기현장실습을 한 학생들이 이번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내년 초 본인들 의사를 묻고 기업 내부 검토를 거쳐 학생들의 취업 의사와 기업의 채용 방침이 합치되면 정식 사원으로 선발할 계획입니다.”

 

-다음 화에 계속-

 

< 연재 보기 >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2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3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4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5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6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7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8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9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0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1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2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3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4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5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6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8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9화(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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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 2019-10-10 23:51:34
장기현장실습이 기업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흥분되는 전개네요.
학생들 입장에서도 진로탐색에 그만인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