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 15화 -
[연재]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 15화 -
  • 대학저널
  • 승인 2019.09.3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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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화 > 위기와 돌파구

 장현장과 김단기가 한반기업에서 장기현장실습을 한 지 한 달 남짓.
 가을 하늘이 눈부시게 청명한 토요일. 두 사람은 모처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도심 속 카페에 마주앉았다.

 “선배. 벌써 한 달이 넘었네요. 어때요?” 
 “응. 정신없이 시간이 흐른 것 같아. 기업의 풍토와 사업을 배우고, 멘토 선배사원에게 매일같이 업무 지도를 받고...대학생이 아니라, 이 기업의 신입사원으로 일하는 느낌이야. 많은 직원분들과 소통도 하면서 기본적인 조직생활의 예절이나 태도도 많이 배웠고.
 그리고 선배사원들 지도 아래 각종 장비와 시설을 직접 사용해보며, 내가 학교에서 배운 이론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고 구현되는지를 생생하게 관찰하고 배울 수 있을게 신기하고 좋아. 너는 어떠니?”

 “네. 저도 선배처럼 진짜로 직장생활을 하는 거 같아요. 매달 실습수당과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도 받으니 월급을 받는 기분도 들고. 
 처음에는 제가 대학생이라고 얕잡아 보는 직원들도 좀 있었지만, 멘토 선배가 인간적으로 케어해주고 업무에 대해서도 친절히 알려주어서 고맙더라고요.
 책으로 배우는 거와 실제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단기현장실습과 달리, 오랜 기간 동안 체계적으로 실무능력을 익힐 수 있길....

 아고. 다음 주에 발표할 프레젠테이션 때문에로 내일은 그동안 배운 거 정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몰입해야겠네요. 같이 도서관에 갈래요?”

  장현장과 김단기를 비롯해 장기현장실습생들은 3주에 한번 씩 선배 사원들 앞에서, 자신이 배운 업무 내용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문제해결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우수 차장이 현장부서장들과 함께 논의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장기현장실습은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유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특징을 살려보고자 했던 것.

  김단기에게는 얼마 전 이런 일이 있었다.
한 협력사에서 한반기업과의 거래 비용 처리 문제로 전화가 걸려왔다. 가만히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한반기업이 내부적 혼선을 빚다보니 본의 아니게 협력사에 피해를 주게 된 사례였다. 그런데 협력사측은 김단기에게 ‘직책은 어떻게 되시나’고 물어 ‘장기현장실습을 하는 인턴사원’이라 했더니 자포자기식으로 전화를 끊어버리고 말았다.

 김단기는 이 건을 경영지원부서장 뿐 아니라 현업부서에도 연락을 취해 전반적인 상황을 보고했고, 이후 부서간 미팅을 통해 협력사의 비용문제가 원활히 해결됐다. 선배사원들로부터 ‘꼼꼼히 일처리를 해서 협력사의 애로점을 해결한 주인공’이라는 등 많은 칭찬을 받았다.

  장현장은 소프트웨어 운영시스템을 개선한 성과가 있다.
이전에는 사람이 직접 수작업으로 진행했던 것을, ‘보다 효율적인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 엑셀 프로그램에 함수 값을 이용해 처리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그 결과 오류도 줄이고 투입 노동량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사례가 축적되자 기업 내에서는 ‘장기현장실습생들의 관찰력이 참신하고 문제해결능력도 좋다’는 평가가 자자했다. 이우수 차장은 흐뭇했다.

  장현장이 속한 연구개발팀은 ‘차세대 부품 개발 프로젝트’에 연일 여념이 없었다. 기밀사항이 많아 철저한 보안이 생명이었다. 장현장은 평소 주어진 업무를 하면서도 어깨너머로나마 선배들이 하는 프로젝트를 간간이 지켜보게 됐다. 

  평소 자신이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없을까를 고민하던 어느 날.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현인성 팀장 책상에 놓인 서류를 보게 된 장현장은 호기심이 발동했다. 상단에 ‘대외비’라 적힌 서류 안에는 생소한 전문용어, 한반기업의 문제점, 플랜, 향후 과제 등이 세밀하게 적혀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던 장현장은 핸드폰 카메라로 서류의 중요 부분을 몰래 촬영했다. 자신이 한번 내용을 검토하고 고민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퇴근 후 기숙사로 돌아가 촬영한 자료와 전문서적, 인터넷 사이트 등을 번갈아 훑어보며 마치 연구자인양 몰입을 거듭했다.

 며칠 후. 연구개발팀에는 차가운 긴장감이 맴돌았다.
“장현장. 왜 우리부서 기밀서류를 촬영한 건가? 여기가 공부하고 책보는 대학 도서관인줄 아나요?” 현인성 팀장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앉은 장현장은 민망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내용이 너무 궁금하기도 하고, 제가 혹시 프로젝트에 도움을 드릴 수 없을까 하는 욕심이 생겨서요...”

  직원 휴게실에서 장현장이 휴대폰으로 기밀서류 촬영본을 뚫어져라 보는 모습이 옆에 있던 부서 직원의 눈에 띔으로서, 장현장의 행각이 탄로가 나게 된 것이다. 이 사안은 이우수차장과 인사팀장, 그리고 한미래대학 황상무에게도 공유되었다.

  이튿날 황상무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한반기업을 찾았다.
  “아무리 호기심이라지만 부서 기밀서류를 학생이 무단 촬영한 것은 도를 넙은 겁니다. 황상무님. 대학을 믿고 학생을 선발한 것인데요...” 현인성 팀장은 다소 불편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까봐서, 학교에서도 사전 교육 때 주의를 주었는데요. 죄송합니다. 의욕이 넘치다보니 실수를 한 것 같습니다....”

 회의실 모인 황상무와 현인성 팀장, 이우수 차장간에는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다. 대학측의 학생 관리 개선 사항뿐 아니라 현장부서에서 장현장을 비롯한 장기현장실습생들에 대한 평가, 앞으로의 방향 등등.

 논의의 결과는 이러했다.
 ‘장현장 학생은 평소 우수한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부서 업무 성과와 기업문화에 도움을 주었고, 다행히 기밀 서류가 외부로 유출되지도 않았으며, 어차피 현장실습을 장기간 해야하기 때문에, 이번을 계기로 장현장을 연구개발팀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참여시킨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말하는 장현장에게 황상무는 “실수는 누구나 하는 법이니 괜찮아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으니,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더 멋진 성과를 내도록 해봐요”라며 보듬어 주었다.
 
  장현장은 연구개발팀 프로젝트에 전격 참여하게 됨으로써 긴장감과 더불어 강한 목적의식이 생겨났다. “그래 이 기회에 내 열정과 실력을 마음껏 뽐내보자.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깊이있는 실무를 해보면서, 능력을 향상시켜 봐야겠다....”

 장현장은 일주일 넘게, 퇴근 하고 나서도 프로젝트의 도입 배경과 목적, 과제 등에 대한 상세 자료를 탐독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전공분야뿐 아니라 연관된 분야에 대해서도 시각과 이해의 폭을 넓혀갔다. 출근해서는 선배사원들에게 궁금한 점들을 귀찮도록 캐물으면서 알아내려 했다.

  그리고 업무수행 보고서에도 평소 할당된 업무뿐 아니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배운 내용과 느낀 점 들을 상세히 기술해 멘토뿐 아니라 산학협력 교수로부터도 ‘장기현장실습 과정을 충실히 수행하고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기존 직원들이 생각하지 못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는 등 단기간에 큰 성장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현장이 중간에 합류한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협력사들과의 공유와 협업 등을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되고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부품’이 생산되는 단계로까지 이어졌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수 개월간 장기현장실습을 하면서, 장현장은 한반기업 문화가 자신의 정서와 잘 맞는다는 생각을 했다. 전체적으로 직원들이 열정이 강하고 진취적으로 사업을 일구어 나가는 풍토도 좋았다. 
 그리고 사원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인간적인 친근감도 깊어졌기에 팀원들 모두 형님같고 삼촌같이 느껴졌다.

  형식이나 규정에 얽매이는 풍토가 특징인 공공기관, 규모가 크고 사업도 다양하며 종업원도 많아서 누가 누군지 모르게 생활하며 성과만을 쫓는 대기업과 달리 중견기업, 특히 한반기업은 구성원들간 끈끈한 동지애가 흐르는 것이 큰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화에 계속-

(16화는 10월 7일(월) 게재됩니다) 

< 연재 보기 >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2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3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4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5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6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7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8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9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0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1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2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3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4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6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7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8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9화(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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