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 6화 -
[연재]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 6화 -
  • 대학저널
  • 승인 2019.08.2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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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화 > 산학협력교수로 새 삶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곯아떨어진 황상무는 다음 날 아침  인터넷 검색을 해 봤다.
 후배 말대로 정부에서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대학과 기업 간 산학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장기현장실습제도를 운영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넘쳐났고, 조간신문에도 한미래대학에서 산학협력 교수를 뽑는다는 공고가 크게 실려 있었다.

  한때 황상무는 대학교수를 꿈꾸기도 했다. 야간 대학원을 다니며 석사학위는 땄지만, 박사학위는 녹록지 않았다. 서울의 한 대학원 경영학과에 운 좋게 입학은 했으나, 연일 새벽 출근에 야근, 주말 근무 등으로 수업을 빼먹기 일쑤였다. 일단 1학기를 마치고 휴학한 후 나중에 다시 돌아가겠노라 다짐했으나, 마음뿐이었다. 임원으로 승진한 후에는 생활의 무게가 더욱 회사로 쏠리게 되면서 결국 박사학위 취득의 꿈은 접어야 했다. 
  
  30여 년간 조직생활을 하면서 비록 임원 자리까지는 올라 남들의 부러움을 샀지만 동료들과의 경쟁, 냉정하고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 등으로 황상무는 심신이 황폐화되다시피 했다. 
 재취업 등 사회생활에 대한 미련을 접고 오직 산으로, 산으로만 발걸음을 옮겼던 이유는 그러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대학이라...그곳은 기업과는 다른 분위기겠지. 학생들과 상담하고 지도하고...기업과 대학의 가교 역할을 한다...해볼만 하겠네” 하며 황상무는 마음을 다잡았다.

  서류전형을 통과해 면접을 보러가는 날. 자가용으로 국도를 타고 한미래대학으로 향하는 길은 예전에 회사를 출근할 때와는 사뭇 달랐다. 

 맑은 하늘에 동동 떠 있는 구름들도 오늘따라 더욱 부드럽게 세상을 품는 것만 같았다. 황상무의 마음은 이미 합격이라도 한듯 설렜다. 대학이라는 아카데믹한 공간에서 자신이 그간 일구어온 노하우와 암묵지, 경험을 모두 쏟아낼 것을 생각하니 지리산 천왕봉에 오른 것처럼 행복감에 젖었다.

  수십 명의 나이 지긋한 중년의 남성들이 대기실에 모여 있었다. 
다들 황상무처럼 다양한 업종과 규모의 기업체에서 근무하다가 명예퇴직이나 정년퇴직, 또한 저마다의 사연 가득한 인생을 살아오다, 새로운 삶의 도약을 위해 지원한 사람들이었다.

 사회생활을 많이들 해봐서인지 몸짓과 자세는 다소 여유를 부리는 듯했으나, 가슴에 면접 번호가 적힌 명찰을 달고 순서를 기다리는 얼굴 표정에서만큼은 초조함을 떨구지 못한 영락없는 늙은 신입사원 응모자의 모습이었다. 

  “황상무님은 대기업에서 참 오랜 동안 근무한 경력이 있으시군요. 합격을 하시면 학생들의 진로 상담과 더불어 기업체 발굴, 협력 체결, 장기현장실습제 관리 등 여러 가지 업무를 하셔야 할 텐데요. 어떤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보시지요.” 면접관은 이 대학 공대학장인 박지도 교수였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학장은 교수답게 매우 지적인 인상이었고, 말투는 단호하고 명확했다.

  “네 저는 줄곧 인사업무만을 해 왔습니다. 인력 채용부터 교육훈련, 평가, 퇴직에 이르기까지 인적자원관리 업무 전반에 대한 실무경험을 비롯해, 새로운 HR 제도를 설계해 기업 전략에 도움을 주는 업무로 우리나라 대기업의 인사제도 혁신에도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더불어 협력 기업과의 상생제도를 통해 동반성장의 문화를 정착시킨 사례가 많이 있는 편입니다...”

  일주일 후. 황상무는 한미래대학의 박지도 학장실로 향했다. 가지런한 이를 드러낸 활짝 웃음으로 박지도 학장은 그를 반겼다.

 “황상무님. 아니, 황 교수님이라고 불러드려야겠군요.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저희 대학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우리 대학이 장기현장실습제 운영대학으로 선정되어 우리 황 교수님과도 좋은 인연을 맺게 되어 기쁩니다.

 이 제도를 정말로 잘 운영해서 위기에 처한 우리 대학을 살려야 합니다. 선진외국의 논문과 자료를 보니, 장기현장실습센터에서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산학협력 교수님들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더군요. 물론 제가 센터장을 맡게 되지만, 저를 비롯한 다른 교수들은 수업과 연구 등 기본적인 과업 때문에 장기현장실습제도 운영에 관한 디테일한 부분까지 개입하기 어렵습니다. 

 전폭적인 지원을 해드릴 테니, 부디 역할을 잘 해주십시오. 그리고 이번에 합격한 분은 모두 7명인데요. 황 교수님이 가장 연장자시고, 또 역량도 훌륭하시니 부센터장님을 맡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박지도 교수는 장기현장실습제 관련, 자신이 학습했던 꽤 많은 분량의 논문과 자료 복사본을 황상무에게 전달했다.

 “다른 산학협력교수님들과도 공유하시어 꼼꼼히 읽어 보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말고사가 끝나는 6월 말 3~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기현장실습제도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다음 화에 계속-

< 연재 보기 >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2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3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4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5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7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8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9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0화

황의택 박사의 '소설로 배우는 장기현장실습제'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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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 2019-08-26 15:09:52
30년 외길을 걸어온 사람에게 찾아온 또 다른 인생이라...
두려운면서도 설렐듯함다.. 그래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