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끝없는 추락”

정성민 | jsm@dhnews.co.kr | 기사승인 : 2011-04-11 09: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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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이어 교수도 자살..철저한 원인 규명·강도 높은 책임 추궁 필요
인간미 느껴지는 캠퍼스로 거듭나야

카이스트(총장 서남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올해 들어 4명의 학생이 자살한 데 이어 교수까지 목숨을 끊은 것. 이에 카이스트는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강도 높은 책임 추궁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또한 대대적인 분위기 쇄신과 변화도 필요하다.


경찰과 카이스트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4시경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엑스포아파트 15층에서 카이스트 P 교수가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P 교수의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카이스트는 "고 P 교수는 1996년 9월 부임해 2007년 영년직 심사를 통과했고 생체고분자를 쓰는 약물전달, 유전자치료, 조직공학 분야에서 저명한 학자"라면서 "현재 관할 경찰서에서 자세한 내용은 조사 중이며 P 교수는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통보해온 '종합감사결과 처분요구'에 포함된 연구인건비 등 관련 징계와 고발 방침을 전해 듣고 고민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오후 인천시 만수동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카이스트 2학년 박상훈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또한 1월에는 전문계고 출신으로 '로봇영재'로 불리며 화려하게 카이스트에 입학했던 조 씨가 목숨을 끊었고 지난 3월에는 두 명의 카이스트 학생이 연이어 자살했다.


이처럼 학생에 이어 교수까지 자살하자 카이스트는 충격에 휩싸이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선 오는 11일과 12일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하고 이 기간 동안 전 구성원들이 애도의 뜻을 담은 검은 리본을 착용키로 했다. 애도 기간동안 모든 수업은 휴강된 채 학과별 간담회와 학생과의 대화 시간이 진행된다. 또한 오는 15일에는 긴급이사회가 열리고 서남표 총장은 오는 18일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임시국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전대 미문의 사건을 겪고 있는 카이스트가 또 다른 불행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특히 최근 들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베르테르 효과(모방자살)가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당부드리고 싶다. 잇따르는 죽음 앞에서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마음이 있다면 우선 벗들과 교수님들의 손을 잡아 용기낼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따라서 카이스트는 애도, 간담회 등을 넘어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추궁을 해야 한다. 세간의 여론처럼 학생도, 교수도 경쟁 사회로 내몬 서남표식 개혁이 문제라면 서 총장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행여 서남표식 개혁이 관련이 없다 해도 학생과 교수들이 연이어 자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학교의 최고 경영자인 서 총장은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교수와 학생 등 구성원 관리는 결국 총장의 몫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카이스트는 더욱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 가능하다면 분위기를 획기적으로 쇄신해야 한다. 무엇보다 진정한 세계 최고의 교육·연구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경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실패가 인정되고 재도전을 허용하는 대학’, ‘따뜻한 배려와 포용이 있는 대학’, ‘남을 밟고 내가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남과 더불어 갈 줄 아는 대학’ 이러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캠퍼스가 돼야 진정한 일류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바로 이것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고인들이 카이스트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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