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삭’보다 ‘체계적인’ 논술학습이 중요하다

대학저널 | webmaster@dhnews.co.kr | 기사승인 : 2023-02-27 14: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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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을 위한 논술 대비법

많은 학생이 수능, 내신 외에 논술을 하나 더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린다. 모의고사 성적은 애매하고, 내신도 부족하니 어찌 보면 논술이 필요하다는 것은 일찍부터 자명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수능, 내신과 달리, 안 하려면 안 할 수도 있는 논술을 굳이 하나 더 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힘겹게 결심을 하고 논술 준비를 시작해도 이 핑계 저 핑계로 열심히 하지 않는다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공부하여 결국 논술 실력이 도통 늘지 않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이에 이번 글에선 논술 실력을 늘리는, 즉 논술시험을 잘 봐서 합격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대비 방법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1. 논술은 시험이다.
‘논술’은 논리적인 글쓰기라는 의미이다. 논리적으로 글을 쓰려면 먼저 논리적으로 생각을 해야 할 터이니, 보통 논술이라 하면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그 생각의 내용을 글로 쓰는 것이라 이해된다. 하지만 이는 틀린 말은 아닐지라도 그다지 도움이 되는 말도 아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은 비단 대입논술뿐이 아니며 실상 거의 모든 글쓰기가 그러하다. 그러니 이러한 설명은 대입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전혀 영양가가 없는 것이며, 오히려 논술에 대해 오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논술은 대학에 가기 위해 치르는 입학고사의 명칭이며, 그 명칭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구체적인 특징을 가진 시험이다. 만약 우리나라의 대입제도를 모르는 외국인에게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이 무엇인지를 설명할 때, ‘수능은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라 설명하면 알아들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수능이 무엇인지를 외국인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선 단지 표면적인 말뜻을 설명할 것이 아니라, 그 시험의 내용와 특징, 즉 ‘고등학교에서 배운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과목의 문제를 풀고 점수와 등급을 매기는 시험’이라 설명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면, ‘논술은 주어진 제시문과 자료를 읽고 문제 요구에 따라 서술형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시험’이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논술을 잘 하기 위해선, 다시 말해 논술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선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글 쓰는 ‘기본기 연습’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문제 요구를 잘 파악하고 그에 따라 답안을 작성하는 ‘시험 대비’가 필요하다. 논술은 그저 대학의 입학시험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2. 논술공부의 기본방향은 주제가 아니라 유형이다.
많은 경우 논술공부는 논술에서 다룰 법한 다양한 주제들을 익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문제를 풀어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물론 이런 방식의 공부도 꾸준히 잘 해낸다면 논술 실력을 키우는 데 얼마든지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의 논술공부는 몇 가지 아쉬움이 있다.

① 수능과목에 비해 적은 시간동안 효율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논술의 특성상 충분히 많은 주제를 다루기 힘들다.
② 다양한 주제를 익혔음에도 실전시험이 꼭 그 주제들 중에서 출제된단 보장이 없다.
③ 공부한 주제들 중에서 출제되었다 한들 주제만 같을 뿐 문제가 같진 않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주제 중심의 논술공부는 학생의 실전능력과 직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논술을 잘 하기 위해선 대학에서 논술을 출제하는 유형 중심으로 훈련해야 한다. 유형 중심의 논술공부는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① 대학을 막론하고 논술의 출제유형은 몇 종류 되지 않기 때문에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충분히 몸에 익힐 수 있다.
② 어떤 주제가 출제되든 유형에 맞춰 문제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공부해온 대로 실전시험을 치르게 된다.

3. 논술은 어쨌든 글쓰기다. 글을 잘 써야 합격할 수 있다.
논술은 글짓기 시험이 아니다. 하지만 어쨌든 논술답안은 글의 형식으로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논술은 분명히 글쓰기 시험이긴 하다. 그렇기에 아무리 머릿속에 올바른 답이 들어 있다고 한들 그것을 글로 똑바로 작성해내지 못하면 합격할 수 없다. 따라서 논술을 잘 하기 위해선 정확한 글쓰기 능력이 갖추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의 학생들은 문장의 주술호응도 잘 맞추지 못하고 접속사 하나 바르게 사용할 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학력수준과 무관하게 성적 상위권부터 하위권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결코 합격을 기대할 수 없다. 글이 정확히 작성돼 있지 않다면 채점자가 학생 답안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시문을 이해하고 답안의 내용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추기 이전에 머릿속의 생각을 정확한 글로 써내는 능력부터 갖추도록 해야 한다. 안정적인 문장 서술력을 확보한다면 제시문을 이해하고 문제유형에 맞춰 답안을 구성하는 논술의 본질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며,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글쓰기의 양을 줄이고 문제를 읽고 답안을 구상하는 연습의 양을 늘림으로써 시간 대비 논술학습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

4. 사실 ‘첨삭’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체계적 ‘학습’이다.
의지가 강하고 두뇌가 명석한 학생이라면 수능이나 내신은 얼마든지 혼자서 공부할 수 있다. 물론 좋은 선생님에게 체계적으로 지도를 받는 것보다 효율이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혼자 공부한다고 해서 높은 점수를 못 받을 까닭은 전혀 없다. 그러나 수능, 내신과 달리 논술은 독학이 쉽지 않다. 자기가 쓴 답안에 대해 자기 스스로 평가하고 보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과연 학생의 답안이 첨삭, 즉 무언가를 ‘첨가’하고 ‘삭제’하는 정도로 좋게 바뀔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가져봐야 한다. 첨삭을 통해 글이 좋아지려면 그 글은 이미 어느 정도 이상의 수준이 돼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 답안은 첨삭 정도로는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가진다. 논제의 요구를 파악하지 못한다거나 글의 구성 자체를 제대로 짜지 못하는 등 작성된 답안을 첨삭하는 정도로는 해결할 수 없는, 즉 답안을 확 갈아엎어야만 해결이 가능한 수준의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첨삭’이라는 명목으로 자신이 작성한 답안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며 표면적인 평가를 받고 그 답안을 보완하기 위한 팁을 얻는 것은 한계를 가진다. 진정으로 논술 실력을 향상시키려면 기초부터 유형을 익히고, 유형에 맞춰 답안을 써보고, 갈아엎어 다시 쓰고, 마음에 들 때까지 반복하는 방식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따라서 자신이 쓴 답안이 합격 수준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여기저기 들고 다니며 한번 평가해달라 첨삭해달라 할 것이 아니라,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며 차근차근 공부해나가는 끈기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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