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늦었다 싶을 때, 논술을 시작하는 너에게

대학저널 | webmaster@dhnews.co.kr | 기사승인 : 2023-08-29 10: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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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다 생각할 때가 그나마 가장 빠른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여름방학이 지나 원서 접수가 코앞인 이제서야 수시 6장의 원서에 논술 전형을 쓰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들도 있다. 날이 더워졌으니 불안감도 한가득이고, 할 일은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을 때다. 문득 아이들이 답안을 쓰다 사용하던 ‘이생망’이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선생님, 어차피 이생망이에요.’라며 쓴웃음을 삼키는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워 오늘은 여름방학, 늦었다고 생각할 때 논술을 시작하는 너에게 몇 마디 남겨본다.(혹자는 ‘이생망’을 처음 들어볼 수도 있어 뜻을 덧붙인다. ‘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말이라 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도 더해본다. 우리는 결코 망하지 않았고, 지금부터라도 계획하고 만들면 얼마든지 너의 이번 생을 바꿀 수 있다고 나는 믿기 때문이다.)

 

여름방학 들어 논술에 진입하는 학생들 대다수는 학종이나 교과, 혹은 정시만 고려하다가 마음에 흡족한 대학이 고려 대상이 될 수 없음을 확인한 후이다. 솔직히 내신 관리가 고1 초반부터 충실하게 이루어진 일부 학생들을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인서울 상위권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된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다보면 으레 논술 전형에 기댈 수밖에 없다. 특히 내신 3~5등급 대 학생들이 그러하다. 그런데 대입 논술도 시험이다. 준비 없이 무작정 원서 접수를 해 둘 수는 없다. 혹은 원서 접수를 대강 해놓고 수능 끝나고 준비해야겠다고 무계획적으로 접근해도 실패하기 십상이다. 이럴진대 논술 원서 접수부터 하고 준비하자는 마인드로 접근하는 수험생이 왜 없겠는가. 그러나 이왕이면 자기에게 적합한 입시 전략을 세우고 논술과 학종, 혹은 교과와 적절하게 조합하는 것이 수시에서 성공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여름 방학 때라도 시작해야 하고, 언제든 시작했다면 지금이라도 목표를 설정하고 부지런히 하루하루 살아가야 한다.

 

원서 접수 전까지는 지피지기 전략
 

여름방학 이후 논술을 준비한다면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바로 원서 접수를 위한 작업이다. 효율적으로 원서 접수를 하기 위해서는 원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목적을 구체화하는 게 제일 좋다. 논술 전형으로 수험생을 선발할 때 각 대학은 나름대로의 목표가 있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는 정형성 있는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에 [문제 1]은 입장 분류 요약, [문제 2]는 적용 평가, [문제 3]은 문제 해결이나 견해 제시 유형으로 패턴화된지 오래되었다. 

 

시험 준비하기가 용이한 편이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모든 수험생들이 다 유형을 알고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고사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는 수험생에게는 길이 열릴 것이다. 그러나 준비 없이 일단 원서 접수를 하고 수능 최저만 충족하고 보자는 마음으로 원서를 냈던 수험생들에게는 미완성이나 독해 실수와 같은 문제가 생길 우려가 크다. 연세대는 수능 최저를 폐지한 이후 제시문의 추론 능력을 주된 평가 항목으로 둔다. 그리고 제시문 간의 연결성을 파악하여 추론 설명하거나 추론 평가하는 문제를 낸다. 경희대(인문)나 건국대(인문)는 문학 작품을 출제하여 수험생들의 문학 해석 및 활용 능력을 중요하게 측정한다. 경희대(사회)나 건국대(상경), 중앙대(경제경영), 한양대(상경) 등은 수리 논술을 출제함으로써 특정 계열에 지원한 수험생들의 수학 문제 해결 과정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처럼 어떤 대학의 어떤 유형이 어떻게 출제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신의 실력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대학별 논술 형태를 알고, 수험생 자신의 시간 활용 능력, 답안 작성 분량, 선호하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유형 확인 등이 필요하다. 각 대학별 유형 파악이 되어 원서 접수를 위한 기본 전략이 세워진 후라면, 수시 6장 중 논술을 몇 장을 쓸 것인가에 따라 고사 일정에 맞춰 원서 배치가 용이해진다. 그럼 구체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이 있을지 살펴보자.


 

수험생의 논술 원서 지원 전략의 기준
 

논술 전형에 지원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 있을까? 본격적으로 논술 준비를 하다보면 다들 배우겠지만, 각 대학마다의 정형화된 유형, 각 유형에 걸맞은 답안 구성 방법이 체화되었는가, 수리 논술의 출제 유무, 도표 자료 해석 유형에 대응할 수 있는가, 고사 시간 대비 글자수, 필기구 제한, 원고지인가 줄 답안지인가 등, 다양한 요소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고사 시간 몇 분에 압박감이 덜한가? 둘째, 제한된 시간 동안 작성하기에 부담 없는 분량은 얼마인가? 셋째, 문학 작품 활용에 얼마나 부담을 느끼는가? 넷째, 시각 자료 분석은 어떠한가? 다섯째, 장문 답안이 편한가, 단문 답안이 더 편한가? 여섯째, 영어 제시문에 대한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 등이 수험생의 실력을 점검하고, 나를 분석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100분~2시간 사이에 1,800자 이상을 작성할 수 있는 수험생이 있는 반면, 시간에 쫓겨 1,500자 정도 작성할 수 있는 수험생이 있다. 1,800자 이상을 작성할 수 있다면 건국대, 경희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홍익대 등을 지원하면 적합하다. 그런데 1,500자 이내 분량 작성도 부담스럽다면, 가톨릭대, 경기대, 덕성여대, 세종대 등을 지원하는 게 상대적으로 더 적합하다. 많은 양의 답안을 작성하는 게 우수한 실력을 증명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논제의 요구 사항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하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답안을 작성할 때 쓰는 시간이 좀 더 걸리는 학생과, 개요 구상보다는 쓰는 과정에서 부지런히 전개하고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어 신속한 작성을 할 수 있는 학생이 있을 뿐이다. 

 

볼펜으로 답안을 썼을 때 너무 많은 고민을 하느라 힘겨워 하는 학생이 있는 반면, 원고지 교정부호도 적극 사용하고, 쓰다 틀리면 고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답안을 작성하는 학생도 있다. 즉, 개인별 성격의 편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항상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자신의 실력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수능 최저 충족이 전제 조건
 

논술 지원 전략을 세울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능 최저 충족 가능성이다. 아무리 논술 답안을 우수하게 작성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더라도 최저 충족이 되지 않았다면, 끝이다. 특히 수능 전에 응시하는 대학 중 홍익대나 성신여대는 수능 최저 충족을 못하는 경우, 힘들여 준비하고 혼신을 다해 응시한 게 의미가 없어지는 안타까운 케이스가 많다. 게다가 논술 준비도 정말 열심히 했고, 수능 전에 수능과 병행해서 준비하느라 잠자는 시간까지 아껴서 썼는데, 수능 가채점 결과 최저 충족을 못했다면 다음 시험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사람은 감정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논술의 8할은 멘탈 싸움이니까. 그러므로 수능 전은 약간 보수적으로 지원하고, 수능 후는 좀 더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논술 원서 접수는 수험생마다 ‘케바케’이다. 수험생 100명이 있으면 100명의 전략이 다 조금씩은 달라야 한다. 반드시 자신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논술고사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알고 원서 접수를 하자. 그러면 한결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여러 가지 이슈로 인해 입시가 혼란하다면 꽤 혼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주변 상황이 어떻든 흔들리지 않고 내가 할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앞으로의 준비가 어렵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을 안 보고 안 듣고 지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올해도 아이들이 참 마음고생을 많이 하겠구나 싶다. 하지만 바람에 흔들리는 식물의 뿌리가 더 단단하게 내린다더라. 힘든 시간을 잘 견디면 너의 겨울에는 희망의 꽃이 활짝 피어주리라 믿어본다. 이렇게 생각도 많고, 해야 할 공부도 많아서 힘든 너에게 작지만 희망이 담긴 다사로운 메시지를 남겨본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한 사람에게는 길이 보이고, 준비하고 있었으면 그 길을 갈 힘을 길렀을 테니 너를 믿고 가라. 너를 믿는 너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너를 응원하고 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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