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소중한 기회를 잃게 만들 뿐

대학저널 | webmaster@dhnews.co.kr | 기사승인 : 2024-03-11 09: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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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시작되면, 수험생들은 열심히 입시를 준비하려는 마음과 전혀 다른 냉혹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수험생의 시선은 인서울 어딘가에 있는 대학을 향해 있겠지만, 정작 자신의 내신과 모의고사 등을 고려한 현실은 냉정하기만 하다. 1~2학년 쌓아온 내신을 들여다보면 후회가 들고, 겨울방학 동안 부족한 과목의 모의고사 등급을 올려보고자 대차게 준비했지만 자신의 기대와 다른 결과가 돌아오는 게 부지기수다. 이러한 상황을 경험해 본 수험생들이라면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논술 전형에 관심을 가지고 기웃거리게 된다. 하지만 논술 전형이 자신의 눈높이를 충족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수시 전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여러 현실적인 장벽 앞에서 논술을 외면하게 된다.
논술을 회피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논술을 ‘어렵다’고 인식하는 데서 기인한다. 구체적으로 선발인원이 적어서 어렵고, 경쟁률이 높아서 어렵고, 논술 자체가 어려워서 공부하기도 까다롭다고 말한다. 예나 지금이나 수험생들 사이에 유통되는 논술 전형에 대한 정보는 긍정적인 정보보다는 부정적인 정보가 우세하다. 하지만, 논술 전형과 관련한 부정적인 정보는 정보의 오류이거나 두려움이나 회피와 같은 수험생의 심리적 방어기제가 작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해 입시에서 논술 전형을 고려하고 있다면,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논술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논술이 필요하다면 논술 전형을 정확히 들여다보고 논술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한 상태에서 입시 전략에서 논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Ⅰ. 논술은 선발인원이 적어서 어렵다?
올해 논술 전형에서 선발하는 인원은 11,266명으로 전체 선발인원의 3.3% 수준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절대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인서울 상위 15개 대학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 15개 대학에서 논술 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3,959명으로 전체 선발인원 중 10%에 조금 못 미친다. 이는 상위 15개 대학의 교과 전형 선발인원인 5,113명에 버금가는 인원으로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즉 상위 15개 대학에서 논술로 합격한 학생과 교과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의 수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논술 전형이 교과 전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신이 낮은 학생들을 위한 전형임을 고려한다면, 논술은 내신에서 강점을 가지지 못한 수험생들에게 엄청난 기회의 전형인 것이다. 실제로 상위 15개 대학을 합격한 학생들의 내신은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1점 후반~2점 초반대의 내신을 넘어서는 합격이 어렵다. 논술은 내신과 무관하게 인서울 대학에서 합격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무리 소수를 선발해도 그 숫자의 의미는 결코 가벼울 수 없다. 하물며 내신이 애매해서 논술을 입시의 돌파구로 삼아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교과 전형에 버금가는 논술 선발인원은 매우 의미 있는 숫자이다. 만약 주위에서 논술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면, 주변에서 논술을 열심히 준비한 학생들도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른 전형도 마찬가지지만 논술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학생부 전형이나 정시에 기울이는 노력에 상응하는 다른 노력이 반드시 요구된다. 교과 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이 높은 내신을 유지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에 비해 약간의 노력만으로 교과 전형과 비슷한 합격 기회를 주는 논술 전형의 선발인원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Ⅱ. 논술은 경쟁률이 높아서 합격이 어렵다?
논술 전형의 경쟁률이 높게 형성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하다. 학생부 교과나 종합 전형을 지원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모두 논술 전형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신이 부족한 학생들이 학생부 전형을 지원한다면 합격 확률이 0으로 수렴하겠지만, 논술은 수학적으로 객관적인 경쟁률이 합격할 가능성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막상 수시 원서 접수 기간이 되면 논술 전형에 대한 지원 심리가 높아져 당연히 경쟁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논술은 로또처럼 추첨으로 합격자를 결정하는 시험이 아니다. 논술 실력은 기본이고 대부분 대학에서 적용하고 있는 수능 최저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부터 논술 전형의 경쟁률은 상향하는 추세로 전환되었다. 2024년 논술 전형에서 전체 지원자 수는 192,196명으로 2023년 지원자 수인 177,101명보다 15,000명 정도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경쟁률에도 영향을 미쳐 2023년 논술 전형 전체 경쟁률은 43.1:1로 전년도 경쟁률인 39.6:1을 압도한다. 특히 경쟁률 100:1을 가볍게 넘기는 인기 대학의 인기 학과가 비일비재하여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논술 경쟁률은 이보다도 훨씬 높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입시에 대한 정보가 증가하면서 원서를 접수할 때 무리하게 학생부 전형을 지원하기보다 현실적으로 논술을 선택한 수험생이 증가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2025 입시에서 고려대가 논술 전형을 부활하여 상위권 수험생을 중심으로 논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측면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높은 논술 경쟁률은 논술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논술 지원자 가운데 수능 최저를 충족하는 비율은 20~6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수능 최저가 없는 연세대나 한양대는 명목상 경쟁률이 실질 경쟁률과 동일하겠지만, 최저기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앙대, 이화여대, 홍익대, 숭실대 등은 대략 20% 내외 정도만 최저기준을 충족한다. 즉 수능 최저를 통과한다면 논술 전형의 실질 경쟁률은 20:1 내외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수시 원서 6장에서 논술 전형을 지원하는 비율을 높인다면 논술 경쟁률은 더욱 현실적인 숫자로 바뀐다. 논술 전형에서 원서를 5장 이상 지원하고, 지원한 모든 대학에서 수능 최저를 충족한다고 가정하면 실질적인 논술 경쟁률은 5:1 내외가 되니 논술 전형에 도전할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수능에서 특정한 과목에서 취약한 학생이라면 논술 전형은 더욱 매력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능에서 수학이 취약한 학생이 정시에서 좋은 대학을 진학하기는 매우 힘들다. 이런 학생이 수능과 함께 논술을 병행한다면 수능의 취약함을 극복하고 정시에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의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Ⅲ. 논술은 배우기가 어렵다?
내신이나 수능에서 약점을 가진 수험생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된다면, 논술은 무조건 선택하는 수험생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논술을 포함하는 입시 전략이 망설여지는 결정적인 이유는 논술 자체를 배우기 어렵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술이 다른 수능 과목에 비해 특별히 어려워야 하는 이유는 없다. 논술에서 활용되는 제시문이 국어나 다른 과목에 비해 특별히 까다롭거나 어렵지 않다. 오히려 학교 내신 대비에 충실하고 수능 준비를 열심히 준비한 학생이라고 한다면 논술에서 자주 출제되는 핵심 논지를 어렵지 않게 파악해 낼 수 있다. 사실 논술은 어렵다기보다 수험생들에게 생소한 영역이라고 말하는 것이 조금 더 타당하다. 정확히 말하면 논술이 어렵다는 말은 내신 관리나 수능식 사고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논술에서 요구하는 사고방식이 익숙하지 않다는 것으로 학생들의 배경지식이나 문해력의 부족하다는 것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물론 논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접하기 어려워 논술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특정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수험생이 적극적으로 논술을 준비하려 한다면 논술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대학교의 홈페이지에는 과년도 논술 문제를 해제와 함께 공개하고 있으므로 수험생이 원하기만 한다면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대학의 논술 문제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조금 더 부지런해서 스스로 기출문제를 분석해 가며 대학의 발표 자료와 견주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간다면 수험생 스스로 완성도 높은 답안을 어느 정도까지 작성할 수 있다. 수험생이 논술에 관한 정보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가며 논술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는 것도 추천할 만한 방식이다. 이처럼 논술은 그 자체로 어려운 것이 아니라 논술의 핵심 정보에 접근하는 과정이 번거로워 논술을 알아가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 진실에 더 가깝다.

논술은 다른 전형과 달리 선택한 사람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전형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논술은 어렵다는 정보는 논술에 대한 착시를 유발하여 정작 논술이 필요한 수험생들이 논술을 선택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점에서 논술을 선택한 수험생들에게는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실제 논술과 부딪쳐 보면, 논술은 높은 내신을 관리하거나 수능 점수를 획기적으로 향상하는 것에 비한다면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주는 효과적인 전형임을 바로 알 수 있다. 물론 논술 역시 선발을 목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시험이므로 논술이 쉽다고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경쟁이 그러하듯 논술 역시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공정한 전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술은 선택한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우월한 전략으로 입시를 진행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전형이다. 논술을 피할 수 없다면, 할까 말까 소모적인 망설임으로 시간을 보내기보다 논술을 선택하고 경험해 보자. 입시는 생각보다 짧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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