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이라도 ‘1등급’이어라

백두산 | bds@dhnews.co.kr | 기사승인 : 2022-06-07 14: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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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전형으로 서울 주요 대학 합격하기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내신이 1등급이 아니고, 수능도 1등급이 아니라면? 논술이 1등급이어야 한다.” 입시전형으로 논술을 시행하는 서울 주요 대학의 요구는 확고하다. 입시전형을 분석해보면, 내신, 수능, 논술 셋 중 최소 하나는 ‘1등급’이어야 합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선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차이점은 분명 존재하지만, 어느 집단에서라도 4% 이내에 들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어떻게 이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가?



관건은 상위 4% 이내


내신과 수능에는 1등급이 명시적으로 존재한다. 그런데 논술에도 ‘1등급’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제도적으로, 명시적으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존재한다. 수능과 내신에서 1등급이란 ‘상위 4% 이내’를 의미하듯이, 논술에서도 상위 4% 이내의 성적을 기록해야만 합격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수능이 전국 응시생을 기준으로 상위 4% 이내여야 하고, 내신은 학교 재학생 단위로 상위 4% 이내여야 한다면 논술은 지망 대학 논술 실시 단위 기준으로 4% 이내여야 합격을 가늠할 수 있다.



교수 수보다 적은 논술 합격생 수


모 대학 국어국문학과의 전임교수는 총 7명이다. 그런데 논술전형으로 신입생을 4명 뽑는다. 이 대학의 평균 논술 지원 경쟁률은 평균 80대 1에 달한다. 질박하게 계산해보자. 근 300명의 논술 응시생의 답안을 7명의 교수가 분담해 채점한다고 할 때, 교수 한 명 당 40~50장의 답안지를 배정받게 된다. 채점자인 교수가 40장의 답안지 중 딱 한 장만 뽑아서 회의에 참여해도 7장의 논술 답안지가 선별된 상태이며, 여기서 논술전형으로 배정된 인원인 4명을 합격 처리하고 남은 3명을 예비합격 처리하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다.


실제 논술 채점 및 합격자 결정은 이렇게 단순하게 진행되지 않지만, 본질에 닿기 위해 상황을 최대한 간소화해보면 이렇다는 이야기다(실제로는 한 답안을 두 명 이상의 교수가 교차 채점 및 검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누가 합격하는가? 최종적으로는 300명 중 7명, 비율상으로 상위 2.3%만이 합격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는 4명이 합격할테니 경쟁률을 따라 1~1.5% 이내만이 합격한다. 이게 바로 ‘논술 1등급’이라는 말의 정체다.


나아가 논술 경쟁률이 최대 130대 1도 기록하는 만큼, ‘논술 1등급’ 안에 들어도 합격을 장담할 수는 없다. 수능 1등급 또는 내신 1등급이라고 반드시 합격하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논술전형에 합격하려면 ‘논술 1등급’을 맞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무엇인가가 더 있어야 한다. 그 ‘무엇’을 제대로 알려면, 앞서 말한 ‘가상 채점 상황’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교수의 눈에 드는 ‘단 한 장’이어야 한다


논술전형에서는 논술 합격생 수보다 해당 학과의 전임 교원 수가 많다. 따라서 교수 입장에서는 배정된 수십 장의 답안지에서 딱 한 장만 골라내면 된다. 그러고도 추가적인 절차를 거쳐서 걸러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앞서 예를 든 모 대학의 가상 상황이 그러하다.


그렇다면 응시생 입장에서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걸러지지 않는다’이다. 어이를 ‘어의’라고 적는 수준의 어이없는 어휘, 어법 실수를 하거나, 필기구 규정이나 분량, 시간 제한 규정을 어기는 유의사항 위반, 논제와 무관한 답안 작성, 제시문 오독 등 ‘도저히 선정할 수 없는 결점이 있는 답안’을 작성하지 않는 것이 첫 번째 관문이다. 이를 ‘무결점 답안’이라고 하며, ‘논술 2등급’ 즉 응시자의 상위 11%는 무결점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이들이다.


무결점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면 이제 걸러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합격할 수도 없다. 아직 ‘1등급’ 안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생각해야 할 점은 ‘눈에 들어야 한다’다. 이를 창의성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데, 창의성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가 대입 논술전형에 딱 맞지는 않기 때문에 ‘탁월성’이라고 일컫는 것이 낫다. 이때 탁월성은 ‘대학에서 수학(공부)을 할 능력이 탁월하다’를 뜻한다. 즉 논술과 수능의 목표는 동일하다. 채점자는 답안을 통해 대학 수학 능력을 검증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논술 답안을 어떻게 작성해야 대학 수학 (잠재)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가? 사안과 자료의 핵심을 꿰뚫는 통찰력, 기존의 주장과 근거들을 되짚어 보아 강점과 약점을 판별할 수 있는 성찰성, 남들이 ‘안’ 한 생각이 아니라 ‘못’ 한 생각을 할 줄 아는 참신성, 문제 상황을 단편적인 시각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에서 파악할 줄 아는 다각성, 지금까지 다들 옳다고 생각했던 암묵적 전제를 비판적으로 고찰해 경신할 줄 아는 능력, 이 다섯 가지 중 하나라도 발휘해서 작성한다면 탁월함을 입증할 수 있다. 이 다섯 능력은 학문을 하기 위해, 학문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필요한 사고 능력이기 때문이다.



논술 1등급 = 무결점 + 탁월성


논술은 수능처럼 수십만 명의 응시자의 우열을 가릴 수 있는 시험은 아니다. 하지만
‘왜 이 학생이 다른 학생을 제치고 합격해야 하는가?’라는 질문, 즉 개별 사례의 적합도 판단에는 가장 탁월한 시험 방식 중 하나다. 앞서 제시한 가상 사례의 상황에서, 교수가 배정받은 50장을 다 읽어본 후 가장 결점이 없고 탁월한 한 장을 골라냈다면 그 한 장은 누가 읽어도 최소한 다른 49장보다 탁월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합격답안이나 우수답안을 본 수험생들이라면 ‘이 답안은 합격할 만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정교한 채점표로 점수를 매길 수도 있겠지만, 굳이 점수화하지 않아도 글의 탁월함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물론 합격하는 모든 논술 답안이 다 탁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점이 없고 탁월한 답안은 반드시 합격한다.”


‘무결점’ 답안을 ‘탁월하게’ 작성할 수 있다면 ‘논술 1등급’을 달성할 수 있으며, 정시나 학생부 전형으로 합격할 엄두도 못 내던 명문대학에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 수능도
1등급을 달성하지 못하고 내신도 1등급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마지막 희망으로 ‘논술
1등급’에 도전해보자. 아직 포기할 때가 아니다. 지금부터 노력한다면 당신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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