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학 명단 공개돼야"

정성민 | jsm@dhnews.co.kr | 기사승인 : 2011-07-18 10: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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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모집 임박...교육 수요자 보호 위해 필요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를 비롯한 정부 당국이 대학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교과부가 성화대학에 이어 명신대에 대해서도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으며 전국 3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교과부·감사원의 공동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경찰은 대대적인 재단비리 특별 단속에 나섰다.


이는 우선 사회적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반값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이번 기회를 통해 부실 및 비리 대학을 확실하게 가려내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한동안 대학가에는 사정의 칼날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부실대학에 대한 명단 공개다. 교과부와 감사원은 감사 대상에 오른 30개 대학의 경우 비공개 입장을 표명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예비조사 대상 대학 명단을 공개할 경우 자칫 예비조사 대상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문제있는 대학'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명단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물론 일리있는 말이다. 간접적으로 알려진 감사 대상 대학에는 등록금 인상률이 높거나 적립금 규모가 큰 대학들도 포함돼 있다. 즉 경영부실이나 학교 운영상 비리가 있는 대학들은 아니다. 따라서 교과부와 감사원이 감사 대상 대학을 비공개로 한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명백한 경영부실과 심각한 비리가 드러난 대학에 대해서는 명단을 분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결국 모든 피해는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명신대가 대표적 사례다. 교과부는 명신대에 대한 감사 결과 임원취임승인 및 학점 취소 등의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특히 교과부는 "학생모집이 어려운 일부 지방대들이 등록만 하면 수업 상관없이 학점을 부여하는 등 부실한 학사운영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이번 감사에서 사실로 밝혀졌다"면서 "대학교육의 질을 담보하고자 수업일수 미달학생 전원에게 부여한 성적을 취소하도록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출석기준 미달 학생 2만2794명에게 부여된 성적은 모두 취소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최대 피해자는 누구인가? 바로 학생들이다. 학점이 취소될 경우 최대 취업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수업에 나가지 않아도 학점을 주니 반겼을 학생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결국 대학의 부실이 빚어낸 결과다. 파행적 학사 운영을 통해서라도 학생을 모집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신입생 미달에 따른 경영 부실을 감당해낼 수 없다. 즉 '신입생 모집 미달→경영부실→파행적 학사 운영을 통한 신입생 모집'이라는 고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상황을 가정해보자. 만일 학생들이 부실대학 여부를 알았다면 과연 지원을 했을까? 그렇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역으로 부실대학이란 사실을 모르고 지원한 경우가 대부분이란 의미다.


이제 2012학년도 수시모집이 시작된다. 그런데 대학가는 '교과부·감사원의 감사'다, '경찰 조사'다, '부실대학 퇴출'이다 해서 뒤숭숭하다. 물론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다. 따라서 정부는 명백한 부실과 비리가 드러난 대학의 명단은 사전에 공개함으로써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보다 정확하게 대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또 다른 선의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부실이란 이름을 교묘히 가린 채 이번 입시에서도 버젓이 신입생을 모집할 대학들이 나올 것이다. 정부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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