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와 직원 등 학내 구성원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온 김진규 건국대 총장이 결국 지난 29일 사퇴했다. 2010년 9월 취임한지 1년 8개월만의 불명예 퇴장이다. 또한 서남표 KAIST 총장은 학생 자살 사건이 발생한 뒤부터 끊임없이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한 마디로 대학 총장 수난 시대다.
이른바 대학 총장은 사회 최고 지도자층의 하나로 간주된다. 존경과 신뢰의 대상이 대학 총장이다. 따라서 대학 총장 자리를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다. 그런데 김 총장과 서 총장 사태를 보면 대학 총장이란 자리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새삼 알 수 있다. 즉 대학 총장으로서 신뢰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자질을 인정받지 못할 경우 강도 높은 비판에 시달리는 자리가 바로 대학 총장이다.
물론 총장직 사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내부 갈등이나 도덕적 흠 또는 범법 행위 등 어떤 이유로 대학 총장직에서 중도 퇴진한 사례는 다수다. 지난해만 해도 광주여대 오장원 총장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자 중도 사퇴했으며 조선대 전호종 총장은 차기 총장 선임과 관련, 학내 반발이 확산되면서 연임을 앞두고 스스로 물러났다.
이렇게 볼 때 대학 총장의 자리는 화려한 만큼 우환도 많다. 어느 한 총장은 '잘 해야 본전'이라는 말로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된 총장일수록 학내 반발과 갈등에 부딪히기 쉽다. 이에 어느 직책보다 높은 도덕성과 자질, 능력, 인품 등을 요구 받는 것이 대학 총장이다. 무엇보다 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능력은 대학 총장에게는 필수 요소다. '소통 없는 개혁', '소통 없는 리더십', '소통 없는 대학경영'은 즉각 반발 여론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만일 김 총장과 서 총장이 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에 더욱 노력했다면, 즉 그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기울였다면 지금의 사태에까지 이르지 않았을 지 모른다. 김 총장이 사퇴 전 "통렬한 자성을 통해 소통과 화합의 자세를 가다듬어 보직자들과 함께 심기일전해 학교 발전에 배전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한 것은 어쩌면 이 같은 심정에서가 아닐까?
지금 우리나라에는 4년제와 전문대학을 합쳐 300명이 넘는 대학 총장들이 있다. 학내적,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으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총장들도 있고 내부갈등에 시달리는 총장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 모든 대학 총장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하나다. 신뢰다. 대학 총장으로서 학내적, 사회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도덕성, 리더십, 대학 경영 능력, 소통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의도적인 폄하와 흠집내기에는 당당히 맞서야 한다. 다만 대학 총장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자질을 갖추고 신뢰를 얻는 것은 그 누구의 몫이 아니다. 바로 대학 총장들 자신의 몫이다. 이번 김 총장과 서 총장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대학 총장들이 먼저 자신을 둘러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그러면 '대학 총장, 그 씁쓸함에 대하여'라는 고뇌 섞인 토로가 사라질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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