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오답에 대한 심리와 태도

대학저널 | webmaster@dhnews.co.kr | 기사승인 : 2022-10-28 10: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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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학습의 정석 - 문제풀이의 정석⑨

무슨 일이든 틀리거나 잘못됐을 경우 기분이 좋을리 없다. 문제를 풀다가 오답이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번 칼럼에서는 국어나 영어, 과학 등의 과목과 달리 수학의 오답이 갖는 고유한 성격과 오답에 대한 학생들의 심리와 태도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수학 오답의 성격
 

다른 과목과 달리 수학 오답은 그 확인과 인정이 명확하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 정답이 숫자나 식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가끔은 도형이나 그래프로 정답이 제시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 역시 숫자와 별 차이가 없다. 즉 정답이 유일(가끔 여러 개인 경우도 있지만)하고 명확하기 때문에 오답에 대한 판단도 명확할 수밖에 없다. 이와 달리 언어(국어, 영어) 영역의 오답은 ‘해석’이라는 과정이 개입되면서 오답의 판단과 인정에 있어 가끔 씩 논란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논란은 주변 사례들만 봐도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하다. 내신(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험을 본 이후 학생들의 이의제기가 상대적으로 많은 과목은 다름 아닌 언어(국어, 영어) 과목이다. 그 중에서 특히 국어 과목에 대한 이의제기가 상대적으로 많다. 고등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을 때 내신 중 제일 애매하고 까다로웠던 과목을 국어로 꼽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수학 오답은 정답의 명확성으로 말미암아 논란의 여지가 가장 작은 과목이다.
 

혹자는 논란의 여지가 없어서 오히려 학습하기 명확하고 학습자 자신도 오답에 대한 신속한 판단과 정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일견 맞는 생각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수학 오답의 특성으로 말미암아 다른 과목과는 다른 학습 상황이 전개되기도 하고 학습에 있어 부정적일 수도 있다. 그러면 이러한 수학 오답의 성격이 학습에 있어 어떤 부정적인 상황을 유발할까?

 

 

수학 오답에 대한 부정적 심리상황

 

수학 오답이 발생했을 때 발생하는 학습자의 부정적인 심리상황은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다음은 2022학년도 수능 10번 문항 풀이(오답)로 이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1) 신속한 오답 판단과 자기 부정 심리
 

위의 예시 사례를 보면 풀이가 미 완료된 상태의 오답 상황이다. 답 자체가 나오지 않았으니 오답에 대한 의문의 여지가 없다. 가끔 본인이 구한 답이 정답과 같지 않을 경우, 매우 희소한 확률이지만 본인의 답이 맞고 정답이 잘못된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즉 한 번쯤은 ‘혹시?’하고 의문을 가져볼 수도 있다. 하지만 위 사례는 자명하게 오답이다. 수학 오답은, 본인이 도출한 답이 정답과 다르든 풀이가 중단되든 학습자가 큰 의심 없이 신속하게 판단하고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다.(국어나 영어의 경우 객관적으로 틀렸지만 한 번씩은 다시 살펴보고 갸우뚱거리는 경우가 종종 있음을 떠올려 보면 차이가 분명히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신속한 오답 판단 과정이 학습자에게 스스로가 풀이한 상황(명확하게 잘못된 풀이, 중단된 상황까지는 맞지만 정답을 도출하지 못한 풀이)에 대한 부정이라는 심리 상태를 유발시킨다는 사실이다. ‘부정’이라는 심리상태는 당연히 학습 의욕을 저하시키고 자신의 학습 실력에 대한 의구심까지 불러일으키는 위험한 요소다.
 

수학 오답의 경우 다른 과목과 달리 너무나 신속하게 자신의 오답을 받아들인다는데 위험상황이 있다. 자신의 오답이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들여 풀이한 자신의 풀이 과정 또한 신속(?)하게 부정하는 심리가 발생한다. 당연히 틀렸다는 판단 때문에 다시 살펴보거나 확인하고 싶은 의지가 줄어들게 된다. 문제를 다시 풀어보거나 자기 풀이를 곰곰이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이 이어지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간혹 예외의 경우가 있지만 정말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고 대부분은 속된 표현으로 김이 빠지게 된다.

 

2) 포기 심리
 

용기를 내서 오답 문제의 해설을 살펴보던 중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지?’ 대부분 이런 생각으로 좌절감을 맛보게 되고 곧 포기라는 심리 상태가 발생하게 된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지만 반대로 ‘이런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내게 부족한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어떻게 그 부분을 해결할 수 있지?’라는 생각도 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심리와 태도는 쉽지가 않다. 그보다는 포기가 그 순간은 훨씬 마음이 편하다. 물론 전략적으로 그 순간은 포기하고 실력을 쌓은 다음 도전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수학 오답은 국어나 영어와 달리 그 영향력이 강력해서 쉽게 포기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결국엔 학습자의 인성과 태도가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쉽사리 포기하거나 중단하는 심리와 태도가 우세한 학습자는 불리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수학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마찬가지다.


해결 – 자기 실력 받아들이고 메우기 위한 적극적인 태도 중요
 

필자가 경험한 사례다. 중학교 선행이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연산마저도 원활하지 않았던 중학교 1학년 학생을 수학 지도한 적이 있다. 이 학생을 가르칠 때 중점 사항은 ‘수학에 대한 부정적인 심리’를 형성시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학교 진도보다 오히려 진도가 늦은 경우도 있었고 주변 친구들이 한창 문제를 풀고 있을 때 개념을 반복하면서 진행하기도 했었다. 선행이 안 된 상황에 진도를 급하게 빼지도, 문제풀이 양 부족을 걱정하며 문제풀이 양치기도 시키지 않았다. 그냥 그 학생의 속도와 상황에 맞게 수업을 진행했다. 이 학생은 어떻게 됐을까? 학습 속도도 빨라지고 시험 점수도 월등히 향상됐다.
 

오답은 부정적인 상황이지만 상황이 부정적이라고 부정적인 심리와 태도를 취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다. 자기 실력을 받아들이고 메우기 위한 적극적인 심리와 태도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주변의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의 여유와 자애로운 태도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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