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감성. 보통 인간의 특성을 언급할 때 빈번하게 등장하는 항목이다. 이성과 감성은 인간이 생존하는 모든 순간에 영향을 미치고 수학학습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수학은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므로 이성이 수학학습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사실은 손쉽게 수긍할 수 있다. 그런데 감성이 수학학습에 있어서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음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측면이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수학학습에 있어 심리적 요인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성과 감성을 활용하여 살펴보도록 하자.
학습과 심리
1. 학습에서 심리의 의미
심리의 의미는 보통 마음의 작용이나 의식의 상태라고 정의한다. 외부 세계에 대한 경험이 내면화되어 일어나는 어떤 상태라고 이해할 수 있다. 학습에서의 심리는 당연히 외부 세계인 학습대상과 학습경험에 대한 내면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심리상태는 복잡다양한데 여기서는 간단하게 긍정과 부정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공부를 할 때 학생마다 심리상태가 있는데 어떤 학생은 정말 귀찮고 하기 싫다는 부정적 심리가 가득한 경우가 있고 어떤 학생은 정반대의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당연히 전자의 경우에는 공부를 지속시키기 어렵고 후자의 경우는 공부를 꾸준하게 지속할 수 있다. 이처럼 학습에서 심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공부하기 싫어하거나 어려워하는 학생의 경우 교재, 인터넷 강의, 학원 등 학습인프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학생의 심리적 부분에 대한 관찰이 우선적이다. 특히 수학과 같이 다른 과목에 비해 까다롭고 난이도가 높은 과목의 경우에는 더더욱 학습자의 심리적 측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 수학학습과 심리
수학의 경우 직접적인 학습 경험 이전에 ‘어렵다.’라는 누군가의 얘기를 통해 수학에 대한 심리가 형성된다. 시작 전부터 ‘어렵다.’라는 이미지를 갖고 시작하게 된다. 당연히 학습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다. 학습자는 부담감을 먼저 갖고 시작하기 때문에 소극적인 태도로 학습에 임하게 되고 이 경우에는 학습효율이 좋을 수가 없다. 어렵기 때문에 회피성향이 강하게 작용하고 어느 선까지는 참겠지만 그 선을 넘어서면 지레 포기해버리게 된다. 그리고 포기하는 이유를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복잡한 게임도 처음에는 습득하기가 어렵지만 잘 참고 열심히 반복해서 시간이 지나면 실력이 향상된다.
복잡하고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지만 왜 수학학습과 게임에 대한 태도에서 차이가 날까? 답은 간단하다. 쾌락의 차이 때문이다. 수학학습에서 느끼는 쾌락과 게임에서 느끼는 쾌락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수학학습에서 느끼는 심리는 ‘불쾌’이고 게임에서 느끼는 심리는 ‘쾌(유쾌)’에 해당한다. 당연히 ‘불쾌’는 거부하고 ‘쾌’를 선호하는 것이 대부분의 인간의 속성이다. 그렇다고 게임에서 느끼는 심리상태가 무조건 ‘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게임을 배우는 초기에는 ‘불쾌’도 존재하지만 그것을 참고서 계속 진행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어느 시점에서는 게임을 통해 ‘쾌감’을 느끼게 되고 이는 뇌의 도파민을 분비시키고 그에 따른 흥분감에 중독이 되고 결국에는 게임 중독에 빠지게 된다.
결과적 측면에서도 수학학습과 게임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가령, 저조한 수학 성적을 받았을 때 수학학습의 경우에는 그에 따른 여러 부정적 효과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 희망하는 대학과 전공 합격 가능성이 줄어드는 상황 등등 그 파장이 만만치가 않다. 이에 반해 게임에서 어떤 스테이지에서 미션을 실패했을 때의 부작용은 크지가 않다. 실망감보다는 아쉬움이 크고 딱히 주변 사람들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그냥 또 하면 되는 것이다. 부차적인 비용은 게임을 스스로 진행하기 위한 에너지 투입 또는 게임비용 정도니 또 진행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앞서 봤지만 수학학습은 그렇지가 않다.
수학학습에서 심리적 영향의 구체적 사례
다음은 이번 9월 달에 치른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대비 9월 모의평가 공통문항 중 20번 문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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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보면 도형(원과 삼각형)과 여러 수식 기호가 나열되어 있다 보니 시각적으로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문제는 4점 배점 문항인데도 불구하고 어렵지가 않다. 박스 안에 친절하게 설명한대로 해당 삼각형을 기반으로 사인법칙과 코사인법칙을 적용하면 된다. 보조선을 그어서 원래 없던 삼각형을 만들 필요도 없고 원과 삼각형에 관한 특수하거나 지엽적인 성질을 찾아낼 필요도 없다. 그런데 이 문항이 오답률 5위(EBS 기준)에 랭크가 되어 있다. 해당 문항을 보자마자 학생들이 느끼는 심리적 영향력(문제의 형식에서 느끼는 시각적인 부담감, 도형에 취약하다는 본인들의 기억, 삼각함수 활용은 어렵다는 학습경험 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칼럼에서는 수학학습에 있어서 부정적 심리적 요인을 극복하고 긍정적 심리적 요인을 강화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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