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최근 정치권과 교육계를 중심으로 학제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학제개편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 '5+5+2' 학제개편안, 조희연 교육감 'K·5·4·3' 학제개편안 제시
학제개편에 대한 포문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열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6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갖고 교육혁명 3대 개혁방향과 함께 '5+5+2' 학제 개편안을 제시했다.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은 교육을 통해 기적을 만들어온 나라다. 그러나 이제 낡은 교육시스템은 한계에 부딪혔다. 일제 강점기 때부터 큰 변화 없이 이어져온 산업화 시스템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면서 "4차 산업시대 준비의 핵심은 교육이다. 교육분야의 혁명적 대변화로 새로운 기회의 땅을 개척해야 세계의 어느 나라들보다 앞서서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현행 '초등학교 6년-중학교 3년-고등학교 3년' 학제를 '초등학교 5년-중학교 5년-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으로 바꾸자"며 "예를 들어 한 아이가 있다. 이 아이는 만 3살이 되면 유치원에 입학,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보육과 더불어 유아교육을 받는다. 만 5살이 된 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 5년을 보내며 인성, 창의력, 협력 능력 등 기초능력을 함양하고 만 10살에 중학교에 들어가 5년간 시민으로서 자질 함양과 자아 성장을 위한 심화 교육과정을 이수한다"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은 의무교육이다. 국가가 비용을 지불한다"면서 "중학교를 졸업한 아이는 진로탐색학교에 진학, 대학에 진학할 것인지 아니면 직업학교에 진학, 일찌감치 진로교육을 받고 직장을 다닐 것인지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제개편 대열에 합류했다. 조 교육감은 23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5·4·3' 학제개편안 등을 담은 국가 교육혁신 의제를 발표했다. 조 교육감이 제시한 'K·5·4·3' 학제개편안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취학 전 만 5세 아동의 유아교육은 의무화된다. 초등학교 과정은 5학년제로 단축되며 중학교 과정은 1년 연장된다. 단 고교 진학을 앞둔 중학교 4학년의 경우 '전환학년제'로 운영된다.
고등학교 과정은 3학년제가 유지되지만 '개방형 학점제'가 도입, 대학 수강체제처럼 학생들이 과목을 선택하고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한다. 조 교육감은 "'K·5·4·3 학제'는 현재의 큰 틀을 유지한 더 현실적인 안"이라고 강조했다.
필요성에는 공감···신중한 접근 주문
학제개편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대부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학제개편이 교육의 근본을 바꾸는 작업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즉 선거철을 겨낭한 이벤트성 주장이 아니라 충분한 근거와 자료,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함께 제시돼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대변인은 "현행 학제가 오래 됐기 때문에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을 인정한다. (교총도) 학제개편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다만 학제개편은 교육의 뼈대를 바꾸는 것이다. 갑자기 급하게 주장하다 보면 객관성, 신뢰성, 실천가능성이 결여될 수 있다. 학제개편을 주장할 때는 합당한 이유와 논거 내지 자료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 황인성 조사분석팀장은 "학생 감소와 4차 산업혁명에 맞는 교육 패러다임 도입이나 새로운 교육방법 등 여러 가지가 함께 고민돼야 한다"며 "사실 교육과정 개편도 몇 년 걸린다. 교육 기간만 1년 단축시키는 것이 아니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교육과정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즉 전반적인 교육과정 개편과 내용 재구성을 바탕으로 학제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반적인 개편보다 부분 개편이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신현석 고려대 교수는 "현 시점에서 학제개편은 학교급 전반에 걸친 변화보다 고등교육 학제를 중심으로 부분적인 개편을 지향해야 한다"면서 ▲혼합형(학부교육을 대학 유형에 상관 없이 통합하고 대학이 수업연한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단선제 모형) ▲분리형(중등학교 단계부터 인문교육과 직업교육의 투트랙을 운영하는 모형) ▲결합형(현 체제를 유지하는 현재유지형과 전문대학을 비롯한 직업기술계열 대학의 수업연한을 다양화하는 보완형) 등 3가지 유형의 고등교육체계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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