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가중되면서 4년제 대졸자나 석·박사학위 소지자들이 취업에 유리한 전문대로 재입학하는 ‘학력유턴’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전문대의 높은 취업률이 그 이유다. 고학력 청년 실업 문제가 심화되면서 일자리를 찾아 학력과 진로를 과감히 바꾸는 추세가 학벌사회의 견고한 틀을 허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취업을 위해 전문대에 재입학하려는 고학력자들이 제일 선호하는 전문대는 어디일까? 학력유턴의 대표 대학이라 불리고 있는 대구보건대학교를 찾아가 봤다.
대졸 이상 고학력자들이 재입학하는 현상이 매년 계속되면서 ‘학력유턴 대표대학’으로 자리매김한 대구보건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2010년(1020명)에 비해 감소했지만 여전히 많은 수다. 학과별로 살펴보면 간호과가 213명, 물리치료과가 137명, 방사선과 30명, 치기공과 22명이 지원했다. 예상대로 취업이나 창업에 유리한 보건계열학과에 대거 지원자가 몰린 것이다.
김기형 대구보건대 홍보팀장은 “청년실업문제와 전문대학 보건 특성학과의 인기가 꾸준한 것이 이 같은 현상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간호과, 물리치료과 등 인기학과에서는 대졸자 전형 경쟁률이 10:1을 넘어 전문대학에 재입학하기 위해서 대학졸업자들끼리 다시 한 번 높은 경쟁을 치러야하는 상황이었다.
“2000년도 넘어서면서 학력 유턴 현상 본격화”

“목표의식 분명, 어린 동기들에게 모범 보여”
학력유턴자로 전문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생활이나 성적이 우수하고 대학이 지원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팀장은 “학교 자체나 교육부 등에서 지원하는 해외인턴십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 중에서 30% 정도가 학력 유턴자들”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이 대학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학생 10명 중 5명이 4년제 대학(대구교대, 영남대, 경기대, 울산대, 계명대)을 다니다가 중퇴하고 재입학한 학력 유턴자들이다. 이들은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신입생 및 내방객 안내, 블로그 활동, 대학 홍보모델 등 대학의 홍보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기형 팀장은 “이른바 학력 유턴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목표의식이 분명하고 학교생활에도 열심이라 나이 어린 동기들에게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며 “최근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지면서 현직장 퇴직 후나 노후의 경제활동을 위한 대안으로 이러한 학과들을 다시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진로를 바꿔 성공한 학력 유턴자들
학력 유턴자로 자신의 진로를 바꿔 성공한 경우도 있다.
대구보건대 물리치료과를 지난 2011년 졸업한 윤선아(33) 씨는 4년제인 한국해양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안정적이고 전문 직업을 얻기 위해 대구보건대에 진학했다. 윤 씨는 학과졸업 평점 4.43(4.5만점)으로 학과 졸업 수석을 차지하고 2010년 물리치료사 국가고시에서 3451명 응시생 중에서 300점 만점에 286.5점으로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윤 씨는 졸업과 동시에 대구보건대병원에 물리치료사로 취업했다. 윤 씨는 “원하던 일을 하게 돼서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국내 유명 사립대인 연세대를 졸업하고 안경광학과에 재입학한 박 모(36) 씨는 안정적인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학력유턴을 한 경우다. 박 씨는 지난해까지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 지역아파트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대구보건대 안경광학과 야간을 다녔다. 박 씨는 대기업이지만 미래가 불안전하기 때문에 직장퇴직 후 창업을 위해 전문대학에 다니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올해 63세의 나이로 물리치료과에 입학한 최 모 씨는 경북대 석사와 동아대 박사출신이다. 최 씨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아서 퇴임 후 물리치료사로 새 길을 찾기 위해 입학했다”며 “나이가 많아도 얼마든지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씨의 사례는 나이는 새로운 도전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김 팀장은 “매년 취업을 위해 많은 고학력자들이 우리 대학을 찾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이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진로를 결정했다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목표를 뚜렷하게 정하고 대학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