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화 창조의 두 뿌리,
박태준 설립이사장·김호길 초대 총장
“오직 인간의 땀과 눈물이 이뤄낸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신화가, 역사가 된 POSTECH의 이야기다.” POSTECH 중앙도서관인 청암학술정보관 1층에 위치한 역사관. POSTECH 학교 홍보대사, 지애리(화학공학과·2학년) 씨와 문승현(전자전기공학과·1학년) 씨는 역사관에 들어서자 한 편의 동영상을 소개했다. 동영상을 보면서 POSTECH의 역사를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동영상 상영이 끝난 뒤 역사관을 둘러봤다. 그러자 한 인물의 스토리가 눈에 띄었다. 故(고) 청암 박태준 POSTECH 설립이사장이다. 박 전 이사장은 ‘제철보국’의 정신으로 POSCO를 설립한 뒤 한국 근대화의 초석을 마련했으며 POSCO를 세계 유수의 철강사로 성장시켰다.
POSCO가 ‘제철보국’의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됐다면 1986년 개교한 POSTECH은 박 전 이사상의 ‘교육보국’ 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즉 POSTECH은 우리나라와 인류사회 발전에 필요한 과학·기술 이론과 광범위한 응용방법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소수 영재를 모아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지식·지성을 겸비한 국제 수준의 고급인재 양성 △산·학·연 연구결과의 사회 전파 등 국가와 인류에 봉사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만큼 POSTECH의 설립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역사관을 나오면서 홍보대사들은 POSTECH 신화 창조의 또 다른 주역을 소개하기 위해 무은재 기념관으로 향했다. 기념관에 들어서자 ‘무은재 김호길과 POSTECH’이라는 글귀가 보였다. 김호길 박사는 핵물리학을 전공한 세계적인 과학자로서 POSTECH 초대 총장을 지내며 지금의 POSTECH을 만드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다.
“김 전 총장님은 국내 최초의 연구중심대학으로 기술 입국을 실현하겠다는 신념과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POSTECH 발전에 기여하셨습니다. 또한 순수 국내 기술로 포항방사광가속기 제작을 주도하는 등 우리나라 기초과학 분야에도 새 이정표를 세우셨어요.” 지애리 씨가 설명했다. POSTECH은 김 전 총장의 정신을 기리고자 1994년 김 전 총장이 별세한 뒤, 1997년 김 전 총장의 호를 딴 무은재 기념관을 개관했다. 기념관에는 김 전 총장의 친필, 의류 등의 유품과 김 전 총장의 업적을 알 수 있는 전시물이 마련돼 있다.
‘노벨상의 꿈’ 품은 캠퍼스
홍보대사들과 함께 POSTECH 캠퍼스를 둘러보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캠퍼스 곳곳에 노벨상과 관련된 조각과 장소가 마련돼 있는 것. 학생들의 이동이 가장 많은 무은재 기념관 앞 광장에는 에디슨, 아인슈타인, 맥스웰, 뉴턴의 흉상이 있다. 이들은 각각 전기 발명, 상대성 이론, 빛의 전자이론, 만유인력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 과학자들이다. 그런데 이 흉상들 근처에 얼굴도, 이름도 없는 빈 좌대(동상 따위를 올려놓는 대)가 놓여 있다. 그리고 좌대에는 ‘미래의 한국과학자(?)’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 “세계적인 과학자들처럼 POSTECH 학생들이 노벨상을 수상할 만큼 큰 사람이 돼 빈 좌대를 채워달라는 의미입니다.” 문승현 씨가 말했다.
또한 POSTECH 캠퍼스에는 노벨동산이 있다. 이곳에는 낙우송, 금송, 배롱나무, 섬잣나무, 단풍나무 등이 심어져 있다. POSTECH은 1989년 11월 당시 노벨상 수상자 10여 명이 대거 방문했을 때 기념으로 나무를 심었다. 이후 매년 노벨상 수상자들이 방문하면 기념 식수를 했다. 기념식수의 주인공들은 ‘죠셉슨 현상’으로 유명한 영국 태생의 물리학자 죠셉슨 박사를 비롯해 포터 박사(화학상), 몬탈치니 박사(의학상), 길버트 박사(화학상), 지에베 박사(물리학상), 글래쇼 박사(물리학상), 리히터 박사(물리학상), 허쉬바흐 박사(화학상), 램지 박사(물리학상), 로러 박사(물리학상) 등이다. 또한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의 기념 식수도 있다.
중앙 분수대도 노벨상 수상을 염원한 상징물이다. POSTECH은 개교 3주년을 맞이한 1989년, 대학본부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사이 광장에 분수대를 건립했다. 분수대에 마련된 불꽃은 ‘젊은 과학자의 열정’을, 청동인물상은 ‘과학지식을 탐구하는 과학자의 모습’을 각각 의미하고 있다.
“노벨동산과 중앙 분수대, ‘미래의 한국과학자(?)’란 글귀가 새겨진 빈 좌대 등을 보면서 POSTECH 학생들은 미래 최고의 과학자, 노벨상 주역이 되겠다는 다짐을 되새기곤 합니다.” 홍보대사들이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POSTECH 인재들, 국내·외에서 ‘활약’
홍보대사들에 따르면 POSTECH은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 노벨과학상 수상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혁신적인 정책들을 시행해왔다. 설립 초기부터 대학의 발전 모델, 학사·연구·입시제도 등에서 당시 사회적 분위기와 교육환경으로는 도저히 생각하기 어려운 정책들을 도입한 대학이 POSTECH이다. 선진국 수준의 낮은 교수 대 학생 비율(1:5.6명), 학생 1인당 연간 교육투자비 4800만여 원(등록금의 12.5배), 교수 평균 강의시간 1주일 4시간, SCI급 국제학술지에 박사학위논문 게재 의무화, 학생 전원 장학생·80% 해외경험 기회 부여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POSTECH이 배출한 인재들은 어느 정도의 기량을 발휘하며 인정을 받고 있을까?
부임 10년 만에 미국 명문 애리조나대(The University of Arizona) 정교수로 초고속 승진하며 화제가 된 POSTECH 출신의 손영준 교수. 손 교수는 애리조나대가 연구 수월성 제고를 위해 새롭게 선정한 ‘애리조나공대 학술상(Arizona Engineering Faculty Fellow)’을 수상한 데 이어 ‘다빈치 펠로우(da Vinci Fellow)’에도 선정됐다. ‘다빈치 펠로우’는 애리조나 공과대학 후원단체인 다빈치 서클(da Vinci Circle)이 매년 공대에서 교육과 연구 등 전반적 업적이 가장 뛰어난 교수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래리 헤드(Larry Head) 애리조나대 시스템산업공학과장은 손 교수에 대해 “우리 대학에서 가장 업적이 뛰어난 교수 중 하나로 학생은 물론 학내외 동료 교수들의 귀감이 돼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POSTECH은 무엇보다 ‘젊은 석학의 요람’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POSTECH 박사학위자 1986명 중 23.4%에 달하는 465명이 국내·외 교수로 부임해 교육과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POSTECH 학생, 대학원생들의 활약도 우수하다. 최근 POSTECH 화학공학과의 조원준 씨는 장지욱 박사와 함께 이재성 교수의 지도를 받아 비스무스 바나데이트(BiVO4) 광촉매에 인(P)을 도핑, 광촉매 속 전하의 이동성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세계적인 화학지 <안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e)>에 발표됐다. 이재성 교수는 “대학원생도 하기 어려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을 뿐 아니라 화학분야 최고 학술지를 통해 그 연구 성과가 인정을 받았다는 점은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며 조 씨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지난 6월 GIST에서 열린 ‘21세기 재료과학과 공학 합동 심포지엄(Joint Symposium on 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 for the 21th Century)’에서 POSTECH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전영수(지도교수 이종수) 씨와 정중은(지도교수 장영원) 씨가 각각 최우수 발표상과 우수포스터상을 수상했다.
학업 지원 ‘적극’, 캠퍼스 명소 ‘눈길’
POSTECH은 최우수 이공계 인재들이 꿈꾸는 대학이다. 최고 수준의 교수진과 교육 시설, 학교법인과 POSCO의 전폭적인 지원,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 등 전반적인 면에서 POSTECH은 꿈의 캠퍼스로 불리고 있다.
홍보대사들에 따르면 POSTECH은 장학제도부터 파격적이다. 등록금의 약 50%를 장학금으로 환원하고 있으며 장학금 환원율 50%는 세계 어느 대학도 실시할 수 없는 POSTECH만의 유일한 제도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 전원에게 4년간 수업료 일부와 성적우수장학금 등 각종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다. 여기에 학부생 1만 달러, 대학원생 2만 달러의 장학금을 최대 3년간 지급하는 ‘포스텍 총장 장학금’(Presidential Fellowship)도 제정됐다. POSTECH은 올해부터 2014년까지 3년 간 의료기기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대학원생과 학부생을 선발, 장학금을 비롯해 연구 관련 경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POSTECH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학업과 대학생활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1~2학년의 경우 신축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RC(Residential College) 프로그램’이다. “학부 신입생들이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하고 유익한 대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RC의 목적입니다.” 지애리 씨가 말했다. 이에 따라 기숙사 각 층마다 마스터 교수와 3~4학년으로 구성된 RA(Residential Advisor)가 배치돼 기숙사 생활지도와 상담을 담당한다. 전인교육과 문화생활을 위한 프로그램도 실시된다. 지난 1학기에는 3차례에 걸친 ‘테이블 매너 교육’과 ‘치즈와 함께하는 1박 2일 경주남산 편 따라잡기’, ‘세계 4대 뮤지컬 미스사이공 in 부산’이 진행됐다.

기숙사촌과 강의실·무은재 기념관 등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있다. 78개의 계단으로 이뤄져 78계단으로 불리는 곳이다. 홍보대사들의 말에 의하면 POSTECH 학생들은 하루에 보통 2~3번씩 78계단을 이용한다. 사실 78계단은 경사가 심한 편이다. 따라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공포의 계단’이라는 별칭도 있다. 하지만 체력 증진을 위해 일부러 이용하는 학생들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아무리 쓸모 없는 것이라도 나름대로 다 용도가 있다’는 진리가 78계단에 숨어 있다는 게 홍보대사들의 설명이다.
‘사제간의 정을 나누는 제2의 강의실’, 통나무집이다.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 측에서 만든 휴식공간으로 아름드리 통나무로 지어졌다. 통나무집은 선후배나 친구들 간 토론의 장으로, 사제 간 정을 나누는 ‘제2의 강의실’로 인기가 높다.

POSTECH은 개교 26년 만에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했다. 대표적으로 영국 <더 타임즈(The Times Higher Education)>와 세계적인 연구평가기관 톰슨-로이터(Thomson-Reuters)가 공동 실시한 ‘2012년 세계대학평가’에서 종합 순위 세계 50위에 올랐다.
또한 영국 <더 타임즈>가 올해 처음 실시한 ‘설립 50년 이내 세계대학평가(100 Under 50)’에서는 세계 1위를 차지, 국내외를 놀라게 했다.
평가를 담당한 <더 타임즈 하이어 에듀케이션> 필 배티(Phil Baty) 편집장은 “이번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POSTECH과 5위의 KAIST는 이미 명백한 월드리더(World Leader)”라며 “수세기 동안 발전을 거듭해온 세계 유수의 경쟁대학들에 맞서 수 십 년 사이에 그 같은 성장을 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POSTECH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대한민국 최고의 이공계 특성화 대학’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이 POSTECH의 새 도전. 또한 POSTECH은 우리나라에서 과학 분야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 배출도 꿈꾸고 있다.
“POSTECH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대학입니다. 교수진, 연구진, 시설 등에서 세계 수준이라는 자부심이 있죠.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미래 최고 과학자와 노벨상의 꿈을 POSTECH에서 키워가고 있습니다.”
홍보대사들이 캠퍼스 투어를 마치며 건넨 말에는 ‘POSTECH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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