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자에서 의사로 인생역전

한용수 | hys@dhnews.co.kr | 기사승인 : 2012-01-31 14: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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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의대 출신 김윤권 씨, 50세에 의사국시 합격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의사시험에 합격해 정말 기쁩니다. 그동안 불평 한 번 없이 믿고 응원해 준 아내와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5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의사로 인생역전에 성공해 이목을 끌고 있다. 31일 영남대에 따르면, 영남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김윤권(50) 씨가 최근 발표된 제76회 의사국가고시에서 최종 합격했다.


김 씨는 1982년 청운의 꿈을 안고 우수한 성적으로 영남대 의과대학에 입학했지만 14년 만인 1996년 2월 대학을 졸업할 정도로 대학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더욱이 의사국가고시도 치르지 않았다.


“어린 생각에 의사로 평생을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답답했어요. 뭔가 다른 삶의 길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느라 공부도 소홀히 하고 시간을 어영부영 보냈죠. 그때까지도 나에게 주어진 다른 삶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는 결국 의대 졸업후 휴대폰대리점 등의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부도를 맞았고 2004년에는 채무불이행으로 신용불량자가 됐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을 유지하던 그는 결국 2008년에는 개인파산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그 와중에 선친을 여의고, 모친도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대학교 다닐 때는 집이 넉넉해서 먹고살 걱정은 평생 안하고 살 팔자려니 했습니다. 그래서 별로 열심히 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렇게 벼량 끝에까지 몰릴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대학을 늦깍이로 졸업한지도 13년 만에 그는 마침내 의사국가고시를 치르기로 결심했다. 한의사였던 할아버지의 바람처럼 의사의 길을 걷기로 마음을 굳힌 것. 이후 1년 동안 영남대 의과대학 도서관에서 기거하다시피 공부에 매달렸고 2010년 제75회 의사국시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그러나 달라진 의사국시 제도 때문에 그는 실기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8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심근경색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마침내 필기시험에 이어 실기시험까지 합격 의사면허를 받았다.


김 씨는 요양이나 실버의료 분야 전문의가 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으며, 선배의 추천을 받아 조만간 지역의 한 요양병원으로 출근할 예정이다.


김 씨는 “이 나이 먹도록 가족부양도 제대로 못하고 산 것이 정말 부끄럽지만, 요즘처럼 팍팍한 세상에서 좌절하고 움츠려든 젊은이들에게 제 이야기가 한 가닥의 희망이라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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