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왕 김축구_2탄〈EBS 교재, 위험천만한 활용방법〉

대학저널 | webmaster@dhnews.co.kr | 기사승인 : 2011-09-01 16: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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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이광준 (수학전문서 ‘6inch’저자. 서울대 법대 졸업)

▲이광준


실수왕 축구의 책상에는 EBS 교재가 한가득 쌓여져 있다. 축구는 교재를 집어 삼켜버릴 듯이 줄을 쳐대고 달달 외우고 있다. 물론 기출문제와 이론학습은 이미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되었다. 왜냐면 EBS 문제를 풀기도 너무나 벅차기 때문이다. EBS 연계가 핑크빛 희망이라고 잠시 생각한 것은 큰 오산이었다. 오히려 제대로 EBS 학습을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 같은 불안함만 커져갈 뿐이다.

기출문제를 왜 봐 ??
축구 : EBS 문제에서 70% 이상을 연계한다고 했으니 EBS 문제만 해결하면 최소 70%는 반드시 맞추겠군. 수능 시험날까지 최 대한 반복해서 공부하면 어느 정도까지 성적은 나올 거야. 기 출문제가 중요하다고 했지만, 그래도 우선은 EBS 문제 위주 로 공부하는 게 맞아. 솔직히 기출문제를 볼 시간적 여유도 없어. 학교 선생님들도 EBS 교재로 수업을 진행하시니 EBS 는 이번 수능시험에서 절대 진리야.


축구가 1학기 때 샀던 기출문제지와 이론서는 책장과 사물함의 저쪽 구석 한 켠에 자리 잡은 채 서서히 먼지가 쌓여가고 있다. EBS 교재는 책모서리가 접혀지고 여기저기 주름이 늘어가고 있다. 물먹다가 잠깐 흘려서 꼬깃꼬깃해진 부분까지 더해 가면서 마치 수많은 전쟁에 참여한 병사처럼 시들어 가고 있다.


모든 문제를 풀고 모르는 것은 외운다.
축구 : 아. 문제가 왜 이렇게 많아 젠장 !! 그래도 언어나 외국어에 비하면 수리는 연계하는 EBS 교재수가 상대적으로 작으니까 그걸로 위안을 삼자. 일단 EBS ‘수능 특강’과 ‘완성’에 나오 는 모든 수리 문제를 다 풀고 모르는 문제는 따로 분류해서 풀이법을 모조리 외우면 수능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거야. 달달 외우는 나를 당해낼 문제가 있겠어 !!


축구는 오늘도 EBS 수리영역 문제를 폭풍같이 풀고, 모르는 문제는 해설을 보고 이해 안 되는 부분은 형광펜으로 줄을 그으면서 달려가고 있다. 축구의 눈에는 비장함이 감돌고 있다. EBS 정복이 마치 자신을 수능에서 자유롭게 할 절대 진리인 듯이...


EBS, 너는 도대체 뭐냐?
축구 : (다른 친구들은 EBS 교재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궁금해서) 너 는 EBS 교재 어떻게 활용해 ??
야구 : 그냥 그거 문제지 중의 하나지 뭐. 난 그냥 풀고 필요한 부분 정리하고 그러는데. 별거 없잖아. 다른 문제지에 나와 있는 똑같은 문제들도 많은 것 같고... 조금 특이한 문제들만 눈여 겨 봐. 변별력 있고 난이도 높은 유형에 대비하기 위해 좀 어 려운 문제지를 이것저것 풀고 있어.(야구란 친구는 1~2 등 급 정도의 성적을 유지하는 친구다.)


농구 : 언어랑 외국어 EBS 교재에 시달리다 보니 솔직히 수리교재 풀기는 좀 버거워. 기출풀이는 엄두가 나지 않고, 일단 최대 한 EBS 문제 풀이에 집중하고 있어. 문제를 변형한다고 하는 데, 욕심 같아서는 시도해 보고 싶지만 감을 못 잡겠어. 최대 한 모르는 문제가 없도록 반복하는 게 일단은 최선이지 싶 어.(농구란 친구는 3~5등급의 성적에 해당하는 친구다.)


축구는 혼란스럽다. (재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냥 부럽기만 한 친구인 야구는 EBS를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고, 농구는 축구 자신의 활용방법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축구는 EBS 교재가 갈수록 부담스럽고 두렵기만 하다. 봤던 문제인데 기억이 나지 않거나 혹시 빠트린 문제는 없는지 온 하루를 전전긍긍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인, 인식하자)
1. 그래도 믿을 것은 기출문제다 !!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가가 주관하는 시험이고 출제지침과 방침이 명확한 시험이다. 올해도 출제지침과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단지 교과과정의 변화에 따라서 추가된 단원이 있고, 단원별 출제비율에서 변화가 발생했을 뿐이다.


출제지침과 방침에 근거해서 출제한 것이 기출문제이기 때문에 모든 학습 방향의 기준은 여전히 기출문제다. 그런데 ‘EBS 연계’라는 개념을 오해한 나머지 마치 EBS 교재의 구성 방향이 출제지침과 방침인양 착각하고 있다. EBS 교재를 자세히 보면 수능 유형과 꽤 괴리된 문제들도 적잖게 있다. 물론 이런 판단이 가능한 것은 기출문제에 대한 분석과 정리가 명확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해마다 10월이면 자주 등장하는 상담 내용 중 하나가 ‘사설 모의고사를 꼭 봐야 하나요?’ 라는 질문이다. 그런데 상위권 친구들은 절대로 이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 친구들은 수능 기출에 대한 분석과 정리가 이루어져서 사설모의고사를 보더라도 그 문제가 수능유형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이 길러져 있기 때문이다.


to 축구
기출문제를 완벽하게 분석·정리하면 문제수가 버거웠던 EBS 교재가 한결 가벼워진단다. EBS 교재에서 다루는 기출문제를 또다시 풀 필요가 없고, 동일하거나 유사 유형의 문제도 풀 필요가 없어지고 기출에서 보지 못했던 유형만 남게 되고 이 부분만 집중하면 된다. 지금이라도 3개년 내지 최대 5개년 기출문제를 분석해서 EBS 교재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기 바란다.


2. EBS 문제, 선별적으로 보자.
EBS 문제를 전부 풀이하려다보니 버거운 것은 당연하게 된다. 쉬운 문제조차 위안 삼아 풀다보면 언제 한 번이라도 전부를 풀 수 있을 지 막막하다. 특히 최상위권이 아닌 경우 풀이의 스피드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부대끼게 된다. 언어나 외국어 영역의 EBS 교재수도 만만치 않다보니 더더욱 힘들다.


EBS 교재의 문제는 선별적으로 풀 필요가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기출문제에 대한 정리가 전제되어야 한다. 올해 수능도 반드시 EBS 문제 연계에 앞서 기존의 기출문제 반복 출제 비율이 매우 높을 것이다. 결국 기출문제를 정리하고 그와 동일 유사유형을 EBS 교재에서 걷어내면 실제로 EBS에 남는 문제는 많지 않다.


to 축구
저 멀리 고이 모셔둔 기출문제지를 다시 데리고 와서 적어도 3년 치(최대 5년 치) 기출문제를 꼼꼼히 들여다보길 바란다. 기출문제끼리 중복되는 것도 있으니 실제 3년 치 문제라고 해도 몇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기출문제 정리가 EBS 교재를 훨씬 가볍게 만들어 줄 거야.


3. 이론, 끝까지 놓아서는 안 된다.
EBS 연계가 모든 학생들의 성적을 동반 상승시킬 것이라는 단순 예측을 할 수도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가 않다. 특히 중위권 성적의 경우에는 극단적인 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개념을 충실히 하고 EBS 교재 풀이를 병행하는 친구들은 상위권에 접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은 오히려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최상위권의 경우에는 오히려 자칫 실수 하나가 발목을 잡을 수 있어 EBS 연계가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의견들도 있다.


EBS 교재는 이론서가 아니라 문제지다. 앞부분에 간략하게 이론이 나오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EBS 교재에 나오는 이론 밑줄 치고 공부한다고 해서 EBS 문제가 모두 풀리지는 않는다. 반드시 개인적으로 봐 오던 개념서를 항상 옆에다 두고 필요할 때마다 바로 펴서 관련 내용들을 확인해야 한다. ‘다음에 보자’ 하고 미루다가 수능 끝나고서 내년에 또 봐야 하는 비극을 맞이할 수 있다.


to 축구
시험은 문제를 푸는 것이다. 문제풀이의 시작은 개념이며, 그 끝도 개념이다. 문제를 풀 수 없는 개념은 무용지물이며, 개념 없이는 문제풀이가 ‘불가능’이다. 문제풀이가 불가능한 시험을 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념을 수시로 반복하고 학습해야 한다. 특히 틀린 문제와 관련한 개념은 기본적인 내용부터 꼼꼼히 체크하면서 볼 필요가 있다. 어설픈 이론은 수능에서 재앙을 가져 온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4. 틀린 문제는 철저하게 그 원인을 밝힌다.
틀린 문제를 단순히 해설을 보고 바로 잡는 데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스스로가 틀린 원인을 명확하게 찾아내고 그 해결을 위한 방법까지 제시해야 한다. 시험을 치다보면 객관적인 자세를 잃고 자신에게 익숙한 사고와 행동들이 생각지도 않게 나온다. 특히 잘못된 생각과 풀이법에 대한 경험이 이미 한 번 있었다면 더더욱 심각하다. 왜냐면 우리의 사고 구조는 익숙하고 잘못된 생각에 쉽게 유혹당하기 때문이다.


to 축구
오답이 발생한 문제는 따로 정리하고 스스로가 잘못 생각한 부분까지 명확하게 서술해서 시험장까지 갖고 가야 한다. 모르는 문제를 맞추기 보다는 틀린 문제를 또 틀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축구야 !! 공룡 같은 EBS 교재, 제대로 요리해서 맛있는 수능을 만들 수 있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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