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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열린 네트워킹 행사 '센 코레: 랑데부'에서 참여 예술가와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 |
[대학저널 박종혁 기자]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이 공식 초청언어로 '한국어'를 선정하면서, 한국 공연예술이 국제 무대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4일 개막한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에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장호, 이하 예경)와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협력하여 준비한 9개의 한국 공연 작품(연극, 무용, 다원, 판소리 등 다양한 장르)이 공식 프로그램(IN)의 일부로 선정되었다. 이는 아시아 국가의 복수 공연이 축제의 공식 무대에 동시 소개되는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현재 진행 중인 여섯 작품 〈물질〉(이진엽 연출), 〈섬 이야기〉(이경성 연출), 〈1도씨〉(허성임 안무), 〈긴: 연희해체프로젝트 I〉(이인보 연출), 〈쿠쿠〉(구자하 연출), 〈한국 연극의 역사〉(구자하 연출)는 카르므 회랑, 생조제프 극장, 오바넬 극장, 미스트랄 극장 등 페스티벌의 주요 시설에서 공연되고 있다. 뒤를 이어 선보일 〈하리보 김치〉(구자하 연출), 〈작별하지 않는다 – 새〉(한강 원작), 〈눈, 눈, 눈〉(이자람 작·작창)도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현장에서는 매일 공연 표를 구하기 위한 대기 현상이 이어져, 한국 작품에 대한 국제 관객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축제의 공개 프로그램인 '사유의 카페(Café des idées)'에는 한국 공연의 창작진들이 참석해 국제 전문가, 평론가, 관객과 함께 작품의 미학과 사회적 함의를 심도 있게 논의하기도 했다.
한국 작품을 경험한 관객들은 그 독특한 정체성과 문제의식에 대해 호의적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한 프랑스 관객은 "한국 공연을 처음 본 경험이 내 한국관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파리와 다른 유럽 도시들에서도 한국공연예술과 만날 기회가 더 자주 생기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국제 주요 매체들 또한 한국공연예술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르 몽드(Le Monde)는 이번 프로그램을 "빛과 그림자 속의 한국"(La Corée du Sud en clair-obscur)이라 제목 붙이며, 한류의 대중적 이미지 뒤에 자리한 무겁고 성찰적인 내용들을 기사화했다. 아에프페(AFP)도 축제의 초청언어 결정을 보도하면서 유럽에 크게 알려지지 않은 한국공연예술을 소개하는 기사를 제공했다.
아비뇽 시내 여러 장소에서도 한국어를 접할 수 있어 축제 관련 자료와 안내판에 한글 표기가 나타났다. 한국의 대표 영화감독들인 봉준호, 박찬욱, 정이삭의 영화 상영과 함께 정금형, 이우환 등 미술가들의 전시, 한국문학도서전, 한국식 음식 제공 등이 축제 기간 전반에 걸쳐 진행 중이다. 이러한 다층적이고 동시적인 문화 소개가 아비뇽 페스티벌 내에서 한국 문화의 국제적 위상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예경은 지난 6일 생루이 회랑(Cloître Saint-Louis)에서 '센 코레: 랑데부(Scène Corée: Rendez-vous)' 네트워킹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는 국제 공연예술 관계자들에게 한국의 동시대 창작가들을 알리고, 실질적인 협력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로 구성되었으며, 이경성, 이인보, 이진엽, 허성임 등의 한국 예술가를 포함하여 전 세계의 극장, 축제, 프로듀서 및 예술인 100여 명이 참여했다.
행사에 참석한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작업과 창작 의도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향후의 국제 협력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허성임 안무가는 "예술가와 관계자가 서로를 알아가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하고, 이러한 만남을 통해 지속적인 신뢰와 활동의 토대가 마련된다."고 언급했다. 행사에 참석한 유럽의 한 극장 관계자는 "아비뇽 페스티벌 참여 한국 예술가들의 창작 방식과 예술적 지향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국제 연극인은 "오늘 만난 사람들이 공연계에 함께 일하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고, 앞으로의 협력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경은 이번 페스티벌을 계기로 기존의 국제 협력망을 한층 확장할 수 있었으며, 향후 한국공연예술의 글로벌 유통 구조 구축과 해외 진출 활성화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한국어 특집 프로그램에 쏠리는 국제적 관심과 호응은 한국 공연 작품들의 예술적 성취가 세계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으며, "전세계 공연 관계자들과의 실질적인 만남을 통해 이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고, 계속해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국제 협력 사업을 전개하여 한국공연예술의 해외 확산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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