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육성 등 5개 국정과제 제시…대학 재정난 해소 방안은 부재

최창식 | ccs@dhnews.co.kr | 기사승인 : 2022-06-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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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교육분야 5개 국정과제가 발표됐으나 대학 재정 확충방안이 빠져 알맹이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높다. 사진은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들과 기념촬영하는 윤석열 대통령. 
새 정부의 교육분야 5개 국정과제가 발표됐으나 대학 재정 확충방안이 빠져 알맹이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높다. 사진은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들과 기념촬영하는 윤석열 대통령.

[대학저널 최창식 기자] 윤석열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 키워드는 ‘창의적 교육’이다. 교육분야 비전으로 ‘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를 제시했다. 도전과 혁신의 과학기술 혁명과 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학습혁명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 나가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윤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 중 81~85번째를 교육정책으로 배치하면서 ‘창의적 교육으로 미래 인재 육성’을 내세웠다.


윤 정부는 이를 위해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모두를 인재로 양성하는 학습혁명 ▲더 큰 대학 자율로 역동적 혁신 허브 구축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로 교육격차 해소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를 주요 교육정책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대학 재정난 해소 등 대학이 처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정책은 빠져 국가경쟁력을 담보하는 대학경쟁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의심케 한다.



재정난 해소 등 대학 난국 타개 정책은 빠져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기대감과 함께 우려하는 목소리도 공존하고 있다.


우선 고등교육 정책과 관련 대학의 재정난 해소를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책이 빠졌다. 전국대학노동조합은 “대학 위기에 대응하는 실질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책이나 고등교육재정의 구체적 확충 방안이나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학들은 현재 14년째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로 재정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초·중·고 교육을 지원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같이 고등교육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자는 여론이 비등하다. 이런 점에서 윤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과제에서 대학의 재정난 해소 대책이 빠진 것은 아쉬움이 있다.


교육계, 국가의 교육책무 강화 ‘대체로 환영’
한국교총은 “국가의 교육책무 강화와 교육본질 회복, 교육의 다양성‧자율성 확대에 깊이 공감한다”며 대체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한국교총은 교육정책 주요내용 중 고교학점제 보완과 관련해 “2025년 전면 시행을 못 박을 게 아니라 점검과 보완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기초학력 지원 방안에 대해선 공감을 표하면서 “학생 개인의 맞춤교육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입제도 개편과 관련해선 “미래 교육 수요와 사회 변화를 반영해 균형적인 전형 운영 및 단순화를 추진하는 데 대해 동감한다”면서도 “충분한 공론화와 합의를 통해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전반적으로 우려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전교조는 논평에서 “윤 정부의 국정과제는 공교육 강화가 아닌 경쟁교육 강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방향 수정을 요구한다”며 “교육격차 해소 및 기초학력 보장의 문제 역시 소프트웨어(SW)·AI 만능주의적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입시비리 조사 전담부서와 관련해선 “공정한 대입제도를 이루려면 공고한 입시 경쟁교육 체제를 해소하고 평등한 교육체제를 세우는 입시제도 개편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고교체제에 대해서도 “다양한 학교 유형을 마련하는 고교체제 개편이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속과 교육자유특구, SW·AI 영재학교 등 각종 특권학교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며 “교육에 시장 논리가 판을 치고, 교육 공공성은 더욱 훼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윤 정부의 교육분야 과제 중 첫 번째는 디지털 인재 양성이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SW·AI 교육을 대폭 강화해 오는 2027년까지 디지털 인재 100만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초·중등 학교에서 SW·AI 교육을 필수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보교육 수업시수를 늘리는 등 디지털 교육을 위해 교육과정도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SW나 AI를 다루는 영재학교, 마이스터고도 확대할 방침이다. 대학은 첨단분야 학과를 늘릴 수 있도록 정원 규제를 유연화할 계획이다.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교·사대 예비교원 대상 AI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첨단분야 전문가를 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있다. 정보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초등단계부터 디지털 튜터를 배치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디지털 인재양성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학교시설을 스마트 학습환경으로 전환하고, 디지털 교수‧학습 통합 플랫폼 구축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배지 시스템도 도입한다. 디지털 배지란 학교 내외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디지털 교육, 경험을 인증하는 시스템이다. 디지털 배지를 통해 디지털 교육과 학습 이력을 누적관리하고, 그 결과를 취업 등에 활용한다. 이를 위해 대학 내 ‘디지털 부트캠프’를 설치해 디지털 집중 교육을 실시한다. 또한 민관협력을 강화해 기업 설계 교육과정 이수 후 채용과 연계하는 ‘디지털 인재 얼라이언스’ 운영, 국내외 인력활용을 위한 K-디지털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교육계에서는 SW·AI 교육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일부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초·중·고의 교육시수가 제한돼 있는 만큼 교육 시간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대입 과목으로 추가되면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교총은 “과거 코딩교육이 사교육을 유발했던 사례를 감안해야 한다”며 “학교 현실에 입각해 가능한 범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방 낡은 것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교과목 개설보다는 디지털 학습 역량을 함양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모두를 인재로 양성하는 학습혁명
윤 정부는 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교육혁신, 학생 개개인을 위한 국가 책임의 학습 지원과 진로‧경력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모두를 인재로 양성하는 학습혁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82번 국정과제로 미래 교육 수요와 사회 변화를 반영해 오는 2024년까지 대입제도를 개편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입시비리 조사를 전담하는 부서 설치 등으로 신속한 입시비리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균형적인 전형 운영 및 단순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모든 학생을 인재로 키우기 위해 창의력과 디지털 리터러시, 문제 해결력 등 미래 역량 중심의 초·중등 교육과정의 개편과 안착을 지원한다. 새 정부에서 고교학점제는 보완해 큰 골격은 유지하되, 보완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고교학점제 도입의 핵심은 학생 수업 선택권 보장이다. 고교 수업이 대입과 직결되기 때문에 지역·학교별 수업 선택권 격차가 크면 추진이 어렵다. 새 정부는 ‘온라인 고교’를 신설해 이를 해소키로 했다. 학교 내 교육과정 다양화와 더불어 다양한 학교유형을 마련하는 고교 체제 개편도 검토된다.


온·오프라인 기초학력 보조인력 운영, 협력수업 운영학교 및 다중지원팀을 확대해 AI기반 학력진단시스템으로 맞춤형 진단‧학습을 지원하고 학생의 특성에 맞게 기초 학력을 밀착 지원한다는 방안이다.


또 대학 교양교육과정 혁신과 융합연구 지원 확대, SW·AI 융합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융합형 인재 육성에 나선다. 이를 통해 대학의 국제 경쟁력 제고와 우수 유학생 유치로 이어지게 한다는 계획이다.


대선 공약이었던 대입 정시 확대는 국정과제에서 빠졌다. 정시가 확대되면 고교학점제 추진은 어려워지고, 고교 교육과정이 수능 위주로 운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정시모집 확대를 대선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정시모집 확대는 새 정부 국정과제에서 빠졌다. 사진은 지난해 수능시험을 보고 있는 수험생들.
윤 대통령은 정시모집 확대를 대선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정시모집 확대는 새 정부 국정과제에서 빠졌다. 사진은 지난해 수능시험을 보고 있는 수험생들.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로 교육격차 해소
윤 정부는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게 교육과 돌봄의 국가책임 강화, 소외계층 없는 맞춤형 교육과 전 국민 평생학습 지원 등으로 교육격차 해소’를 국정과제 85번으로 내세웠다.


유보통합과 초등전일제 교육, 교육 사각지대 해소, 교원 업무부담 경감, 평생학습 기회 보장이 주요내용이다. 관계 부처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고, 유치원 방과후 과정 대상과 운영시간을 확대한다. 또 사립유치원 교사 처우개선, 유치원-초등교육과정 연계성 강화 등도 추진된다. 교육전문가들은 유보통합에서 나아가 유치원 무상교육, 유치원 공교육화에 대한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 정부는 방과후 교육활동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초등전일제 학교를 운영해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20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오는 2024년부터 유아·초등 돌봄 정보를 효율적으로 연계 서비스하는 통합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내용도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교육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수요에 맞는 통합지원과 사례관리 체제를 마련하고 장애, 다문화, 탈북학생 등 대상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도 병행한다.


전 국민의 평생 역량 개발을 위한 혁신 방안을 수립하며, 평생 교육바우처 지원 대상을 전 국민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이를 위해 성인의 경력관리를 위한 ‘온국민평생배움터’도 구축한다.


더 큰 대학자율로 역동적 혁신 허브 구축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지난 5월 16일 정부 주도의 ‘대학기본역량진단’을 대학의 자율적 발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등 규제를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차관은 “새 정부에서는 지방대학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지원을 확충하고, 대학이 역동적인 혁신 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대폭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주도의 획일적 평가라고 인식되는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정부가 대학의 자율적 발전을 지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면 개편하겠다”고 덧붙였다.


83번 국정과제인 ‘더 큰 대학 자율로 역동적 혁신 허브 구축’은 ▲대학규제 개혁 ▲학사제도 유연화 ▲대학 중심의 창업 생태계 구축 ▲부실·한계대학 개선 등으로 요약된다.


‘더 큰 대학 자율로 역동적 혁신 허브 구축’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대학의 자율적인 혁신과 유연한 제도 운영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이다. 또 대학의 기술‧자원을 활용해 창업교육 강화, 대학 내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학의 자율적 발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대학평가를 개편하고, 교사와 교지, 교원, 수익용 기본재산 등 대학을 규제하는 요건을 개혁하고, 대학 규제를 지속 발굴·개선할 수 있는 위원회 도입도 추진된다.


대학 학사제도도 유연화한다. 윤 정부가 제시한 학생수요 맞춤 교육과정은 첨단분야 일반대학 온라인 학사과정, 학·석·박사 통합과정과 학·석사 패스트트랙, ‘마이크로(나노) 디그리(학위)’ 등이다. 이를 위해 윤 정부는 미래 융복합 혁신 인재양성대학을 선정,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정부는 대학 중심의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창업교육 거점대학과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을 활용해 대학을 지역 창업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부실·한계대학에 대해서는 재정 진단으로 ‘경영위기대학’을 지정해 자발적인 구조 개선을 촉진할 수 있도록 ‘사립대학의 구조개선지원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또 제도 개선을 통해 임시이사 선임 대학의 조속한 정상화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안이다.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
지방대 정책과제로는 지방대 육성을 위해 지역과 대학 간 연계·협력을 통해 지역 인재를 키우고, 지방대에 대한 자방자치단체 권한 강화, 지역 거점대학(원)을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실천과제가 제시됐다.


이를 위해 지방대에 대한 행·재정 권한을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위임하고, 지자체·지방대·지역 산업체 등이 참여하는 지역고등교육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부터 정부와 지자체 간 협약을 맺고 지역산업과 대학, 교육청 등과 연계해 인재를 육성하는 지역인재 투자협약제도를 도입한다. 현재 추진 중인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플랫폼과 지역 맞춤형 규제특례제도인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의 비수도권 전역 확산은 지방대의 학과 개편, 교육과정 개정 등 고등교육 혁신 추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대 육성에는 지역 소재 연구중심대학 육성 추진과 지역 우수연구자 양성, 국립대병원의 지역 공공의료 중심역할 강화 등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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