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안정적 해외 진출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 우선돼야

황혜원 | yellow@dhnews.co.kr | 기사승인 : 2022-01-27 06:00:00
  • -
  • +
  • 인쇄
국내 대학의 해외진출 사례와 과제
재원 확보, 국제경쟁력 향상 ‘이점’ 갖춰
2019년 10월 우즈베키스탄 IUT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우즈벡 타슈켄트 인하대 2회 졸업식 모습. 사진=대학저널DB
2019년 10월 우즈베키스탄 IUT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우즈벡 타슈켄트 인하대 2회 졸업식 모습. 사진=대학저널DB

[대학저널 황혜원 기자] 국내 다수 대학이 해외진출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동시에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수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원격수업 형태로 해외진출을 검토하는 대학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교육 운영 과정에서 관련 법령 등으로 인한 제약이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따르고 있다.



숭실대, 부천대, 인하대 등 해외 교육과정 운영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12월 발행한 ‘국내 고등교육기관의 해외진출 현황과 사례’에 따르면 숭실대와 부천대, 인하대 등이 해외 정부 및 대학과 협력을 통해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며, 이들 3개 대학은 각기 다른 유형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숭실대는 지난 2016년 가을학기부터 중국 연길 소재 연변대학교와 금융학부를 중심으로 중외합작 금융전공 프로그램을 공동운영하고 있다.


금융 관련 전공 10개 과목과 한국어 4개 과목이 필수과목으로 개설돼, 참여 학생은 14개 과목을 모두 수강해야 한다. 숭실대가 교육과정 3분의 1에 해당하는 과목을 담당하고, 숭실대 교원이 여름방학 동안 한 달간 직접 연변대를 방문해 강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부천대는 지난 2018년 4월 우즈베키스탄 고등교육부 및 유아교육부와 대학설립에 관한 공동 3자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인 타슈켄트에 유아교육을 위한 부천대 타슈켄트 캠퍼스(BUT)를 신설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대학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고, 교육과정 제공과 학교 관리를 담당하는 부천대가 유아교육과와 경영한국어과, 건축학과를 개설했다.


부천대는 BUT로 8명의 교원을 파견했으며, 현지 학생이 3년간 유아교육 과정을 이수한 후 나머지 1년 과정을 부천대에서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인하대는 지난 2014년 10월 우즈베키스탄과 교육협력사업으로 타슈켄트에 현지 법인 형태의 고등교육기관 타슈켄트 인하대(IUT)를 설립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교육시설과 실험실 장비, 건물·재정을 출연하고, 인하대는 설립 자문과 교육 프로그램 제공, 학사운영을 지원한다. 인하대는 지난 2019년 전임교원 8명을 현지로 파견했으며, IUT에서 4년 과정을 마친 학생은 공동학위를 받게 된다.


“원활한 운영 위해 교육부 규정 개선 필요”


다만 원활한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는 정규학기 중 외부출강 금지와 예산 항목 제한, 교원 수급 등 교육부 규정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재현 숭실대 교수는 “원래 교육과정에 따르면 1학기 중 중국으로 수업을 가야 하는데, 교육부 규정에 따라 정규학기에는 외부출강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처음 교육과정을 통해 기대했던 바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며 “정규학기에 출강을 할 수 있도록 교육부 규정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해외에서 운영하는 특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연변대 교수들의 숙박비와 교통비 등을 충당해야 하는데, 교육과정 운영비 지출에 대한 제한이 있어 연변대와 상호교류와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송하진 부천대 교수는 전임교원 수급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교육부의 ‘외국대학의 국내 대학 교육과정 운영 기준’에 따르면 학기별로 개설된 전체 전공 교과목 학점의 4분의 1 이상은 반드시 국내 대학 전임교원이 담당해야 한다. 하지만 관련 규정 준수에 필요한 교원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아울러 부천대가 BUT 교육 질 제고와 학습환경 개선을 위해 재정 지원을 희망할 경우 국내 대학 교비는 해당 대학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제한돼 BUT에 지원이 불가능한 점 역시 한계점으로 제기됐다.


교육품질, 재정 등 지원 위한 제도 도입 필수적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은 대학의 해외진출과 교육 품질, 교육과정, 행정 재정 등을 관리·지원하기 위해 관련 협회와 기구 등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대학 재정 보완과 대학의 국제적 위상 제고를 위해 해외에 캠퍼스를 활발히 개설하고 있다. 해외진출에 대한 관련법은 없지만, 각 대학이 자발적으로 가입하고 있는 고등교육평가인증협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해외캠퍼스의 교육 질 보장과 평가를 관리하고 있다.


미국 3천여개 대학이 소속된 고등교육평가인증협회는 ‘해외 국제 프로그램의 우수 질 확보 원칙’을 개발하고, 해외에 캠퍼스를 구축했거나 계획이 있는 대학을 대상으로 기관 미션과 권한, 수업 프로그램, 자원, 입학과 기록, 학생, 행정, 윤리 및 정보 공개, 계약합의, 원격교육 등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영국은 대학의 해외진출을 해당 대학의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1997년 대학과 정부가 함께 재정을 투입해 설립한 ‘고등교육 질 보장기구(QAA)’를 통해 교육 품질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QAA는 대학의 해외진출을 고등교육 협력프로그램으로 보고, ‘고등교육 협력프로그램의 질 관리 규정’을 제정했다. 이를 통해 고등교육에 대한 질 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여되는 학위의 수준을 보증해 영국 고등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있다.


호주는 1998년 호주 교육 국제부(AEI)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해외진출에 정부 등의 승인 절차가 없는 만큼, AEI는 각 대학의 해외진출에 대한 교육 질 관리와 책무 등을 부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해외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모든 대학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AEI는 회원 대학에게 교육과정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시장조사, 홍보 등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국내 고등교육기관의 해외진출 현황과 사례’ 보고서는 “국내 대학의 해외진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대학의 질을 평가하고 관리하기 위한 제도 도입과 관련 법령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보고서는 또한 “최근에는 코로나19로 국내 대학 교원이 외국 대학 강의를 기피하는 등 국내 대학 교원이 학점 4분의 1 이상을 담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상황과 특성을 감안해 관련 법령의 규정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등의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황혜원
황혜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