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인 포뮬러 방식 지원금 배분, "개선 시급하다"

장원주 | strum@dhnews.co.kr | 기사승인 : 2021-02-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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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조장하는 상대평가 아닌 대학 공생 위한 ‘절대평가’로의 전환 목소리 높아

[대학저널 장원주 기자] 지난 2016년부터 도입된 3년 주기의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가 3주기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학생 수에 비례한 포뮬러 방식이라는 정량평가가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 속에 부작용도 드러났다. 대학 현장에서는 기계적인 포뮬러 방식의 지원금 배분과 무한경쟁으로 몰아넣는 상대평가인 기본역량진단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제점만 노출한 대학 재정지원사업


2000년대 초부터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사업은 크게 확대돼 2008년부터는 교육역량강화사업으로 체계화되기 시작했다. 재정지원사업 초기에는 사업에 선정되면 기본 바탕이 균등 배분 방식이어서 연구비 횡령 등 문제가 노출되자 정부는 2016년부터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를 도입해 부정·비리 대학을 사업에서 배제하고 차등 배분 방식으로 전환했다.


1주기(2016~2018년)는 재정지원이 아닌 정원감축 등 대학의 재정건전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A-B-C-D-E 등급에 따라 정원 감축 비율이 맞춰지고 이에 지원금이 연동되는 구조였다. 하지만 교육부 방침에 인위적으로 맞추기 위해 대학이 시장주의적인 사업 방식으로 변질돼 경쟁이 심화하고 대학 자율성을 저해한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에 2주기(2019~2021년)에서는 포뮬러 방식이 적용됐다. 포뮬러 방식이란 대학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미리 결정된 배분공식에 의해 지원하는 것이다. 포뮬러 방식에 활용하는 주요 지표는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국제화 등의 성과 지표와 전임교원확보율, 장학금 지급률, 교육비 등이다.


교육부는 2주기 동안 100% 포뮬러 방식을 적용키로 하고 재학생수(규모 지수)를 기본 바탕으로 학생 1인당 교육비 평균액(기준 경비)과 교육비환원율(장학금), 전임교원확보율, 학생충원율(교육여건)을 종합해 대학별 재정지원액을 결정해 왔다.


학생 수에 따라 지원액 결정되는 기계적 잣대


문제는 포뮬러 방식이 재학생수가 지원액에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정부에서는 1만명이 넘는 대형 대학 대비 중소형 대학에 인센티브 등을 부여해 이를 보정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 지원액 배분 방식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사업 선정의 경우는 대학 전체를 대상으로 선정하지 않고 권역별로 선정한다. 규모에 따른 수도권 쏠림 현상을 막자는 취지이다.2019년 결산기준 대학혁신지원사업(일반재정지원사업)에서 수도권은 전체 191개 대학에서 53개 대학이 선정됐다.


지방대는 120개 대학 중 67개 대학이 선정돼 수도권 대학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높았다. 국·공립대가 아닌 사립대의 대부분이 재정지원금에 목을 매는 상황에서 연간 수십억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지 못하면 재정에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사업 선정 후 지원액은 더욱 문제를 키웠다. 2019년 기준 총 지원액 5350억원 가운데 수도권 대학에 배정된 지원액은 약 2128억이었다. 지방대 지원액은 약 3222억원이었다.


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전임교원의 논문 수, 대외적 성과가 높은 우리 대학이 학생수 1000~2000명이 적다는 이유로 성과가 낮은 모 지방대보다 지원액이 낮은 게 이해할 수 없다”며 “성과의 질이 아닌 학생수라는 양으로 평가하는 것이 온당한지 의문이 든다”고 토로했다.


경쟁만 조장하는 포뮬러 방식 지양해야


지방대는 지방대대로 현 포뮬러 방식을 성토하고 있다. 학령 인구 감소에 따라 지방대의 신입생 자원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평가요소 배점이 가장 높은 학생수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대들은 교육부가 재정지원금을 무기처럼 휘둘러 인위적인 지방 사립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표=교육부 제공
표=교육부 제공

10여년째 등록금이 동결된 상태에서 등록금을 인상하면 국고지원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신입생 유치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지방대는 ‘고립무원’ 상태에 처했다. 대학 전체 예산에서 재정지원금이 미미하기는 하지만 한 푼이 아쉬운 대학으로서는 대학평가를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다른 대학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행정비용 등 낭비 요소가 많다는 데 있다. 어떤 경우에는 허위 공시를 하는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지방 A대학 관계자는 “‘대학이 교육부의 평가를 통해 생존해야 하나’하는 자괴감이 든다”며 “교육부가 진정 지방대를 생각한다면 학생수로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교육부가 지방대의 20~30%를 감축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포뮬러 방식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지만 현재처럼 대학평가에 따른 상대평가는 모호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학평가 요소에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까다롭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대학기관평가인증제처럼 절대평가로 대학평가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C대학 관계자는 “권역별 평가의 핵심은 대학 간 협력이지만 현 포뮬러 방식은 지역 내 대학 간 무한경쟁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상생과 협력의 정신을 사라지고 눈치게임만 치열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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