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론과 기출문제를 완벽히 알고 있어! 정말?

대학저널 | webmaster@dhnews.co.kr | 기사승인 : 2012-03-05 12:32:58
  • -
  • +
  • 인쇄

▲이광준(수학전문서 '6inch' 저자. 서울대 법대 졸업)


3월의 시작과 함께 고3의 서막이 시작된다. 불타는 마음으로 이 책 저 책을 사고, 인터넷 강의를 신청하면서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마음이 너무 불탔을까? 시작도 하기 전에 몸에 탈이 나는 친구들도 있고, 그냥 불안함에 울음을 터뜨리는 친구들도 있다. 고3이 된 이후 처음 치르는 모의고사의 충격파가 그대로 전해지는 3월 달, 과연 어떤 재앙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

초심 1절_ 개념이 중요하니 완벽한 개념서가 필요하다?
3월이면 겨울방학 때 해보려다가 놓쳤던 개념 공부를 제대로 한 번 해보려는 생각에 여기저기 이론서에 대한 질문들이 넘쳐난다. 그 질문의 대부분은 당연히 ‘제일 좋은(?) 이론서를 추천해 주세요’다.

이런 물음에 저마다 이 책, 저 책에 대한 특징과 장단점을 얘기하는 응답들도 넘쳐난다.‘정석은 어려워서 보기 힘들다느니, 그래도 정석이라느니, 상위권 애들은 대부분 정석을 보니 그래도 정석이라느니, 교과서가 보기 좋다느니, 교과서는 이론이 약하다느니…’

좋은 이론서를 갖고서 수학을 공부하고 싶은 생각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렇지만, 개념을 완벽하게 실어 놓은 책이 과연 존재할까 ?

초심 2절_ 이론이 중요하므로 열심히 반복하자?
공식을 외워보라고 하면 거침없이 줄줄 암기하는 친구들이 있다. 마치 영어단어 외우듯이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정확하게 외운다. 스스로도 뿌듯해한다. 이런 친구들은 대부분 이론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평소에 이론 공부를 열심히 한다. 강의 숫자가 수 십 개가 넘는 이론편 강의도 열심히 수강하면서 실력을 쌓아간다.

수학 실력 향상은 오직 ‘이론’만이 그 정답이라는 생각 아래 오늘도 내일도 이론 학습이다. 심지어 계획표를 보니 여기저기 개념 1회독, 2회독이라는 표현들이 넘쳐난다. 마치 사탐과목 공부하듯이….
그렇게 중요한 이론 학습을 열심히 했는데 왜 정작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일까 ?

초심 3절_ 기출문제만 돌리면 수학고득점, 문제없다?
기출문제가 중요하다는 말을 워낙 들어서 학기 초부터 기출문제지를 사서 마구(?) 풀어대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기출문제를 풀면 그냥 뿌듯하다. 점수도 잘 오를 것 같고 11월 달 수능도 잘 볼 것 같고, 마냥 희망이 샘솟는다.

간혹 안 풀리는 문제가 나와도 여러 번 반복하면 문제없이 풀릴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충만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겨지고 더러워지는 기출문제지를 보면서 실력이 높아지는 자신의 모습에 흐뭇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과연 실력이 높아지고 있는가에 대한 확신은 모의고사를 치르면서 점점 무너진다. 왜 이미 풀었던 기출문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유형의 문제를 틀리게 되는 것일까 ?




(인, 인식하자)

이론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필요하다.
완벽한 이론서를 찾는 것보다 더 고민해야 하는 것은 ‘이론 자체’를 완벽하게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이론을 볼 때, 영어 단어처럼 공식을 암기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등차수열의 일반항이라고 하면 an=a1+(n-1)d (단, n은 자연수)이라는 식 자체를 외울 뿐 이 식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식’이라고 하면 그 종류, 미지수, 차수가 중요한 개념 요소가 된다. 등차수열의 일반항에서 ‘미지수’를 주목하게 되면 그 개수가 an, d로 두 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제에서는 이 두 미지수를 구하기 위한 조건이 두 개 주어지게 된다. 이러한 고민을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이론을 암기하려고만 드니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 것이다. 완벽한 이론서가 문제가 아니라 이론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는 자신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교과서에 대한 얘기가 종종 언급되는데, 솔직히 교과서는 그 목적이 수능 시험을 위한 것이 아니다. 교과서는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수학지식 습득과 논리적인 사고력 강화를 위한 교재로 만들어졌다. 당연히 수능에서 다루는 이론과 내용보다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과서만으로 이론서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물론 교과서에 이론을 보충하며 좀 더 풍부하게 만들어 가면서 공부한다면 교과서도 이론서로 충분하다.

완벽한 이론서는 존재하지도 않으므로 찾거나 구할 필요가 없다. 계속 구해야 하는 것은 이론을 최대한 완벽하게 이해하는 ‘자신의 모습’이다.

문제를 통해 이론을 다시금 확인한다.
보통 이론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암기했다고 수학 공부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수학문제 풀이가 이론 ‘받아쓰기’처럼 이론 그 자체를 알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다. 수험생들 질문 중에 이론을 완벽하게 했는데 왜 문제가 풀리지 않는지에 대한 것들이 종종 있다.

다른 과목도 그렇지만 수학의 경우 이론을 문제에 적용하는 과정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그 적용과정이 실제로 만만치가 않다. 문제를 보면서 그 문제에서 요구하는 관련 이론들을 찾아내야 하는데 이 과정은 이론을 공부하는 과정과는 전혀 다른 과정이다. 문제를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이론을 다시 끄집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어느 것 하나라도 원활하지 못하면 그 문제는 더 이상 풀 수 없게 된다. 가끔씩 사탐처럼 수학 이론만 열심히 공부하고 암기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항상 문제를 통해서 그 이론을 적용시켜 보고 문제들이 어떤 식으로 구성돼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론이 중요하다고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론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에 적용하는 연습이 매우 중요하다.

이론 바탕 없이 기출문제를 정복할 수 없다.
모든 일은 선후가 있기 마련이다. 3월 되면 기출문제지를 사서 밑도 끝도 없이 풀어대는 친구들을 볼 수가 있다. 물론 이론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연히 이런 친구들은 기출문제를 제대로 소화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착각 상태에서 계속 기출문제를 풀고 반복한다는 점이다. 특히 틀린 문제가 나왔을 때, 해답지를 보고 이해가 되면 ‘아, 내가 아는 문제인데, 이 부분에서 실수했구나.’이런 식으로 대처한다. 그런데 이 부분은 심각한 착각이다.

‘내가 아는데’라는 부분 의미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해답지를 이해할 수 있는 이론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문제를 풀이하는 것은 해답지를 이해하는 과정이 아니라 문제 자체를 보고 자신이 알고 있는 이론을 적용시켜 문제의 답을 찾아내는 것이다. 여기서 수험생들이 해답지를 이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스스로 이론을 잘 알고 있다고 착각을 하게 된다. 그 결과 이론의 반복 학습과 그 이해 과정을 소홀히 하게 된다. 수험생들의 최종적 행동은 기출문제 풀이의 반복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반복하면서 ‘왜 동일한 문제나 유사한 형태의 문제를 모의고사나 심지어 실제 수능에서 틀리게 되는가? 탄탄한 이론이 밑바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한 기출문제 풀이는 점수 향상은커녕 나는 열심히 했는데, 왜 성적이 안 오르지?’라는 의문과 좌절만 낳을 뿐이다.

결국 문제라는 것은 이론을 절묘하게 수나 식, 그래프 등의 조건 형태로 표현해놓은 것인데 우리는 그것을 거꾸로 찾아가는 과정을 밝혀내야 하는 것이다.

습관처럼 생각하고, 습관대로 행동하면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실패한 사냥’이라는 결과뿐이다.


[저작권자ⓒ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서울대 올 수시정원 80%로 확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