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운용 실태 '엉망', 비리 만연"

정성민 | jsm@dhnews.co.kr | 기사승인 : 2011-11-03 15: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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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대학재정 운용실태 감사 결과 중간 발표
자의적 예산 편성·교비 유출 등 등록금 인상 요인 제공
교비횡령·회계부정 등 범죄·비리행위 '속출'

“B대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직전 회계연도 집행잔액이 94억 원에서 345억 원에 달하는 데도 이를 수입 예산에 한 차례도 계상(計上·계산하여 올림)하지 않음.”


“10개 대학은 2008년 7월 로스쿨 인가를 받으면서 법인에서 총 408억 원의 로스쿨 운영비를 부담하기로 하고도 법인은 167억 원만 부담하고 나머지 241억 원은 교비회계에서 지출함.”


“A대 이사장 일가는 여러 학교 법인을 운영하면서 160억여 원의 교비를 횡령, 부동산 매입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함.”


대학들의 재정 운용 실태가 ‘엉망’이고 대학가에서 교비횡령·회계부정 등 범죄·비리행위도 서슴치 않고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대학들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은 3일 ‘대학재정 운용실태 감사 결과’에 대한 중간 발표를 실시했다. 최근 감사원은 총 113개 대학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등 감독기관을 대상으로 △등록금·대학 재정 운용 적정성 △법인·대학 재정 집행 책임성 △교과부의 부실 우려 사립대 관리 적정성 등 3개 분야에 대해 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감사원의 중간 발표에 따르면 대학의 예산 편성 관행 등이 등록금 상승을 초래하는 문제점으로 지적됐으며 법인·대학 운영과정에서 비위행위자가 다수 적발됐다. 또한 일부 사립대들이 정부의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편법을 동원하거나 불법행위를 저지른 실태도 확인됐다.


■자의적 예산 편성·교비 유출 등 등록금 인상 요인 제공=감사원이 전국 35개 주요 대학(사립 29개교·국공립 6개교)을 중심으로 등록금 산정과정의 적정 여부 등을 분석한 결과 ▲자의적 예산 편성(예산 편성 시 지출은 과다·등록금 외 수입은 과소 계상 등) ▲교비수입을 법인회계 등 타 회계수입으로 처리 ▲교비에서 부담하지 않아야 할 비용을 교비로 부담 ▲사학법인의 재정부담 의무 해태(懈怠·행동이 느리고 움직이거나 일하기를 싫어하는 태도나 버릇) 등이 등록금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지적됐다.


실제 A대는 설계용역 등 구체적 계획도 없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공과대학 및 본관 신·증축비로 277억 원을 계상했다가 미집행하는 등 집행 불가능한 시설사업비 예산 계상을 되풀이했다. C법인은 2005년 7월 경기도 소재 교육용 토지를 240억 원에 매각하면서 교과부로부터 대학의 시설자금 전출 조건으로 처분 허가를 받고도 법인 수익사업체 운영비로 사용했다.


또한 E대와 F대 등 13개 대학은 법인이 부담할 총 182억 원 상당을 교비로 지출했고 G대 등 8개 대학은 최근 5년 간 교비회계에서 산학협력단이 부담해야 할 운영경비로 총 103억 원을 집행했다. 아울러 U대 법인은 여유자금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2008년까지 전액 부담하던 법정부담금을 2009년부터는 ‘운용자금 부족 우려’ 등의 이유로 50% 삭감, 교비회계에 부담을 전가했으며 V대 법인 역시 여유자금이 있는 데도 법정부담금 92억 원을 교비회계에 전가했다.


■법인·대학 운영과정에서 범죄·비리행위 적발=이번 감사원의 중간 발표 결과 법인과 대학 운영과정에서 다수의 범죄·비리행위가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사장·총장 등 경영 주체에 의한 교비횡령·전횡(11개 대학·20여 명) ▲교수의 국고보조금 등 편취(11개 대학·20여 명) ▲직원의 횡령 등 회계 부정(14개 대학·30여 명) ▲국립대 총장·교수 등의 비위(4개 대학·10여 명) ▲감독기관의 사립대 유착·금품 수수 등 비위(8명) 등이 이번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이사장·총장 등 경영 주체에 의한 교비횡령·전횡과 관련해서는 D대 이사장 일가의 경우 학교 수익용 시설의 수익금을 횡령하고 이사장 일가가 운영하는 업체에 교비를 불법 지원했다. G대와 H대에서는 각각 횡령 전력이 있는 이사장의 배우자(전 교수)와 설립자(전 총장)를 부속기관장으로 임명하고 고액의 보수를 지급했으며 K대에서는 총장 개인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교비에 전가했다.


교수와 직원들의 비리 행위도 만연했다. L대 교수와 M대 교수는 연구비 공동관리, 허위 지출결의 등의 수법으로 국고 보조금(연구비)를 횡령했고 13개 대학의 직원 20여 명은 학교 자금 19억여 원을 횡령,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또한 감사원 감사 결과 사립대뿐 아니라 국립대에서도 편법·비리 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대 총장은 총장 선거 시 공약을 이행한다는 이유로 2009년 정부의 인건비 동결에도 불구하고 교직원 수당을 교수의 경우 60만 원, 직원의 경우 35만 원 인상해 총 11억 원을 지급했다. 의대 교수인 R대 총장은 2007년 총장 당선 후 진료행위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도 진료수당 9000만 원을 부당하게 수령했다.


교과부 등 감독기관이 비리 행위에 연루된 사실도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교과부 T국장은 국립대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승진청탁 대가로 400만 원을 받았고 직원들에게 배분된 인센티브 성과금 200만 원을 되돌려받았다. 또한 교과부가 대학의 편법 인수를 허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부실 우려 사립대들, 편법·불법행위 ‘만연’=감사원이 교과부의 부실 우려 사립대 관리 적정성 등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일부 사립대들이 정부의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편법을 동원하거나 불법행위를 저지른 실태도 확인됐다.


B대는 신입생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2005학년도부터 2011학년도까지 교직원 가족 4명을 전액 장학생으로 명의상 입학시켜 출석·시험 없이 학위를 수여한 뒤 다음 해에 학과를 바꿔 다시 입학시키는 편법 충원을 실시했다. D대 등 2개 대학은 인근 고교 교장·교사에게 현금, 상품권, 해외연수비를 지원하는 등 17억 원 상당의 교비를 부당하게 집행했고 F대 등 9개 대학은 학생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총 200여 명에게 학점을 부당 부여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등록금과 관련해서는 교과부에 분석 결과를 통보, 내년 등록금 정책에 반영토록 하고 대학의 재정·회계 시스템의 투명성과 제고방안도 마련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라면서 “적발된 비위행위자 가운데 중대범죄 혐의자 90여 명은 직접 수사의뢰하고 나머지 다수는 교과부 등으로 하여금 고발징계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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