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라?? 문제가 짧아 보이는데, 4점짜리네. 이러면 뭔가 무서운데…… 시그마가 보여서 일단 수열 영역인 것 같긴 한데, 조합 기호인 도 보이는 걸 보니, 조합 영역도 해당되네. ① 통합영역인 건가?? 복잡해 보인다. 일단 시그마 뒤에 있는 ② 조합의 합들이 간단히 정리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지? 슬슬 짜증나기 시작하네……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질 않아…… 시그마 문제는, 이해가 안 되면 무식하게 하나하나 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던데, 눈 딱 감고 하나씩 더해볼까? 이제 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수학을 잘하려면 ‘공식’을 외워야 해!
이건 수학 학습에 있어 ‘공식’과 같다. 그런데 ‘공식을 외우기만 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인가?’ 에 대한 답은 결코 ‘아니다’이다. 헤아릴 수 없이 들었던 ‘외워야만 하는 공식’이 아닌 보다 더 근본적으로 ‘공식’이 수학 학습에 있어 던지는 중요한 의미를 살펴보자.
공식도 자격이 필요해!
엄밀히 말하면 ‘공식’만 있는 것이 아니라 ‘법칙, 성질, 정리’(예를 들어 지수법칙, 로그성질 등)도 있으며, 보통 이들을 한데 아울러서 ‘공식’이라고 부른다. ‘공식’은 계산의 법칙이나 방법을 문자와 기호를 써서 나타낸 식을 의미한다. ‘법칙’은 여러 의미가 있지만, 수학에서는 특히 연산의 규칙을 의미한다. ‘성질’은 보통 그 의미를 찾아보기 힘든데, 법칙이나 정리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충분하다. ‘정리’는 수학적으로 참인 명제로부터 증명(證明)에 의해 유도되는 것을 의미한다.
‘공식’이라는 명칭이 부여되기 위해서는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그 자격 중 제일 중요한 것이 ‘증명’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명에 의해서 일반성을 얻지 못하면, ‘공식’이라고 부를 수 없다. 예를 들어 로그의 ‘밑변환 공식’이 일반적인 로그문제가 아니라 특수한 로그문제에서만 적용이 된다면, 그것은 풀이 과정의 한 형태일 뿐이지 공식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공식’은 증명과정을 거쳐서 ‘일반성’을 얻어야 비로소 공식으로 자격을 갖추는 것이다.
수능 기출문제를 보면 다수의 증명 문제들이 있는데, 대부분 공식․법칙․성질․정리에 관한 증명이다. 따라서 공식 등을 공부할 때, 그 증명과정을 꼼꼼히 살펴보고 직접 증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공식은 카멜레온 !?
“공식을 있는 그대로 문제풀이에 적용하면 되겠지.”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정말 ‘안 되지’ 다. 공식이 문제풀이에 있는 그대로 사용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공식을 알고 있어도 문제를 풀지 못하는 낭패를 당하게 된다. 학생들 중에는 공식을 잘 외우고 있는데, 문제에 적용이 안 된다고 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이유는 공식이 ‘카멜레온’과 같이 변화무쌍하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단순히 공식을 적용하는 기본문제만 시험에 나온다면 무슨 걱정일까? 그런데 출제자는 카멜레온이 상황에 맞게 여러 가지 색으로 변하듯 수험생들도 문제에 따라 공식을 여러 가지로 변화시키고 응용하기를 원한다. 이 정도 되면, 공식이 그냥 그 형태를 외우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공식은 순수하게 그 자체로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공식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공식도 ‘식’이기 때문에 부등식이나 등식의 형태를 띠게 된다. ‘식’이라는 말이 등장하는 순간 ‘변형’이라는 개념이 동시에 떠올라야 한다. ‘식’에서 중요한 개념은 ‘생성, 변형, 풀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공식에서는 ‘변형, 풀이’가 중요한 개념이 된다. 글 첫머리에 난데없이 등장했던 평가원 문제는 그 예를 적절하게 보여준다.
해당 문제는 하나씩 일일이 대입해서 정리하면 답이 나오겠지만, 당연히 그보다 간단한 방법이 있다. 일단 이 문제는 ‘∑’와 ‘조합의 성질’과 관련된 ① 통합영역 문제다. 통합영역 문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실제 문제와 관련된 각 영역의 개념만 알고 있으면, 오히려 간단하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수열』단원에서 배우겠지만, 우선 ∑ 뒤에 오는 것은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수열의 ‘일반항’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를 바탕으로 조금 눈치가 빠르면, 시그마 뒤에 있는 조합의 합들이 간단하게 정리되어 일반항으로 바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문제를 처음 보고 ‘② 조합의 합들이 간단히 정리될 것 같은데’ 라는 느낌을 가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느낌을 가졌다면, 문제를 대하는 감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 단계인데, 도대체 어떻게 조합의 합들을 간단히 할 것인가? 여기에 바로 이 문제의 포인트가 있다. 바로 이항계수의 ‘성질’이 적용되어야 한다. (단, 이항계수의 성질이 나왔을 때는 첨자에 주의해야 한다.)
보통의 경우 이항계수의 성질은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그런데, 문제의 경우 왼쪽 아래 첨자가 대신에 이므로, (여기서 기존 공식에 변형이 일어난다.)

로 간단하게 등비수열의 일반항으로 표현된다. 결국 이 문제는 등비수열의 합을 구하는 문제로 최종적으로 바뀌게 된다. ‘이항계수의 성질’이 마치 마법의 주문처럼 문제의 형태를 바꾼 것이다.

‘공식’으로 인한 말썽과 그 해결
우선 ‘공식’의 암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① 기본적 유형의 문제풀이가 불가능해진다. 또한 공식에 대한 이해와 증명 없이 단순한 암기에 그치게 된다면, ② 응용된 문제의 경우에는 ‘공식’을 알고서도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공식’을 암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 공식이 어떻게 도출되었으며, 실제 문제에는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증명 과정을 알아야하는 것이 바로 그 맥락이다. 특히 증명 과정이나 공식 도출 과정의 여러 수학적 사고나 해법들이 실제 문제풀이에서 이용되는 경우도 많다.)
무조건적으로 ‘공식 등’을 암기하는 것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간혹 문제에서 원래 ‘공식 등’과는 달리 변형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속 언급하지만 ‘공식’의 본질적인 의미나 기타 증명 과정을 이해한 후에 암기해야 한다. 그리고 ‘공식’이 어떤 유형의 문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평소 문제를 풀면서 정리해 놓을 필요가 있다. 오답정리를 할 경우에는 해당 문제에 직접 적용되는 공식뿐만 아니라 관련 공식까지 다 찾아서 함께 정리하는 것이 기억에도 도움이 된다. 공식은 문제를 풀어내는 주문이다. 공식을 제대로 이해한 학생들만이 슈렉과 함께 피오나 공주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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