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자사고 등 일반고 전환 관련 첨예한 갈등 전망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6·1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는 9개 지역, 중도보수 후보는 8개 지역에서 각각 당선됐다. 진보와 보수의 균형이 맞춰지면서 지난 8년간 이어진 진보교육감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서울과 경기에서는 진보 성향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와 중도보수 성향의 임태희 경기교육감 후보가 당선되면서 10여년 만에 서울과 경기도의 교육 동맹에 파열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조 당선인의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와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을 두고 임 교육감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세종·울산·광주·충남·전북·전남·인천·경남 등 9개 지역에서는 진보 성향 후보가, 경기·부산·대구·대전·경북·강원·충북·제주 등 8개 지역에서는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가 각각 승리했다.
수적으로는 진보 성향 후보가 1명 더 당선됐지만 지난 2014년(13곳)과 2018년(14곳) 선거와 비교해 보수성향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같은 결과는 유·초·중·고 교육정책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오는 2025년 시행 예정인 고교학점제와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 주요 현안을 두고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진보 vs 보수, 보수 vs 진보
실제로 보수 정권인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데 이어 시·도교육감 선거에서도 진보의 독주에 제동이 걸리면서 교육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는 각 후보들의 당선 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났다.
임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은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으며, 서울시교육감 3선에 성공한 조 당선인은 “자사고 유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임 당선인은 당선이 결정된 후 인터뷰에서 “혁신교육이 현 경기교육의 정책인데,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획일적·편향적 현실에 안주했던 교육을 자율적·균형적·미래지향적 교육으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조 당선인은 “자사고 유지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큰 기조를 유지하면서 다른 후보들이 비판적으로 던진 제안을 검토해 혁신교육이 아이들의 지덕체를 보듬는 종합적 대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과 경남 또한 보수와 진보 성향 교육감이 각각 당선되면서 갈등의 여지를 남겼다. 부산에서는 보수 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회장 출신의 하윤수 후보가 당선됐으며, 경남에서는 진보 성향의 박종훈 후보가 막판 뒤집기로 3선에 성공했다.
하 당선인은 “공교육을 정상화해 우리 아이들이 인성과 창의를 배우고 재능의 꽃을 활짝 피우게 하겠다”며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고, 그들이 부산의 대학과 산업 현장으로 진출해 가진 역량을 마음껏 펼치게 하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지난 임기에 시작한 미래교육을 더 나은 미래교육, 더 새로운 미래교육으로 만들기 위한 걸음을 시작하겠다”며 “학생 각자가 지닌 성장 속도에 맞춰 스스로 꿈을 만들도록 돕는 학생 맞춤형 미래교육 체제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진보와 보수 교육감 당선자들의 이같은 교육관은 당장 다음달로 예정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구성과 국가교육위원회 당연직 위원 선정 등에서 치열한 힘겨루기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사고·특목고 확대? 폐지?
자사고 등의 일반고 전환은 교육감 선거의 뜨거운 감자였다. 이와 관련해 서울과 부산 교육감 당선인이 포문을 열었다.
하 당선인은 부산의 동서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사상구와 북구에 자사고, 특목고를 각각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반면 조 당선인은 당선 인터뷰에서 자사고 유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으로 고교학점제 보완과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재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던 만큼 이를 두고 강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들의 약진으로 기초학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도 나타날 전망이다. 보수 성향 교육감 당선인들은 선거과정에서 진보 교육감 8년 체제로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됐다며 학업성취도 진단평가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 당선인을 비롯해 신경호 강원도교육감 당선인,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당선인 등은 학습 격차와 학력 저하를 지적하며 학업성취도 진단평가 재도입에 대한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이같은 변화가 학생들에게 지나친 경쟁 과열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이미 학생들은 학업성취도 평가 외에도 대입이라는 가장 큰 경쟁에 노출돼 있다”며 “학업성취도 평가를 도입할 경우 학생과 학생, 학교와 학교 간의 과열경쟁을 부추겨 학생들을 더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에 노출 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특히 하 당선인의 경우 전수 학력평가 순위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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