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도 통제하는 컨트롤타워 동반해야

[대학저널 최진 기자] “4차 산업혁명의 으뜸은 빅데이터”라는 말이 있다. 빅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근간이 된다는 말이다. 정부는 빅데이터 연구비 지원과 전문가 양성교육, 중소‧기업벤처기업 지원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빅데이터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대학들도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의료·자원·금융·광고 등 다방면에서 빅데이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 성과를 살펴보면 향후 빅데이터가 한국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가늠해볼 수 있다. 주목할 만한 국내 대학들의 빅데이터 연구 성과를 살펴보자.
빅데이터, 안전한 먹거리부터 지역문화 부흥까지
경남대학교(총장 박재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경상남도와 공동으로 ‘안전한 수산물 먹거리 제공을 위한 loT기반 통합 실시간 수조 수질관리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경남대 연구팀은 경남 도내 수산시장과 횟집 수조에 IoT기반의 스마트 센서 시스템을 설치, 수질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수집된 센서 정보는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수조 수질 감시와 여름철 비브리오균, 겨울철 노로 바이러스 예측에 활용된다.
이 기술은 경남 도민들에게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안전한 경남 바다’ 이미지를 활용해 경남 먹거리에 대한 신뢰도를 상승, 방문객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데이터 연구로 변화될 또 하나의 모습은 사람들의 선호도가 즉각 반영되는 대형마트다. 기존에도 유통·금융업계는 소비자 패턴을 분석한 금융상품 개발과 상품진열 등을 해왔으나 이제는 분석 속도가 1000배 가량 빨라진다.
지역문화 발전도 예상된다. 고려대학교(총장 염재호) 산학협력단은 경상북도 청송군과 협약을 체결하고 빅데이터 과학기술을 활용해 지역특화산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양 기관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특화상품과 서비스를 발굴하고 해당 산업의 생태계 조성 및 육성을 위한 상호 협력도 진행할 예정이다. 고려대는 빅데이터 기술을, 청송군은 지역 데이터를 제공해 지역 문화·경제 살리기에 맞손을 잡는다.

전북대학교(총장 이남호)는 지역 문화발전과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 청년 실업문제를 하나로 묶었다. 전북대는 5월 말부터 30여 명의 교육생을 모집해 호남권이 갖고 있는 문화유산이나 지역경제 현황을 빅데이터로 만들어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빅데이터 인재까지 양성하고 있다.
특히 전북대의 빅데이터 인재양성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인문·사회 계열의 전공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인문학 시각으로 현상을 바라보고 IT기술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새로운 형태의 빅데이터 연구방향이기 때문에 전북대의 융·복합형 인재 양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세시대 진일보시키는 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에서 주목받는 분야 가운데 생명·바이오 분야를 빼놓을 수 없다.
건국대학교(총장 민상기) KU융합과학기술원 김재범 교수 연구팀(의생명공학과)은 특정 단백질들 간의 상호작용을 네트워크 구조로 시각화하는 웹 어플리케이션 ‘인터스피아(INTERSPIA)’를 개발했다. 단백질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 주변 단백질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을 효과적인 데이터로 시각화해 단백질 상호작용 분석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북대학교(총장 윤여표) 종양이완네트워크연구센터는 빅테이터를 활용해 암타깃을 선정하고 이를 각종 화합물, 천연물질, 세포치료제, 항체 및 단백질을 활용해 제어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국내 유수의 연구기관과 국내외 제약회사, 해외 대학 연구소까지 동참한다. 충북대가 주목하는 것은 관절염과 치매, 암으로 성장하는 염증과 종양 등에 관한 연구다.
충북대는 암과 깊은 연관성을 지닌 타깃을 선정해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수천만의 화합물 및 천연물질을 찾아낼 계획이다. 이 과정을 통해 기록된 데이터들은 항체 의약품을 개발하는데 활용된다. 관절염 및 치매와 암 이환 억제제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보다 효과적이고 저렴한 치료제 개발을 기대할 수 있다.
이밖에도 SNS 데이터를 분석해 상견례나 동창회 등 사용자의 목적에 맞는 장소를 알려주는 KAIST 빅데이터 연구, 부정훈련이 의심되는 직업훈련 보고를 추출하는 코리아텍의 빅데이터 연구 등 국내 대학별 연구가 대학 특성별로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다.
질 저하, 컨트롤타워는 풀어야 할 숙제
그러나 국내 대학 연구소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빅데이터 분야도 문제점이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빅데이터 정책 추진 현황과 활용도 제고방안' 입법·정책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세계적 수준의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와 기술을 보유하면서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양 부족 등으로 빅데이터 관련 기술 수준도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7년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결과를 보면 한국은 디지털경쟁력순위에서 ‘빅데이터 사용 및 활용능력 수준’은 평가대상 63개 국가 중 56위를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 2013년 공공데이터법을 제정하는 등 데이터 활용방안을 이전부터 준비해왔지만, 데이터양의 부족과 공공데이터 개방수준이 제한적이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빅데이터 정책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요구되는 것이 바로 빅데이터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정부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이다. 정부 전담기관이 빅데이터 관련 정책에 동력을 제공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구 속에서 2017년 10월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출범한다. 그러나 정부의 컨트롤타워는 4차 산업혁명 주요 분야들의 발전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까지 다뤄야 했다. 특히 빅데이터가 담는 정보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이해관계가 상충하기 때문에 컨트롤타워가 법과 제도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오늘날 국내 빅데이터 시장이 개인정보를 산업적·상업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고 거래하기 위한 것들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빅데이터 활성화보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정부 컨트롤타워가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가시적이 빅데이터 연구의 성취보다 포괄적이고 독립적인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 활성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언급했다. 그래서 2018년 빅데이터 R&D 예산은 1조5000억 원에 이른다. 국대 대학들도 정부 지원으로 탄력을 받아 다양한 방면의 빅데이터 성과를 드러낸다. 다만 시민단체들의 주장처럼 컨트롤타워 없는 빅데이터 세계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이 골든타임의 진위를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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