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저를 장학생으로 뽑아주셔서 경제적인 고민보다 학교생활과 공부 같은 더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남에게 받은 도움을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미덕을 배웠습니다."
2017년 새해를 앞두고 건국대에서 한국 유학의 꿈을 이룬 고려인 후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2017학년도 건국대 외국인 특별전형에 합격한 카자흐스탄 고려인 후손 김일랴(여·23) 씨.

김 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고교와 대학 진학을 모두 포기해야 했지만 건국대의 '고려인 후손 장학생'으로 선정, 지난 3월 건국대 언어교육원에 입학했다. 언어교육원 1년과 학부과정 4년 등 5년간 등록금 전액과 기숙사비는 건국대가 전액 지원한다.
또한 5년간 총 3000만 원의 생활비 장학금은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이 지원한다. 김 회장은 2014년 156명에게 3억 원, 2015년 196명에게 3억 원 등 건국대 부동산학과와 토목공학과 학생 등을 위해 '호반장학금'을 계속 기부하고 있다.
앞서 건국대는 올해 초 '고려인 후손 장학생' 제도를 신설했다. 이에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와 알마티 한국교육원 추천에 따라 김 씨를 첫 장학생으로 선발했다. 김 씨의 할머니는 1937년 구 소련의 극동 지방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당한 고려인 1세다. 김 씨는 고려인 2세인 아버지와 키르기스스탄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했다.
그렇다면 김 씨가 한국 유학을 꿈꾼 배경이 무엇일까? 바로 미국 유학생활이 계기였다. 즉 김 씨는 부모님이 어렵게 마련한 돈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나 미국 유학 시절 한국인 친구와의 대화에서 고려인 후손이 '한국어를 단 한마디도 못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김 씨는 귀국 이후 부모님께 더 이상 부담을 드릴 수 없어 하루에 7시간씩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았다. 이유는 단 하나. 한국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며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서다. 2014년 드디어 김 씨의 꿈이 이뤄졌다. 김 씨는 4000만여 원을 들고 한국의 한 대학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하지만 돈이 떨어지자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김 씨는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가서도 한국 유학을 위해 다시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를 눈여겨본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와 알마티 한국교육원에서 건국대에 김 씨를 장학생으로 추천했다. 당시 건국대는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국제교류, 농업-IT(정보기술) 분야 해외 개발 협력을 추진하던 중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고려인 교포사회의 장학생 지원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고려인 후손을 위한 장학제도'를 만들었다. 그 1호 주인공이 바로 김 씨다.
김 씨는 지난 1년간 건국대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며 실력을 키워나갔다. 김 씨는 한국어 소통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한국 예능프로그램을 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미디어 관련 직종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이에 건국대 국제처가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선배들과 만남을 주선했다. 김 씨는 선배들로부터 학과 공부와 진로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고 마침내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학부과정으로 결정했다. 특히 김 씨는 합격 소식을 들은 이후 자신에게 생활비 장학금을 지원한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에게 직접 감사편지를 보냈다.
김 씨는 "장학생이 되는 것은 지난 3년 동안 제 꿈이었고 제가 한국에 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장학생으로 뽑히고 나서 정말 꿈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카자흐스탄 고려인 후손으로 태어나 한국과 카자흐스탄을 동시에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교류협력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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