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스스로 만든 법에 구속되는 걸까?"

유제민 | yjm@dhnews.co.kr | 기사승인 : 2016-05-11 10: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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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법의 지도', 법과 정의의 간극 원인 해석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 도대체 법은 왜?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된 유해 물질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일으켰지만 정부와 사법당국은 이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또한 입법을 담당하는 국회에서도 여러 건의 관련 법안이 제출됐지만 결국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폐기돼고 말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조세 회피처에서 돈세탁을 하고 비자금을 은닉한 사람들이 공개됐는데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무려 195명이나 된다.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는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원인이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세상에는 오늘도 이해하지 못할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 법이라는 질서를 잡아주는 장치가 있음에도 안전하지 못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일까?


신간 '법의 지도'(최승필 지음, 헤이북스 펴냄)는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은 법질서이며 법은 시민의 합의로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세상이 움직이는 속도는 빨라졌지만 그에 비해 시민의 합의는 제때 이뤄지지 못했기에 틈이 벌어지게 됐으며 그로 인해 정의롭지 않으면서도 법에는 저촉되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세상은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거기에 맞춰 최선의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법을 이해하고 법의 지도를 읽어야 한다.


우리는 왜 법을 만들고, 스스로 법에 구속되는가?
'법대로 하자'고 흔히들 말한다. 과연 법대로 하는 것이 옳을까?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지 사회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는 완벽한 규칙은 아니다. 오히려 대립되는 수많은 이해관계 때문에 서로가 가져가야 할 이익을 적정한 선에서 타협한 산물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그렇기 때문에 법은 때로는 오류도 있으며 불완전한 상태로 있기도 한다.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은 당연히 올바른 법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법이 잘못 해석되고, 잘못 집행되고 있다면 제대로 된 해석과 집행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이 책 '법의 지도'는 법전이라는 진부하고 딱딱한 규범이 아닌 시대와 상황에 따라 매 순간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거대한 반응체로서의 법을 이야기한다. 법은 현상을 가장 잘 반영하는 유용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규칙과 관습을 바탕으로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합의에 의해 룰을 만들었기에 일상에서, 혹은 눈부신 기술의 진보에서도 법의 역할은 다양하고 중요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문명의 이익을 함께 누리기 위해서는 법을 어떻게 적용하고 사용할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저자는 완벽한 법이란 없으며 오직 시민의 합의가 최선의 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시민의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법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총 3부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 법이 탄생해 성장, 진화하는 과정을 살펴보고 2부에서는 법이 사회의 질서를 넘어 국가의 운영 규칙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알아본다. 그리고 3부에서는 미래 시대라고 일컫는 글로벌 금융 시대, 안전·생존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법이 어떠한 모습과 역할을 할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 저자 - 최승필
독일 바이에른주 뷔르츠부르크에 있는 율리우스-막시밀리안 대학교(Julius-Maximilians Universität Würzburg)에서 2년간 경제학을 배웠다. 같은 대학에서 경제공법으로 법학 박사(Dr. iur. / Magna cum Laude) 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에서 오랫동안 기업 분석, 외채와 국제수지 등 일을 하다가 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을 가르치고 있다. 국회에서 입법 지원 업무를 하고 있으며 정부와 국책연구소에 자문을 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UC버클리 대학교 로스쿨(UC Berkeley Law School)에서 분주한 연구의 시간을 보냈다. 또한 중국 런민대학교(中國人民大學校) 법학연구원의 객원 펠로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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