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투어]“우리나라 대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서울시립대”

이원지 | wonji@dhnews.co.kr | 기사승인 : 2014-02-25 15: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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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는 작지만 ‘강한’ 대학, 긴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젊은’ 대학
2012년 반값등록금 실행 이후 수험생이 가장 가고 싶은 대학으로 ‘손꼽혀’
캠퍼스 곳곳에 학생들을 위한 휴식공간 제공, 도시과학분야는 국내 ‘최고’


지난 2012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 중 하나가 있다면 바로 ‘반값등록금’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약으로 내건 후 이를 성사시켜 대학가는 물론 우리 사회에서 커다란 이슈를 가져온 일종의 ‘사건’이었다. 반값등록금이 성사된 지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서울시립대학교. 수많은 시간동안 쌓아왔던 위상과 명성에 반값등록금이라는 강점까지 더해 서울시립대는 어느덧 수험생과 학부모가 제일가고 싶은 대학으로 손꼽는 곳이 돼버렸다.


약점 극복하고 이뤄낸 성과들 ‘더욱 빛나’

겨울이지만 유난히 따뜻한 기운이 만연했던 구정 연휴 하루 전날, 기자는 서울시립대를 찾았다. 때마침 경기도에 위치한 충현고 학생들이 캠퍼스투어를 위해 서울시립대를 방문한 날이기도 했다. 기자는 충현고 교사 3명과 20여 명의 고등학생들과 함께 서울시립대 구석구석을 탐방하며 깊은 속내까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캠퍼스투어를 위해 홍보대사 ‘이루미’ 중 5명(김재섭 도시사회학과 09, 박혜린 도시사회학과 11, 이혜원 경영학부 12, 임승구 경영학부 10, 김태우 기계정보공학과 10)도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과 기자를 위해 학교를 안내했다.


“우리 대학은 긴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젊은’ 대학입니다. 1918년 설립됐지만 서울시립대학교라는 교명을 가지게 된 때는 1981년이니까요.” 이날 캠퍼스투어의 진행을 맡은 이루미 김재섭 씨가 첫 말문을 열었다.


김 씨의 말처럼 1918년 경성공립농업학교로 개교한 서울시립대는 올해 96주년을 맞았지만 1987년 종합대학교 승격 후 지금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으므로 역사는 길지만 젊은 대학이다. 사실 학교의 규모가 너무 작아 졸업생의 수도 적어 인지도 면에서는 꽤나 불리했다. 하지만 이런 약점을 가지고도 최근 몇 년간 이 대학이 이루어낸 성과는 놀랍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6년 연속 특성화 우수대학(도시과학 분야)으로 선정됐고 교육역량강화사업(2008~현재),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ACE사업, 잘 가르치는 대학, 2010~현재)에도 이름을 올렸다. 특히 2012년 ACE사업 우수사례 대학에도 선정돼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8년에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유치했고, 국내 최초 건축학교육 국제인증을 획득했으며, 이어 공학교육과 경영학 교육 인증도 받았다. 최근 몇 년간 외부기관의 평가 또한 우수해 2010년 교육부 대학경쟁력 평가에서는 4위를 차지했고, 중앙일보 평가 순위도 매년 상승하고 있다.


‘임전무퇴’, 서울시립대의 정신

이루미들의 안내로 학생들과 함께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미래관’이었다. 이곳은 종합강의연구동으로 수학과, 통계학과, 경제학부, 경영학부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건물이다. 2011년 신축된 건물로 서울시립대 건물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최신식 교육 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하에는 편의시설이, 200여 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큰 강의실도 이 건물에 있어 학생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다.

미래관 바로 뒤편에는 운동장이 펼쳐져 있다. 이 운동장에는 인조잔디가 깔려 있어 시각적으
로도 뻥 뚫린 시원한 느낌을 주고 학생들은 공강 시간을 이용, 축구나 각종 스포츠 활동을 즐기고 있다.


미래관을 뒤로하고 학교본부를 지나가는 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조형물이 있었다. 독수리처럼 보이는 커다란 새 조형물이다.
“저기 보이는 조형물은 장산곶매라고 하는데 혹시 들어보셨나요?” 이혜원 씨가 설명을 시작했다. “장산곶매는 사냥을 나갈 때 둥지를 부수고 박차며 나간다고 해요. 그만큼 단단한 결의를 다지고 사냥에 나간다는 것인데 이런 임전무퇴 정신이 우리 대학의 상징입니다.”


아름다운 길과 건축물로 각종 드라마, CF장소로 ‘각광’

학생들과 장산곶매 조형물을 지나 캠퍼스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유난히 예뻐보였다. 박혜린 씨가 설명을 시작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중앙로라고 불리는데요, 정식명칭은 시대로입니다. 이 길은 정문에서부터 중앙도서관까지 이어지고 우리 대학의 중앙에 위치해 있어 학생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길이죠. 산책코스로도 좋아요.” 때 마침 인근 지역 주민들도 산책을 나왔는 지 여유롭게 캠퍼스를 거닐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길이기도 했다. 박 씨는 “우리 대학 캠퍼스가 아름답기로 유명해서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으로도 많이 이용되기도 했는데 이 길은 MBC드라마 ‘마이프린세스’에서 김태희 씨가 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길이기도 해요.”


다음은 법학관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과 생활체육정보학과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건물이다. 김태우 씨는 “법학관은 2008년 신축된 건물인데 이듬해인 2009년에 공공건축물 건축대상을 받기도 한 건물입니다”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김 씨의 설명을 들어보니 이곳에는 스포츠 센터인 웰니스와 법학전문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는데 건축대상을 받을 정도로 아름다워 역시 매스컴의 주목을 많이 받은 건물이었다.


도시과학 연구의 중심

이루미들이 다음으로 우리를 안내한 장소는 배봉관이었다. 예전에는 중앙도서관으로 사용됐다가 지금은 조경학과와 도시공학부에서 활용하고 있는 건물이다.


여기서 잠깐! 서울시립대 하면 떠오르는 학과가 어딜까? 바로 이곳, 배봉관을 이용하고 있는 도시공학부다. 서울시립대는 ‘도시과학 연구의 중심’이라는 별명이 어색하지 않다. 이 대학은 대도시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문 분야 즉 도시과학을 교육·연구하는 데 주력해왔다. 7개 단과대학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도 도시과학대학이고 시책연구소인 도시과학연구원, 서울학연구소, 도시방재안전연구소, 반부패시스템연구소, 도시인문학연구소가 서울시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소속 학과로는 도시행정학과, 도시사회학과, 건축학부, 도시공학과, 교통공학과, 조경학과, 환경공학부, 공간정보공학과 가 있다.


또한 최근에는 국제 도시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국제도시과학대학원이 신설되기도 했다. 지난해 한만희 전 국토해양부 차관이 국제도시과학대학원의 원장으로, 박현 KDI 소장이 교학과장으로 국제도시과학대학원에 합류해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UOS ABLE!

그렇다면 서울시립대가 추구하는 교육은 어떤 것일까? 서울시립대는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이를 UOS ABLE(Activity Based Learning & Education)이라 명명했다. 기존의 일방적 지식전달 교육에서 역량함양 중심교육으로 교육 방식을 바꾼다는 의미다. 또한 강의실에서의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무수히 산재하는 정보를 통합, 분석하는 능력을 기르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훈련 과정을 통해 지적 역동성을 진작시키는 교육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서울시립대가 추구하는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전공스페셜 프로그램, 심화교육, 융합과목을 개설했고 건축, 공학, 경영 등 외부 인증을 실시하지 않는 교내 전학부·과에 자체인증 시스템을 마련, 교육 인증을 실시하고 있다.


재학생들은 강의실보다는 현장에서, 주어진 시험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방법으로 창의적인 지식을 체득하고 있다. 졸업생들은 허울뿐인 스펙이 아니라 어디에 던져져도 헤쳐나올 수 있는 단단한 내공을 길러 사회로 진출되고 있다.


시대텃밭과 하늘 연못, 학생들을 위한 쉼터

서울시립대는 소규모 캠퍼스임에도 불구하고 쉼터를 곳곳에 만들어 두는 등 학생들을 위한 작은 배려도 돋보인다. 시대텃밭과 하늘 연못이 대표적이다. 시대텃밭은 기존에 주차공간이었던 부지가 학생들이 직접 식물을 키울 수 있는 곳으로 재탄생된 장소다. “텃밭 분양 신청 경쟁률이 수강신청 시간과 같은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면 믿으시겠어요?” 임승구 씨가 설명을 이어갔다.


시대텃밭은 교내 주차장 21면(350㎥)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조성된 것으로 지난해 5월 30일에 개장했다. ‘시대텃밭’은 학교 구성원 14개 팀 130여 명이 경작하고 있으며 텃밭 주변에는 허브를 심고 학내에서 발생하는 고사목을 활용해 통행로와 휴식 공간을 조성했다.


임 씨는 “저는 하늘 연못이 우리 캠퍼스 중에서 가장 예쁜 곳 같아요. 학생들은 ‘배봉탕’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임 씨의 설명에 따르면 학생들은 이곳을 음식을 배달시켜먹기도 하고 간단한 음료나 주류를 마시며 우정을 쌓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바로 뒤편에는 배봉산이 있어서 지역 주민들이 등산 후 잠시 쉬어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여기에 있는 벤치도 배봉산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장소로 꼽혀 연예인들이 언론사들과 인터뷰를 하는 장소로도 자주 활용되고 있다. 서울시립대 학생들은 각종 기념촬영이나 졸업사진 촬영 장소로 이곳을 활용하고 있다.


공립대의 정체성 확립에 주력

“우리 대학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 것 혹시 알고 계시나요?” 김재섭 씨가 갑자기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서울시립대는 서울시의 재정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 씨의 설명을 들어보니 운영위원회 위원장이 서울특별시장이고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학교인 만큼 공립대학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갑절의 노력을 하고 있었다.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사회로 다시 돌려주기 위해 교육과 연구의 목표도 사회 공헌에 두고 있다.

이에 서울시립대는 대학생 멘토링 제도(2008년부터 동부교육청 관할 동대문구, 중랑구 저소득층 학생들에 학습및 인성 지도), 지역사회 영어학습도우미 사업(동대문구 지역 취약계층 자녀에 영어학습 지도)을 실천해 오고 있으며, 2012년 사회공헌팀을 신설해 해외봉사, 고교 기숙사 멘토링, 서울의료원봉사 등 재학생을 비롯한 교내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서울시민대학, 서울시립대부설사회복지관을 운영하면서 서울시민에게 평생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복지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과거의 서울과 현재의 서울을 한눈에”

다음은 기자가 궁금해 했던 박물관이었다. <서울 다시보기>전이 한창 열리고 있었는데 이 전시회는 학교구성원이 참여하는 참여형 전시로 진행되고 있었다. 전시된 사진들은 박물관과 학생들이 직접 수집하고 촬영한 것들이다. 1부는 1950년대 서울과 2010년 이후 현재 서울을 비교한 사진으로 변화무쌍한 도시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2부는 개발로 인해 사라져가는 서울의 풍경들을 통해 도시의 역사를 조망하고 있다. 이미 지나간 그리고 현재 사라지고 있는 풍경을 통해 서울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기회다.

박혜린 씨는 “지난해 새롭게 단장한 우리 학교 박물관에서 <1950’s 서울의 기억> 이라는 주제로 첫 전시를 시작했는데 꽤 반응이 좋아 이번에 다시 열리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4월 30일까지 열리며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10시~12시, 오후1시~5시다. 토·일요일, 휴무일은 휴관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캠퍼스투어를 마치고 나니 ‘사람을 세우는 대학, 세상을 밝히는 대학’이라는 슬로건처럼 서울시립대는 우리나라 대학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었다. 서울과 함께 새로운 대학문화를 선도하는 대학다운 대학이 되고자 교육·연구 시스템을 개편했고 적극적인 사회봉사 체계도 마련하는 등 서울시립대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었다. 개교 100주년이 되는 오는 2018년, 아시아 대학의 교육·연구·봉사 허브가 될 서울시립대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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