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전캠퍼스, 알고보면 서울 강남권 대학?
단국대의 캠퍼스 이전은 일종의 사건이었다. 서울 소재 종합 대학 가운데 대학의 모든 기능을 수도권으로 옮긴 최초의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세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캠퍼스 이전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우선 학교 부지가 한남동 캠퍼스의 8배에 달하는 97만5867㎡(약 30만평)로 그 위용을 자랑한다. 또한 캠퍼스 주변에는 판교, 광교, 죽전 디지털밸리와 삼성전자 기흥 사업장, NHN, KT, 현대기술연구소 등 각종 대기업과 연구소가 밀접해 있어 산학협력과 교육·연구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인근 지식기반산업 규모가 경기도의 27.5%를 차치할 만큼 산업 발달이 우수해 특성화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환경이다.
서울과의 접근성도 좋다. 지하철 7호선과 분당선이 들어서면서 서울 강남지역에서 지하철로 30~40분 거리에 불과하다. 최근 중산층들에게 매력적인 주거지역으로 손꼽히는 분당과도 가까워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죽전캠퍼스에 도착하니 하늘로 솟구치듯 서 있는 조형탑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단국대의 전통마크와 우주의 합일을 뜻하는 ‘천.지.인’의 세 가지 형태를 모티브로 삼은 조형탑은 미래로 향하는 단국의 힘찬 기상과 희망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이날 모 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본지의 캠퍼스 투어를 도와줄 단국대 홍보대사들을 만나기로 해 본관 앞으로 이동했다. 범정 장형 선생과, 혜당 조희재 여사의 설립자 상이 근엄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았다. 이곳에서 만난 단국대 홍보대사 양다은 씨(법학과4)는 가혹한 일제 치하에서 나라 잃은 백성의 설움을 겪은 두 사람은 조국과 겨레의 독립이 결국 민족애에 뿌리를 둔 인재양성에 있다는 확신으로 단국대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그들의 숭고한 정신에 고개를 숙이며 본관 바로 뒤편에 자리잡은 퇴계기념중앙도서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도서관은 지하 6층 연면적 5613평 규모로 2431석의 열람석을 보유하고 있다. 그 당당한 규모에 놀라고 있는데 “단국대는 대학 운영자들이 어느 건물보다 도서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다른 건물보다 크고 잘 지어야 한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류다경 씨(회계학과1)가 설명했다.
인문학 중요성 강조하는 죽전캠퍼스
캠퍼스투어에 나선 고교생들과 인문관, 상경관, 사범관 등을 연이어 둘러봤다. 단국대 죽전캠퍼스는 정보기술(IT)와 문화기술(CT) 분야의 특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캠퍼스 본분교 통합으로 천안캠퍼스의 공학 및 인문·예술계열 8개 학과를 죽전캠퍼스로 옮겼다. 앞으로 죽전캠퍼스에서는 문사철(文史哲)에 바탕을 둔 인문사회 분야가 IT소프트웨어, 응용공학, 도시환경건축 분야와 함께 집중적으로 육성된다. 올해 철학과와 심리학과 등을 신설한 단국대는 물질문명이 발달할수록 이들 학문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부는 창조경제를 이끌 창의인재 육성에 인문학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어 죽전캠퍼스의 발전이 더욱 기대된다.
건물명에서 느껴지는 민족 사학의 자부심
단국대의 주요 건물 가운데 외래어를 차용한 건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요즘 많은 대학이 그런 유행을 따르는 것과 달리 단국대에는 도서관명을 비롯해 집현재(기숙사), 웅비홀(기숙사), 들샘길(인공수로) 등 우리말과 역사가 담긴 이름을 고수하고 있어 민족 사학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캠퍼스 중앙을 가로지르는 인공수로인 들샘길은 학교 홍보 영상 등 대외적으로 학교를 홍보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다. 죽전캠퍼스가 완만한 경사가 있는 터라 학기 중에는 마치 계곡물처럼 캠퍼스의 끝에서부터 정문 인근까지 보기 좋게 흐른다. 다음으로 둘러본 곳은 대학 부속건물인 석주선기념박물관이다.
양다은 씨는 “국내 최대 규모급의 민속복식학 분야 9565점, 고고미술분야 1만2961점의 유물을 소장, 전시하고 있는 곳으로 국가문화유산 종합정보시스템구축 사업 및 문화기반시설 관리운영평가 우수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고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홍보대사의 설명에 걸맞게 박물관은 우리 선조들의 복식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돼 있어 감탄을 자아냈다.

캠퍼스 투어의 대미를 장식한 곳은 단국대 학교 상징이기도한 ‘곰상’이었다. 단국대가 단군의 ‘홍익인간’을 창학 정신으로 삼았기에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곰은 자연히 대학의 상징물이 돼 학교 구성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홍보대사 류다경 씨는 “캠퍼스 투어의 마지막 장소인 이곳은 학교 밖으로 이동하는 버스가 출발하는 장소이자, 학생들의 만남의 장소라 더 친근한 곳”이라고 말했다.
죽전캠퍼스는 앞으로 명품 스마트캠퍼스를 목표로 투자와 시설 확충을 계속할 계획이다. 죽전캠퍼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복지 및 의료시설, 연구시설 등 8개의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별로 관련 시설을 집중해 공간 효율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탈바꿈할 단국대 죽전캠퍼스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천안캠퍼스는 1978년 설립된 최초의 지방 분교다. 단국대가 수도권 중심의 고등교육을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선구자 역할을 자임하며 제2캠퍼스의 시대를 열었다. 5개 학과로 시작한 천안캠퍼스는 현재 11개 단과대학, 4개 학부, 48개 학과가 개설돼 지역을 대표하는 종합대학으로 성장했다. 본분교 통합 이후 전국의 바이오기업 가운데 18.9%가 몰려있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외국어와 생명공학(BT) 특성화를 표방하고 있다. 특히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설 세종시와도 인접하고 있어 발전잠재력은 무한대다.
천호지라고 불리는 호수를 앞에 두고 길게 옆으로 늘어선 모양으로 조성된 천안캠퍼스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독일 대사부부가 경부고속도로를 지나다가 물에 떠 있는 도시의 모습이 하도 신기해 차를 돌려 찾아와보니 단국대 천안캠퍼스였다는 것. 단국대 건물을 배경으로 펼쳐진 천호지 야경은 천안시가 선정한 ‘천안12경’에 올라있을 정도다.

이어서 들른 곳은 자그마한 연구실 앞. 출입문에는 ‘몽골대사전편찬실’이라는 문패가 걸려있다. ‘몽골어대사전’의 편찬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몽골연구소다. 1993년 전국 대학 가운데 최초로 몽골어과를 개설한 단국대 천안캠퍼스는 몽골지역 학자와 연구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사전 편찬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 사전은 세계에서 가장 방대하고 풍부한 어휘와 용례를 수록하게 된다. 작은 연구실 안에서 몽골과 한국을 이어주는 지식의 보고가 될 사전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생각하니 왠지 모를 경외감이 들었다. 생명과학(BT)과 함께 외국어를 특성화하고 있는 천안캠퍼스에는 현재 몽골학과를 비롯해 중국어과, 일본어과 독일어과, 프랑스어과, 스페인어과, 러시아어과, 영어과, 중동학과가 개설돼 있다.
다음 장소로 발길을 옮기며 홍보대사 김근아 씨(화학과3)가 단국대 천안캠퍼스하면 떠오르는 스타가 누구냐고 묻는다.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을 떠올리고 있는데 쇼트트랙의 김기훈 선수, 진선유 선수 등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프로야구의 오승환, 이병규, 나지환 선수 등 유명선수들의 이름을 줄줄이 얘기한다. 천안캠퍼스는 이미 스포츠과학 연구인력 양성과 각종 스포츠 전문지도자의 메카로 자리잡았다며 홍보대사들은 자부심을 드러냈다. 스포츠 스타의 산실이 된 천안캠퍼스는 체육관도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선수들의 구령소리가 활기찬 체육관 안으로 들어가보려는데 홍보대사 장유정 씨(스페인어과2)가 “운동화를 착용하지 않으면 총장님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며 기자를 붙잡는다.
세계적 의생명과학 클러스터 발전 기대
천안캠퍼스는 의대, 치대, 약대, 단국대병원, 치대 부속치과병원, WCU나노바이오의과학연구센터 등을 갖춰 세계적인 의생명과학 클러스터로도 발전해나가고 있다. 현재 BT(생명공학)분야에서는 나노바이오 융합의과학 연구, 산학협력선도대학사업, 인체조직 재생 연구, 첨단 광의료기기 원천기술 개발 사업 등으로 모두 994억여 원이 투입, 사업이 진행 중이다. 단국대 생명과학기술연구원의 조직재생연구센터는 2008년 교육부의 WCU 사업단(World Class University: 세계수준의 연구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캠퍼스 내에 설립한 대학병원과 치과병원은 지역사회에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월 새로 선보인 치과대학병원은 늘어나는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 병원의 2배 규모로 지어졌다. 장성봉 씨는 “우리 치과대학병원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3번째 규모를 자랑한다”며 “특히 전국에서 최초로 장애인들의 치과진료를 돕는 충남장애인구강진료센터를 설립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치과대학병원은 마치 갤러리에 온 것처럼 다양한 미술작품이 전시된 라운지를 비롯해, 환자들의 휴식공간이 될 카페테리아까지 곳곳에 세심한 정성이 느껴졌다. 치과병원을 나서니 바로 약학대학이 자리잡고 있었고 그 옆으로 단국대 병원과 의과대학이 차례로 연결돼 대규모 단지를 이루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다. 홍보대사들은 2011년 약학대학이 신설되면서 의생명과학 클러스터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단국대병원 중부권 최초 JCI인증 획득
단국대 의생명과학의 핵심인 단국대 병원으로 이동했다. 평일 낮 시간대인데도 병원은 환자들로 북적였다. 단국대병원은 300여 명의 교수와 전공의, 500여 명의 간호사, 검사요원 및 행정직원 등 1200여 명의 교직원이 첨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중부권 최대의 대학병원이다. 800여 병상을 갖추고 내과, 외과, 산부인과 등 25개 진료과와 응급의료센터, 건강검진센터가 운영 중이다. 특히 중부권 상급종합병원으로는 처음으로 JCI인증을 획득했다. ‘JCI인증’은 전세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약 1200가지의 항목을 평가해 국제 표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공인하는 인증제도다. 이를 통해 단국대병원은 국제수준의 안전하고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인정받게 됐다.
둘러보는 곳마다 역동성이 꿈틀대는 천안캠퍼스.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에서 앞으로 죽전캠퍼스와 함께 세계를 놀라게 할 우리나라 인재의 산실이 될 것임이 자명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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