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있다. 전문대학의 장을 호칭하던 ‘학장’은 ‘총장’으로 명칭이 변경됐고 전문대학 교명에 ‘교’자를 붙이는 것도 허용됐다. 또한 전문대학의 간호학과는 수업연한이 4년으로 확대됐다. 일부 전문대학의 경쟁력은 이미 4년제 대학을 넘어선 수준이다. 전문대학과 전문대학 출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과거에 비해 훨씬 개선됐다. 이처럼 지금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과 함께 고등교육기관으로 당당히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대학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여전하고 전문대학에 대한 투자는 미흡한 현실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전문대학 발전을 위해 보다 현실적인 정책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문기술인력 양성으로 국가발전에 기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협)에 따르면 전문대학의 시초는 1964년 설립된 실업고등전문학교다. 실업고등전문학교는 ‘제1차경제개발5개년계획’에 따라 기술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후 실업고등전문학교는 전문학교를 거쳐 1979년부터 전문대학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고등교육인력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고 분야별 직업교육 전문성 향상을 통해 산업기술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이 전문대학의 설립목표. 전문학사학위 수여 제도 실시(1996년)를 비롯해 △전문대학 교명 자율화(1998년) △전공심화과정 제도 설치(1998년) △3년제 학과 확대(2002년) △전문대학 교원 4년제 대학과 보수 규정 단일화(2006년)△학사학위전공심화과정 실시(2008년) △‘학장’ 명칭이 ‘총장’으로 변경(2009년) △전문대학의 ‘교’ 명칭 사용(2011년) △간호과 수업연한 4년으로 확대(2011년) 등 전문대학은 꾸준히 성장의 길을 걸어 왔다.
향상된 위상, 그러나 여전한 차별과 편견
전문대학이 성장을 거듭하며 전문대학의 위상도 많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전문대학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 또한 ‘4년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이 가는 곳’이라는 편견도 뿌리 깊다. 이 같은 전문대학의 현주소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 8월 30일 발행한 'KRIVET Issue Brief'에서 잘 드러난다.
무엇보다 전문대학에 대한 투자가 미흡한 실정이다. OECD 보고서(2008년 기준)에서는 우리나라 학생 1인당 교육지출비의 경우 전문대학은 5742달러로 나와 있다. 이는 4년제 대학 이상 1만109달러에 비하면 절반 정도 수준이며 고등학교 9666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학력별 고용률’과 ‘학력별 임금’에서도 전문대학에 대한 차별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전문대학 졸업자 고용률은 2007년 77.3%에서 2011년 75.8%로 감소한 반면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 고용률은 2007년 72.9%에서 2011년 74.1%로 증가했다. ‘학력별 임금’에서도 전문대학 출신들은 고졸자에 비해 임금 프리미엄이 별로 없으며 대졸 이상과는 일정 수준의 임금격차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실제 ‘KRIVET Issue Brief’를 보면 임금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전문대 졸업자는 2000년 100.1에서 2010년 104.6을 기록했고 대졸 이상은 2000년 123.1에서 2010년 129.4를 기록했다.

“전문대학이 우리나라 산업 발전과 국가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헌신해 왔다고 자부한다. 한 마디로 전문대학은 국가의 허리를 담당하는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우리나라 산업인력의 공급처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다.”(이기우 전문대협 회장)
전문대학은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실무교육을 토대로 한 전문기술인력 양성에 주력해 왔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산업과 국가 경쟁력 발전에 큰 기여를 해온 것이 사실. 즉 전문대학이 배출한 산업 역군들은 산업계 전반에서 활약하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등공신이 됐다.
소외계층 학생 배려 측면에서도 전문대학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기우 회장은 “전문대학 입학생들의 실태를 보면 성장과정부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심한 좌절감을 가진 소외계층 학생들이 많다”면서 “우리 사회가 선진화된 사회로 더욱 발전하고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있어야 하는데 전문대학은 이들이 실무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 줌으로써 사회에서 제 몫을 다하는 길을 열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볼 때 전문대학의 가치와 의미는 매우 크고 중요하다. 따라서 전문대학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결국 국가적 손실이다. 오히려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이 더욱 발전하고, 우리나라가 세계 속의 강국으로 발돋움하며, 사회가 균형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대학에 대한 투자·지원과 제도개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전문가들 역시 ‘전문대학에 대한 투자=국가에 대한 투자’임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장하고 있다.
김강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4년제 대학에 비해 저소득층 학생 비중이 높은 전문대학의 경우 양적·질적인 교육기회 보장은 복지국가로의 발전을 위해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면서 “국가경제 발전에 필요한 산업인력 양성에서의 고등직업교육 가치를 인정하고 그 교육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대학에 대해서는 별도의 재정지원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문대학에 대한 투자와 지원 확대, 제도 개선과 관련해 전문대학이 대선 아젠다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12월 실시되는 대선을 앞두고 지금부터 적극 목소리를 냄으로써 차기정부가 획기적인 전문대학 발전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전문대협은 지난 8월 30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고등직업교육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전문대협 산하 고등직업교육연구소가 기획, 주최하고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가 진행, 주관했다. ‘대선주자들에 바라는 고등직업교육의 변화 방향’을 주제로 진행된 포럼에는 전문대학 총장을 비롯해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물론 신학용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등 정치계 인사, 교육계 및 언론계 인사, 일반 시민 등이 참가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포럼에서 관심을 끈 것은 고등직업교육연구소가 공개한 ‘고등직업교육 육성 및 발전을 위한 2012 대선 아젠다’다. 5개의 대선 아젠다는 △고등직업교육복지 실현-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국민적 직업역량 강화-고등직업교육체제 확립 △청년실업 해소-현장중심산학협력교육체제 확립 △평생직업교육 실현-학습·고용 연계성 강화 △평생학습사회 달성-직업교육·훈련통합시스템으로 구분된다. 특히 국민적 직업역량강화의 세부 실천과제로 실무중심의 전문대학 대학원 개설이 추진된다.
조병섭 고등직업교육연구소장은 “전문대학은 40여년 간 450만 명의 산업인력을 양성해 국가발전에 기여해왔고 낮은 수준의 등록금으로 취약계층의 고등직업교육 수학 기회를 확대해왔다”며 “하지만 전문대학의 강점이 외면을 받고 있으며 정부 정책의 외면 속에 전문대학이 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소장은 “더 이상 전문대학의 현실을 방치할 수 없다”면서 “5개의 대선 아젠다를 설정하고 현재 세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목표는 전문대학이 실업문제를 책임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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