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 초기 증상 약하다고 방치해선 안 돼

강승형 기자 | skynewss@nate.com | 기사승인 : 2025-09-09 10:14:29
  • -
  • +
  • 인쇄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일상이 된 요즘, 손목의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유독 손끝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젓가락질이나 단추 잠그기 같은 간단한 동작조차 버겁게 느껴진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안에 위치한 수근관이라는 좁은 통로에서 정중신경이 눌리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정중신경은 손바닥 쪽 엄지, 검지, 중지와 약지의 일부 감각을 담당하며, 엄지 아래쪽 근육의 운동까지 관여하는 중요한 신경이다. 이 부위에 압박이 가해지면 저림과 감각 저하, 악력 감소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생활의 기능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이 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손목의 반복적인 사용이다. 장시간 키보드 타이핑을 하거나 마우스 클릭, 스마트폰 조작 등 손목을 구부린 채 반복하는 동작이 누적되면 수근관 내 압력이 높아지고 정중신경이 눌리면서 문제가 생긴다. 또한 무거운 물건을 반복해서 들거나, 청소·빨래 등 손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집안일도 발병 위험을 높인다.

초기 증상은 손가락의 저림이다. 특히 엄지, 검지, 중지에서 찌릿한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반복되며,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심해져 잠을 깨는 경우가 많다. 손을 흔들거나 털면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내 증상이 다시 나타난다. 더 진행되면 감각이 무뎌지고, 단추 채우기나 컵 들기 같은 세밀한 동작이 어려워지며,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일도 생긴다.

증상을 방치해 정중신경의 압박이 장기간 지속되면 신경 자체가 손상되기 시작하고, 결국 엄지 아래쪽에 위치한 무지구근이라는 근육이 위축되며 손 기능이 떨어진다. 이 상태까지 진행되면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회복이 어렵고, 영구적인 손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단은 주로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사를 통해 진행되며, 필요에 따라 근전도 검사나 초음파 촬영을 통해 신경의 압박 상태를 확인한다. 손등을 맞대고 손목을 꺾는 ‘팔렌 테스트’에서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

치료는 증상과 신경 손상 여부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경미한 초기에는 손목 사용을 줄이고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며, 소염진통제나 물리치료를 병행하는 보존적 치료가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프롤로테라피(인대 증식 치료)나 체외충격파 같은 치료가 비수술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프롤로테라피는 손목터널을 이루는 인대 조직에 약물을 주입해 인대를 강화하고, 수근관의 공간을 확보해 정중신경의 압박을 줄이는 방식이다. 체외충격파는 손목 부위에 고강도의 음파를 가해 염증을 줄이고 혈류를 증가시켜 조직 재생을 유도한다. 이 두 치료법은 절개나 마취 없이 비교적 간편하게 시술할 수 있어, 만성 통증 환자나 고령층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장시간 반복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 중간중간 손을 쉬어주는 휴식 시간과 간단한 스트레칭이 필수다. 손목을 자주 구부리는 자세보다는 가능한 한 곧게 유지하고, 마우스 패드나 손목 받침대 등 인체공학적인 보조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당뇨나 갑상선 질환이 있다면 정기적인 관리와 함께 손목 증상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 초기 대응과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손목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증상이 반복된다면 빠르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손 저림이 반복된다면 참고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글: 중원구 삼성마디탑정형외과 최근홍 원장

 

[저작권자ⓒ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