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서류 블라인드 평가, 문제점 해결은 ‘난망’
학종 서류 블라인드 평가, 문제점 해결은 ‘난망’
  • 백두산 기자
  • 승인 2020.01.3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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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면접 평가 시 고교 정보 블라인드 평가 실효 거두기 어려워
폭주하는 이의신청 대학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
대학들 입학사정관을 늘리거나 학종 선발 인원수를 줄여야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2019년 11월 28일에 발표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은 방안별로 시행연도가 다 다르다. 대부분 2022학년도부터 적용이지만 그중 ‘학생부종합전형 운영의 투명성 및 전문성 강화’는 2021학년도 입시부터 즉시 적용이다. 그런데 올 입시에서 바로 적용해야 할 이들 방안들이 대학 측의 입장을 고려하면 시행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고, 수험생의 입장에서 보아도 별 실효가 없을 것도 있다. <대학저널>이 ‘학종 운영의 투명성 및 전문성 강화 방안’의 문제점과 실현 가능성 및 효과를 살펴보았다.

(도움말: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

강화 방안에 의하면 ‘①2021학년도 입시부터 출신고교의 후광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고교정보를 블라인드(blind) 처리’하게 돼 있다. 교육부가 대학에 전송하는 자료에서 출신고교 정보를 제외하여, 블라인드 평가를 대입 전형 전 과정으로 확대한다. 즉 종래에 면접평가 과정에서만 블라인드 평가를 하던 것에서 나아가 서류평가에서도 고교정보를 가린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②고교 프로파일도 전면 폐지’하여 고교 정보를 평가에 반영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이와 같은 고교 프로파일의 폐지와 고교 정보의 블라인드 처리가 출신 고교의 후광 효과 차단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방법적인 면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것은 두고 보아야 알겠지만 우선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이수과목 정보만 봐도 출신고교의 고교 유형을 짐작할 수 있어 블라인드 서류 평가의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며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주요 동아리 개설 현황, 특색프로그램명 등만으로도 학교명을 유추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교육부에서 제공하는 고교알리미 정보와 비교해도 일정 수준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외국어고의 경우 전공어 관련 교과목 개설상황만 보아도 외고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과학고나 영재학교의 경우도 과학 교과의 심화과목 개설을 보면 쉽게 고교유형을 알 수 있다. 다만 광역 자사고의 경우는 일반고와 명확한 차이를 보여주는 교육과정을 두기가 어려워 고교 정보를 블라인드 처리할 경우 고교의 특색을 드러내기가 전국단위 자사고에 비해 어려울 수 있다. 반면 영재학교의 경우 무학년·졸업이수학점제를 실시하므로 과학고와도 쉽게 구별된다.

이 소장은 “블라인드 채용을 했더니 명문대생이 더 뽑혔다는 취업 시장의 예를 보듯이 출신교의 정보를 가려 선발할 경우 자사‧특목고 등 명문고 출신들이 오히려 돋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뒤 “고교정보 서류 블라인드 평가와 입학전형별 출신 고교 선발 결과 정보공시제도가 상충되는 부분에 대해 교육부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평가과정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인 ‘외부공공사정관의 평가 참여, 평가 과정에 학외(學外) 인사 참관, 면접 등 평가과정 녹화 및 보존, 면접관의 동일모집단위 연임 금지’ 등도 실현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④외부공공사정관의 평가 참여’ 문제는 대학에서 외부 공공 사정관을 일종의 감시자로 느낄 가능성이 크고 ‘⑤퇴직 입학사정관 취업제한 규정 위반 시 제재 규정 신설’은 지금도 퇴직 사정관들이 거리낌 없이 사교육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보면 규정을 강화한다고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사교육업계에서는 취업 제한이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헌법 소원을 낼 경우 교육당국이 패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⑥전형유형별 고교유형 및 지역별 선발결과, 신입생의 국가장학금 소득 구간별 수혜율 등 정보공시 확대’도 앞서 이야기한 바처럼 고교 정보 블라인드 평가와 상충될 수 있으므로 깊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로 판단된다.

더 큰 고민거리는 ‘⑦학생부종합전형 운영 가이드라인 내실화’에 있다. 공정성 강화 방안에 의하면 교육부는 2020년에 대학교육협의회와 함께 학생부종합전형 운영 규정을 개정하고, 실효성 확보를 위해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주요 개정 내용 중 ‘1인당 평가시간 확보, 서류평가 시 전임사정관 1인 이상 참여, 평가 세부 단계에서 다수위원 평가 의무화’ 등은 결국 전임 입학사정관의 충원이나 학종 선발인원의 축소가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현이 어려운 내용들이다. 물론 이와 같은 대학 측의 대처를 교육당국이 바라고 의도한 것일 수 있다. 정시 확대와 학종의 축소가 기본 골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중에서 실제로 ‘이의신청처리 기준절차 마련’은 대학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한 대목이다. 왜냐하면 불합격자들은 대부분 대학 측에 합불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폭주하는 이의신청에 대한 대학 측의 성실한 답변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교육당국은 이 문제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시행방안을 조속한 시일 안에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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