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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과 지원 확대가 해법"
[특별기획-대선후보들에게 바란다] ①대학가편-하
2017년 03월 16일 (목) 13:17:01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19대 대통령선거(이하 대선)가 5월 9일에 실시된다. 이에 대선후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동시에 교육공약도 쏟아지고 있다. 교육부 폐지, 학제 개편, 사교육 폐지, 자사고·외고 폐지,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대학 공동학위제 확대, 대학재정지원사업 통폐합, 통합 국립대 구축, 대학 서열화 해소 등. 하지만 교육공약은 신뢰와 공감을 얻기 보다 실효성에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또한 급진적, 포퓰리즘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원하는 교육공약이 무엇일까? <대학저널>이 '특별기획-대선후보들에게 바란다' 시리즈를 통해 교육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교육공약의 방향을 제시한다. 첫 번째 순서로 대학가의 고민과 대학 발전에 필요한 공약이 무엇인지를 상편과 하편에 걸쳐 연재한다.

   
▶조기대선이 5월 9일 실시됨에 따라 선관위 직원들도 조기대선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사진은 창고에 보관 중이던 개표자동 분류기 등을 모의투표용지로 시험 가동하고 있는 모습

[특별기획-대선후보들에게 바란다] ①대학가편-상에 이어지는 기사입니다. 

대학 관련 공약들, 사회적 여론에 방점
반값등록금 정책에 따른 '재정난 가중', '약'이 아닌 '독'이 된 대학재정지원사업, '일률적·강제적' 대학구조개혁평가 등 대학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동시에 대학가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대학의 발전 없이 사회와 국가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을 만드는 데에도 스탠포드대, 하버드대, MIT 등 미국 대학들의 역할이 컸다. 우리나라도 선진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대학 발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따라서 대선후보들은 대학 입장에서, 즉 대학 발전 차원에서 공약을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 대선후보들의 생각은 어떨까? 먼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저서나 발언을 통해 국공립대 공동학위제와 공영형 사립대 등을 제안했다.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는 서울대를 비롯해 전국 국공립대를 하나의 대학으로 묶어 함께 입학하고, 강의와 학점을 공유하며, 졸업할 때 동일 학위를 받는다는 것이다. 공영형 사립대는 일정 수준 이상 정부 지원을 받는 사립대를 공영형 사립대로 분류, 등록금이나 학사운영에서 국가 정책을 따르게 하자는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국공립대 무상등록금과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 통폐합 등을 제안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공정 등록금 추진 ▲대학교육 혁신 등을 담은 대학생 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대학교육의 창의교육 전환과 평생교육 대폭 강화 등을,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대학입시 법제화' 등을,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방거점국립대의 서울대 수준 육성 등을 대학 관련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렇게 볼 때 대부분의 대학 관련 공약은 '대학가'보다 '사회적 여론'에 방점이 찍혀 있다. 즉 '대학 서열화 해소'와 '등록금 부담 완화' 등 사회적 여론에 기초, 대학 관련 공약이 설계된다. 과연 얼마나 많은 대선후보들이 대학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공감하고, 해법을 고민하는지 의문이다.    

대학가, '자율과 지원' 확대 주문
이에 대선후보들은 대학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바로 '자율과 지원' 확대를 원하는 목소리다. 대학 총장들은 '고등교육의 위기 극복과 정상화를 위한 건의문'에서 "대학사회가 위기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 시대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본연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고등교육정책이 규제 중심에서 대학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하며 고등교육의 질적 수준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 대선후보들은 '사회적 여론'과 '대학가'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다. 반값등록금이 대표적이다. 사회적 여론을 의식하면 반값등록금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반면 대학가를 생각하면 등록금 자율화를 제시해야 한다. 결국 대선후보들은 '대학가'보다 '사회적 여론'(대학생 포함)을 선택한다. 표심 때문이다.

사회적 여론이 우선시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대학 관련 공약에는 대학가의 입장과 주문도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즉 사회적 여론을 의식, 등록금 인하 공약을 제시한다면 대학가를 의식, 정부지원책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등록금 책정을 대학 자율에 맡기되, 등록금을 인하하면 재정지원사업 등 각종 정부사업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당근' 공약이다. 

허향진 대교협 회장(제주대 총장)은 "대학은 자율성을 기반으로 다양성과 창의성을 가진 우수 인재를 육성하는 본질적 책무를 갖는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역할을 대학만의 노력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에 직면해 있다. 국가는 대학의 특성과 자율성을 존중하고,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재정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향진 대교협 회장

전문대학 육성으로 학벌주의와 대학 서열화 해소
대한민국의 병폐로 '학벌주의'와 '대학 서열화' 문제가 빠지지 않는다. 이를 반영하듯이 대선후보들도 '학벌주의'와 '대학 서열화' 공약을 적극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느 정권에서도 학벌주의와 대학 서열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아니 반대 결과가 나왔다. 

실제 전문가들은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BK(Brain Korea)21사업이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 중심의 대학 서열화를 더욱 고착화시켰다고 평가한다. BK21사업은 대학들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대학원 육성사업(과학기술 분야)에서 서울대가 지원금을 독식하자 교수들이 거리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한 노무현 정부 당시 도입된 논술과 이명박 정부 당시 도입된 학생부종합전형(구 입학사정관전형)의 경우 자사고·특목고 출신의 상위권 대학 진학 통로라는 비판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된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따라서는 지방대가 희생양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선후보들의 학벌주의와 대학 서열화 해소 공약 역시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이 들고 있다.

학벌주의와 대학 서열화는 '좋은 대학에 진학할수록 성공 확률이 높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성적과 학벌 중심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가 되면, 학벌주의와 대학 서열화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금은 서울대를 졸업했다고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다. 취업시장에서 서울대 출신이라고 무조건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입시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선후보들은 전문대학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전문대학이 고등직업교육을 책임지며 청년 실업난 해소와 능력중심사회 실현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전문대학은 입시에서 인기가 높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에 따르면 2017년 입학정원 기준 전체 대학 입학자 가운데 35%가 전문대학을 선택했다. 또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재수 의원이 발표한 '2012~2016년 일반대학(4년제) 졸업 후 전문대학 유턴입학 현황' 결과를 보면 유턴 학생이 2012년 1102명, 2013년 1253명, 2014년 1283명, 2015년 1379명, 2016년 1395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 대학 관련 공약들 가운데 전문대학 관련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해선 전문대교협 부설 고등교육직업연구소장은 "대학 신입생 3명 중 1명 이상이 전문대학에 들어와서 부족한 기초학습부터 시작, 전공능력과 실무기술을 익혀 산업현장에 필요한 전문인력으로 양성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대학과 직업교육에 대한 정책과 사회적 관심은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대학에 대한 투자가 학벌주의와 대학 서열화 해소 방안의 하나라고 볼 때 대선후보들이 전문대학 관련 공약 마련에 힘을 써야 한다. 이에 한국고등직업교육혁신운동본부와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지난 2월 20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인재양성, 고등직업교육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고등직업교육 정책대토론회를 열고 ▲전문대학의 직업교육대학으로 전환 ▲고등직업교육육성법 신설 ▲고등직업교육 총괄지원기구로서 고등직업교육정책실 신설 ▲고등직업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등을 대선 아젠다로 제안했다.

이 소장은 "한국의 고질적 병폐인 학력중심주의와 서열주의를 타파하고 공부보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고, 직업적 역량 제고를 통해 청년의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면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양성, 지속적인 국가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일하고자 하는 의욕을 가진 청년들에게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하는 가장 바람직한 길은 국가가 앞장서서 고등직업교육 역할을 강화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전문대교협)

※[특별기획-대선 후보들에게 바란다] ①대학가편에 이어 ②사교육편이 게재될 예정입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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