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cc급 경주용 자동차를 설계, 제작해 국제 공인 일본 대회에 최초로 출전해보겠습니다.”
“세계 최초로 수화를 통한 심리상담을 진행해 보겠습니다.”
“단편영화를 제작해 해외영화제에 출품해보겠습니다.”
“미국의 주요 도시를 방문해 건축물을 답사하고 답사기를 출판해보겠습니다.”
이상은 아주대학교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연구하고 체험할 도전과제들이다. 누가 정해주거나 시켜서 하는 과제가 아니다.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계획해서 실천하는 도전 과제들이다.
아주대는 올해 특별한 도전을 시작한다. 바로 파란학기제다. 파란학기제를 통해 아주대 학생들은 정규교육과정을 수강하는 대신 스스로 정한 도전 과제를 수행하며 학점도 취득할 수 있다.

아주대가 이번 1학기부터 ‘파란학기제-아주 도전학기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도전하고 이를 통해 자기 인생과 진로에 대한 깨달음과 자신감을 얻도록 돕기 위해서다.
파란학기제는 아주대의 상징색인 파란(아주블루)색에서 따온 이름으로 꿈과 도전을 상징한다. ‘알을 깬다’라는 ‘파란(破卵, 깰파+알란)’의 뜻도 담고 있다.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틀과 세계를 깨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는 것. 또한 이런 시도를 통해 한국 대학 교육과 청년 사회에 신선한 ‘파란(波瀾)’을 일으키자는 의미도 있다.
임석철 아주대 교무처장은 “지난해 봄부터 아주대 구성원들의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도전학기’ 제도 도입이 논의됐다”며 “도전학기 제도 도입을 위해 규칙을 정비하고 컨설팅 위원을 구성하는 등 지난 여름부터 파란학기제를 꾸준히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아주대는 지난해 말부터 한 달 동안 파란학기제에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신청을 받았다. 신청서 접수 기간 동안 학생들이 도전 과제에 대한 도움과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총장과 보직교수, 파란학기 운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교수들이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총 164명의 학생이 참가를 신청했고 신청자들의 도전계획서, 발표/인터뷰 등이 진행됐다. 그리고 교수와 직원들로 구성된 파란학기 운영위원회의 서류·면접 심사를 통해 120명의 참가가 최종 승인됐다.
학생이 스스로 제안하는 학생설계 프로그램
임 처장의 설명에 따르면 파란학기제는 학생이 스스로 제안하는 학생설계 프로그램이 중심이 된다. 학생들은 인문, 문화·예술, 봉사, 국제화, 산학협력 등 모든 분야에서 제한 없이 도전과제를 설계할 수 있고 학교나 교수가 제안한 프로그램을 선택하거나 이를 수정해 신청할 수도 있다. 학생들이 제안하는 프로그램이 정규 과목화되어 학점을 받는 파란학기제는 자기 주도형 학습을 국내 대학 최초로 시스템화한 것이다.

참가 학생들은 이번 1학기부터 자신들이 설계한 도전 과제를 수행하게 되며, 이를 성실히 잘 수행한 경우 3~18학점의 정규 학점을 받게 된다. 도전과제 별로 밀착지도를 위한 지도교수가 선임되며 도전과제 수행을 지원하는 장학금도 1학점당 10만 원씩 제공받게 된다. 이번에 처음으로 시행되는 파란학기에는 ▲600cc 경주용 자동차 설계 및 제작 ▲수화를 통한 장애인 심리상담 ▲드론 설계 및 제작 ▲단편 영화 제작 및 해외 영화제 출품 ▲소규모 인디게임 제작 및 출시 ▲중고도서 거래플랫폼 개발 등의 과제가 포함됐다.
참가자들은 중간 보고서 및 최종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지도교수나 외부 전문가가 참가자들의 과제 수행을 지도할 예정이다. 전미호 KOTRA 프놈펜 관장, 주용식 중앙대 교수 외 현 국내 패션그룹 디자이너가 외부 전문가로 학생들을 지도한다.
한편 지난 3월 3일에는 1학기 파란학기제 참여 학생 120명, 42개 팀이 참여한 가운데 ‘파란학기제-아주 도전학기 프로그램’ 출범식이 개최됐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참여 학생 가운데 3개팀이 도전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김동연 아주대 총장과 지도교수들이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이날 아주대의 파란학기제의 취지에 공감하고 각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국내 굴지의 기업 OB맥주, 하림, BMW코리아 등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동연 총장은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학생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도록 하지 않는 것”이라며 “학생들 스스로 본인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한 도전에 용기있게 나서라는 바람에서 파란학기제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이 과정에서 겪게 될 시행착오와 실패를 장려한다”며 “우리 학생들이 ‘남의 인생이 아닌 내 인생을 사는 젊은이’가 되길 바라며 파란학기에 임하는 학생과 교수들의 노력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란학기제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우리 학생들에게 현행 초·중등 교육에 의해 주입된 수동적 가치관을 탈피시키고 자기주도성을 고양시키자는 게 첫 번째 목적이었다. 김동연 총장님이 취임이후 강조했던 점이 주도적으로 공부하고 도전하며 스스로 인생을 설계해나가는 아주대 학생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설계해보고, 그 일을 진행하면서 실패와 좌절, 성취감을 경험하면서 창의성과 도전정신이 강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국내 대학 가운데 최초로 시도되는 이색커리큘럼인데, 준비기간과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지난해 봄부터 교수, 직원, 학생, 동문들이 함께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도전학기’ 제도가 논의됐다. 이후 도전학기 제도 도입을 위한 설계를 시작, 지난해 말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도전학기 시행’을 학생들에게 공지했다. 165명의 학생이 지원, 120명이 도전학기운영위원회 심사를 통해 참가자로 확정됐다. 그리고 지난 2월부터 ‘파란학기제’라는 고유의 명칭을 쓰기 시작했다.
학점은 어떤 식으로 주어지나.
지도교수가 절대평가 방식으로 A, B, F 중에서 점수를 준다. 학생들이 얼마나 자신의 과제에 성실하게 도전했느냐가 평가의 핵심이라고 보면 된다. 성과가 못미쳐도 충분히 도전정신이 반영되어 있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면 좋은 점수를 주게 된다. 특히 지도교수들은 매주 담당 학생들과 미팅을 갖고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지도하게 된다.
파란학기제를 통해 아주대가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 혹은 비전은.
대학이 단지 교수가 아는 것을 학생에게 가르치는 곳이라면 머지않아 존재가치를 잃을 것이다. 대학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배우고 도전하고 성장하는 곳이 돼야 할 것이다. 아주대는 파란학기제를 통해 젊은이들의 가슴과 한국사회에 신선한 파란을 일으킬 생각이다. 파란학기제가 ‘유쾌한 반란’ 정신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