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숙사 신축을 두고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직면한 고려대가 이번에는 기숙사비가 저렴한 '행복기숙사'로 만들어달라는 학생들의 거센 요구를 받고 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가뜩이나 학교 주변에서 월세나 하숙을 운영하는 주민들의 반대가 거센 마당에 행복기숙사를 만들면 주민들이 더욱 반발할 게 뻔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학교로선 학생들의 주거 복지를 위해 도입된 행복기숙사를 짓지 않을 합당한 이유도 없다.
30일 고려대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총학생회는 최근 학교 측에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이날까지 받는 행복기숙사 신청을 요청했다.
행복기숙사는 학교와 재단이 공동으로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을 만들어 이 법인이 기숙사를 운영하는 것이다.
학교 측은 일단 이번에는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대해 가타부타 언급하는 것도 꺼리고 있다. 물론 다음에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총학생회는 현재 전국 32개 행복기숙사의 월 기숙사비가 2인실 기준 최대 24만원이라는 사실을 언급하고, 학생들의 기숙사비 부담을 없애려면 행복기숙사를 반드시 신청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행복기숙사의 월 기숙사비는 대학교육연구소의 대학알리미 사이트에 공시된 현재 고려대의 2인실 기숙사비 38만8천원의 60% 수준에 불과한 금액이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인근 학교 소유의 개운산 부지에 기숙사를 신축하려고 작년 8월 성북구청에 '공원조성계획변경' 신청을 냈지만 구청이 지역주민의 반대를 이유로 보류해 기숙사 신축공사는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황이다.
일반 기숙사도 아니고 더 저렴한 행복기숙사가 들어온다면 주민들이 더욱 반발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학교가 학생들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기숙사 확충은 염재호 총장의 주요 선거 공약이기도 했다.
또 현재 서울시내 대학 중 경희대와 세종대 등은 이미 행복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신축할 기숙사가 최근 늘어나는 민자기숙사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민자기숙사는 기숙사비가 비싸다. 연세대의 민자기숙사인 '우정원'은 2인실 기준 70만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최근 기숙사 신축 허가를 위해 김영배 성북구청장과 면담하고 개운산사랑협의회 등 지역 단체와도 만나는 등 기숙사 신축에 동력을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대는 최근 기숙사 문제를 담당하는 직원을 별도로 지정하는 등 기숙사 신축 의지를 명확히 했지만 난관을 어떻게 해결할지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다.
대학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고려대의 기숙사 수용률은 11%로, 전국 평균인 18.6%보다 낮고 연세대(30.8%)와 견줘서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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