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순서는 평가에 어떤 식으로도 영향을 준다. 앞선 지원자에 대한 평가가 다음 지원자의 평가와 연결되기 때문인데 이는 ‘뇌가 합리적으로 인지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의 권오상 교수와 문종민 연구원은 ‘순서대로 제시되는 시각 대상을 평가할 때, 직전 평가가 현재 대상에 대한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다.
그 결과 현재 평가는 바로 전 평가와 ‘비슷한 방향’, 그리고 바로 전 대상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동시에 작동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상반된 인지편향을 만들어내는 계산과정을 설명하는 수학적 모델을 제시했다.
권오상 교수는 “우리가 경험하는 거의 모든 대상은 시간적 연속성을 가진다”며 “상태는 천천히 변하므로 직전과 현재가 비슷하다고 가정하는 게 합리적이고, 대상의 변화를 감지하려면 차이점을 극대화하는 게 효과적이므로 뇌 인지는 두 방향을 모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실험 참가자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점들을 보고, 그 방향을 보고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여러 번 진행된 과제에서 참여자들은 직전에 수행한 결과에 영향을 받아 편향된 응답을 내놓았다. ‘직전 시행에서 점들이 움직인 방향(실제 객관적 자극)’과 멀어지는 쪽이자, ‘직전에 응답한 방향(주관적 판단)’과는 비슷한 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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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각 실험에서 발견한 두 가지 반대 방향의 인지편향. |
연구진은 이런 인지편향은 뇌의 인지 처리가 대상의 상태를 ‘표상’하고, 이 표상을 ‘해석’하는 두 과정으로 나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표상은 대상의 정보를 뇌로 입력하는(encoding) 과정이고, 해석은 입력된 정보를 풀어내는(decoding) 과정이다. 인지 과정에서 표상과 해석은 분리돼 있으며, 각각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상반된 인지편향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권오상 교수는 “바로 전 대상에 따라 현재 대상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것이 일견 비합리적인 행동으로 보일 수 있으나, 사실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수학적으로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내린 결과”라며 “이번 연구는 우리의 편향된 평가가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합리성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인지편향이 현대 사회의 주요 문제점인 사회 갈등과 양극화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결과가 이를 해결할 개입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시발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의 주요 학술지인 ‘비엠씨 바이올로지(BMC Biolog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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