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의 사명은 ‘학문탐구’, “좋은 사람으로 들어와 더 좋은 사람이 되어 나가자”
‘지역사회와 인류의 미래를 여는 의학의 꿈’ 실현시킬 준비 ‘완료’
무더위가 시작된 6월 7일, 아름다운 캠퍼스로 명성이 자자한 대구의 계명대학교를 찾았다. 각종 영화나 드라마, CF촬영 장소로도 각광받으며 학교의 위상을 더욱 드높이고 있는 계명대. 학교 입구에서 얼핏만 봐도 이 대학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수많은 선각자들의 노고와 사랑이 있었을 것으로 얼추 짐작이 됐다. 60여 년이라는 세월과 함께 발전해 나가고 있는 계명대의 역사와 그 안에 다소곳이 내포되어 있는 의미들. 계명대의 모든 것이 궁금해졌다. 곧바로 홍보대사 ‘아리미’ 강다연(공중보건학과 2), 이지민(영어영문학과 2) 씨와 계명대 캠퍼스 투어를 시작했다.
| 캠퍼스 투어에 앞서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계명대의 교명과 역사다. 계명대의 교명은 자매 초·중등학교인 대구 계성학교의 ‘계(啓)’와 자매 중등학교인 신명학교의 ‘명(明)’자를 따서 작명한 것으로 빛을 여는 기독교정신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계명대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1954년 3월 미국 북장로회 주한선교부 안두화(Edward Adams) 선교사, 최재화 목사, 강인구 목사 등을 중심으로 교회지도자들이 기독교 정신의 대학교육을 위해 설립한 대학이 계명대다. 초창기명칭은 계명기독대학. 60여 년이라는 세월동안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나간 계명대는 지난 1996년 대학행정본부를 대명캠퍼스에서 성서캠퍼스로 이전했다. 현재 계명대는 성서캠퍼스 56만 4000평, 대명캠퍼스 3만 6000평, 동산캠퍼스1만 8000평, 칠곡캠퍼스 7만 3000평, 현풍캠퍼스 5만 6000평으로 모두 5개의 캠퍼스로 이뤄져있으며 총 143만 평에 이르는 매머드급 캠퍼스를 보유하고 있다. 설립 당시에는 영문학과와 철학과 118명의 학생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의 계명대는 학부 19개 단과대학, 99개 학과와 2부(자율전공부), 일반대학원과 8개의 특수대학원으로 조직돼 있다. 학생 수만 해도 2만7000여 명, 교수 수는 10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
자, 이제 본격적으로 계명대 캠퍼스를 파헤쳐보자.
여느 대학이든 간에 캠퍼스를 방문하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곳이 정문이다. 계명대 정문은 고대 로마시대를 연상하게 하는 건축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모두 3개의 문으로 이뤄져 있는 정문은 앞·뒤로 각각 12개의 기둥이 있다. 3개의 문은 계명대의 교육이념인 진리, 정의, 사랑을 의미하며 앞의 기둥 12개는 예수님의 열두제자를, 뒤의 12개 기둥은 그들을 따르는 계명대인의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정문 중앙에 서서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은 동산도서관이다. 대학본연의 사명이 학문탐구에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계명대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계명만의 얼굴을 가질 때까지… ‘TABULA RASA’
다음으로 홍보대사들이 안내한 곳은 본관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이뤄진 본관 건물은 총장실을 비롯한 각종 행정부서가 모여 있어 대학 행정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지민 씨가 갑자기 본관 벽면의 한 곳을 가리켰다. 이 씨가 가리키는 곳을 따라 시선을 옮겨보니 본관 전면 벽에 돌들이 박혀 하나의 문양을 만들고 있었다.
“1736년 조선조 영조시대 대구읍성 축조 때 사용된 성곽돌들입니다. 이 성곽돌들은 20세기 초 일본인들에 의해 대구읍성이 해체되면서 여기저기 흩어져 계성학교와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것들을 구해 본관 신축 때 여기에 부착시킨 것이죠. 이는 계명대가 우리 고장,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 계승, 발전시킨다는 다짐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본관 1층에 들어서서 2층을 올려다보니 ‘저게 뭐지?’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백지 액자가 한눈에 들어왔다. 강다연 씨가 바로 설명을 시작했다. 성서캠퍼스 본관이 봉헌됐을 때 계명대가 추구하는 기독교 고등교육의 정신과 그 본질을 표현하는 계명상징화를 본관 출입문 정면 벽에 그리고자 했지만 그림의 내용을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계명대를 찾은 영국의 한 학자에게 “한 대학이 진정한 고등교육 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얼마의 시간이 필요하냐” 물었더니 “적어도 몇 백 년은 걸릴 것이다”라는 대답을 들은 것. 이에 계명대는 진정한 본질과 나아갈 길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해 계명만의 특별한 얼굴을 가지게 되는 그날까지 계명대의 초상은 백지로 남겨 두기로 했다. 그래서 이 액자의 이름은 ‘TABULA RASA’ (우리가 얼굴을 가질 때까지)다.
그러면 계명대는 60여 년이라는 세월동안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 한마디로 계명대는 교육중심대학이다. ‘좋은 사람으로 들어와 더 좋은 사람이 되어 나가자’는 계명대가 지향하고 있는 마인드다. 홍보대사들에 따르면 계명대는 2011년 지방 사립대 중 유일하게 ACE 사업에서 ‘지방 대규모 부문’ 대학으로 선정돼 4년 간 총 110억 원의 국고를 지원받는다.
교육역량강화사업에는 3년 연속 선정돼 사회진출, 글로벌, 학습력, 학문분야, 교육환경 등 5개 분야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계명대는 기업가의 꿈을 실현하는 창업선도대학에도 2011년 선정돼 2년 간 국비 51억 원을 확보했고 올해에는 사관학교형 창업선도대학에도 선정돼 창업대학으로 입지를 굳히기도했다. 또한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에도 선정돼 산
학협력 선도기관으로 위상을 세우고 있다.
이외에도 계명대는 기계자동차 분야와 섬유패션산업특화 국제전문인력 양성에도 적극 앞장서 왔다.

계명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아담스 채플’. 이곳은 계명대를 소개할 때 빼놓을 수 없다.
“대학의 설립자 중 한 분이신 에드워드 아담스, 한국명으로 안두화 선교사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곳을 아담스 채플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전체 12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우리 대학 학생들의 채플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지요.” 이지민 씨의 설명을 들으며 아담스 채플로 들어가는 순간 아름다운 음색의 오르간 소리가 들려왔다. 세계적 파이프 오르간 제작사인 독인칼슈케사가 직접 제작·설치한 파이프 오르간이었다. 또 이곳에는 160여 개의 다양한 크기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아름답게 내부를 비추고 있다. 천장에는 있는 돔 형태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예수님의 12제자가 표현돼 있다.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를 들으며 아담스 채플 밖으로 나와 이어져 있는 계단을 따라 내려오니 우거진 나무숲 사이로 한학촌이 보였다. 홍보대사들과 이곳을 돌아보기로 했다. 제일 먼저 우리를 맞이한 것은 ‘선비교’였다. “일상 세계와 학문의 세계라는 두개의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민가와 서당, 생활과 학문, 현실과 이상, 시간과 영원을 연결해 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홍보대사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선비교를 건너 한학촌으로 들어갔다.
전통문화계승과 우리주거문화의 우수성을 보여주기 위해 계명대는 지난 2004년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한학촌을 건축했다. 계명한학촌은 강학공간인 계명서당과 민가의 양반 한옥인 계정헌 그리고 폭포와 연못 등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계명서당은 도동서원과 도산서원 등 우리나라의 유명 서원 형태를 모델로 삼았고 계정헌은 안동하회마을의 양진당을 본떴다.
이곳에서는 한국학과 관련된 각종 세미나가 열리고 있으며 방학 중에는 서당 등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계명대에 재학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전통문화체험 장소로도 활용돼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이지민 씨는 “한학촌은 한국학을 세계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서양문화를 지향하는 우리는 반성해야 함은 물론, 세계화 흐름 속에서 결코 잊지 말아야 할 한국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의생명과학 복합 트라이앵글 캠퍼스 구축
계명대 기숙사인 명교생활관 쪽으로 가는 도중 왼편으로 한창 공사 중인 곳이 보였다. 의과대학, 간호대학, 의과학연구소동이 위치하고 있는 부지였다. 이 건물들은 지난 2010년 동산캠퍼스에서 이전해 성서캠퍼스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고 동산의료원도 2015년 이전을 목표로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인류의 꿈, 생명 연구를 완성하는 의생명과학 복합 트라이앵글 캠퍼스 구축’은 계명대가 최근 집중 육성하고 있는 분야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자. 계명대 의과대학은 영남지역에 최초로 ‘서양의학’을 도입한 미국인선교사 존슨 박사가 1899년, 현재계명대 동산의료원 자리에 세운 최초의 서구식 진료소 제중원을 그 모태로 하고 있다. 계명대는 동산의료원 설립에 이어 1980년 의과대학을 신설함으로써 연구과 교육을 동시에 수행하는 전국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동산의료원이 성서캠퍼스 내로 이전하게 되면서 한창 새병원 신축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새병원은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로 1033개 병상과 최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2015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명대는 동산의료원, 최근 설립 인가를 받은 약학대학, 생명과학기술 등을 집중 연구하는 자연과학 등과 의료트라이 앵글을 구축해 ‘지역사회와 인류의 미래를 여는 의학의 꿈’을 실현시키려 준비 중이다.
국제화도 질 수 없다!
외국인전용기숙사·인터내셔널 라운지 등…
교내를 거닐다 보니 외국인 학생들의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계명대의 국제화는 어떨까? 50개국 280여 개 기관 및 대학과 교류하고 있는 계명대는 외국인 유학생만 10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홍보대사들이 기자를 데리고 간 곳은 바우어관 신관에 위치한 인터내셔널 라운지였다.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학생들이 서로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동서양 교류의 장’이 바로 이곳이었다. 각 나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학생들의 학업과 취업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한 언어 및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의 사회참여 부분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 계명대는 100% 영어로 진행되는 글로벌 단과대학인 KAC(Keimyung Adams College)를 통해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국제사회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해외연수를 가지 않아도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보다 월등히 외국어 회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면 어떠실 것 같아요?” 강다연 씨가 질문을 던졌다. 기숙사인 명교생활관에는 영어전용기숙사인 켈리하우스, 중국어전용기숙사인 클릭하우스, 일본어전용기숙사인 지쿠하우스가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계명대를 찾아오는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어 재학생들은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유학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각 기숙사에 해당되는 외국어 외에 다른 언어를 사용했을 때는 벌금을 내야하는 재밌는 제도도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열린 문화 추구한다”
전남 담양에 있는 메타세콰이어길을 연상시키는 장소가 계명대에도 있었다. 교내 한 가운데 시원하게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늘어선 길을 바라보며 물씬 다가온 여름 냄새를 느끼고 있던 찰라 강 씨가 “우측에 보이는 건물은 행소박물관입니다”라며 소개했다. ‘행소’는 신일희 계명대 총장의 아호이며 그 의미는 소박하고 겸허하게 행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여기서 잠깐, 계명대의 모든 건물은 계명대의 발전에 기여했거나 희생한 분들의 이름이나 아호를 따서 지어졌다.)
행소박물관은 지역사회의 역사와 문화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와 역사를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생활 속의 열린 박물관을 지향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할 당시 행소박물관에서는 고문헌을 중심으로 ‘보물전’이 한창 열리고 있었다. 계명대가 특별히 고문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영남지역이 그 어느 지방보다 뛰어난 학자와 인물이 많이 배출된 유서 깊은 고장이라는 특징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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