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3
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3
  • 대학저널
  • 승인 2011.09.0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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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속에 숨은 출제자의 시선 읽기

글_ 김성호(아이드림논술학원 원장)

논술고사는 시험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논술고사는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목적을 갖는 대학별 고사이다. 결코 문학적 감수성에 점수를 매기려는 게 아니다. 제시문들과 문제 출제의 원칙을 대학측은 이렇게 말한다. “다양한 유형과 학문영역의 텍스트들이 일관성 있는 주제나 문제의식으로 연결되어 수험생들이 제시문의 요지와 문제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정확한 기준을 설정할 수 있도록 제시문을 구성한다. 이와 함께 답안의 구성요소들을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표준화할 수 있도록 문제를 출제하여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한다.” 이 과정에서 대학측은 논술문제 전반에 내재되어 있는 비합리적 요소를 최대한 제거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가 되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제시문과 제시문, 제시문과 문제 사이의 관계가 체계적이고, 문제의 표현을 정밀하게 함으로써 수험생의 능력을 합리적으로 평가하고 채점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일부만 인용했지만 위에 서술한 주요 내용은 모두 대학 논술출제의 원칙을 보여준다. 그럼 제시문을 어떻게 독해해야 할까? 당연히 출제자의 시선으로 읽어야 하지.

출제자의 시선으로 제시문 읽기
사실 이 말은 거의 모든 시험문제에 해당되는 이야기 아닐까? 수능시험도 국가고시도, TOEIC, TOEFL 시험도 다 그렇단 말이다. 그러니 새삼스런 무리한 요구는 아닐 게다. 문제지를 대하면, 먼저 논제를 읽고 다음으로 제시문을 읽는다. 당연한 말 아니냐고? 때론 논제가 제시문 뒤에 있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 경우에도 먼저 문제부터 찾아서 읽으라는 얘기다. 그래야 내가 뭘 읽어야 할지, 뭘 읽고 있는지를 의식할 수 있는 것이다. 1회독 후에 “유레카”를 외칠 학생은 없으리라. 다시 한 번 논제를 읽고 2회독에 들어간다. 이때는 제시문의 중요 개념이나 핵심 구절에 밑줄을 긋거나 동그라미를 치거나 해서 이후 논술문 작성과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주의할 것은 거의 대부분의 구절에 기호와 표시, 밑줄을 남발할 경우, 아니함만 못하다는 것이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제시문들의 연관관계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별 제시문 자체의 주장보다 이게 더 중요할 수 있다. 서술된 시대와 사회적 배경이 다른 글들이 모였다는 것 자체가 의미심장한 것이지, 각각의 제시문 속에서 필자가 당대의 현실에 대해 말하는 내용에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제시문들이 관련되는 측면에 유의하면서 독해해야 한다. 서로 논제의 주제를 두고, 대립하는 주장을 한다면 특히 그런 부분에 표시하는 게 필요하다.

분량 안배가 중요하다
아름다운 내용은, 아름다운 형식을 얻었을 때 더욱 빛이 난다. 논제의 요구에 응답하는 구성을 잡아준다. 이 구성을 연습지나 문제지 여백에 가볍게 정리한 것을 개요라고 한다. 이게 필요하다. 그리고 이 개요를 보면서 논제의 규정자수를 감안하여 각 부분에 어느 정도의 분량을 할당할 것인지 결정한다. 이건 매우 실전적인 지침이니 잊지 말아라. 이런 사전 안배가 없으면, 논술 답안의 각 부분이 때론 상세하고, 때론 소략하여 들쑥날쑥, 울퉁불퉁한 글이 될 수도 있다. 논리란 말의 어원인 로고스는 ‘규칙과 질서를 가진 이성적인 어떤 것’을 뜻하는 말이었다. 이성을 중시한 그리스의 건축물과 예술작품들 속에서 비례와 균형, 조화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게다. 따라서 사소한 대목을 길게 늘여 쓰고, 중요한 논점을 가볍게 다루는 방만한 글은 논리적 사고와 거리가 멀어 보일 수 있다는 거다.

 이달의 미션
아래 논제를 읽고 논술문을 작성해보자. 출제의도 포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아주 까다로운 논제이다. 서강대학교 문학부/사회과학부/법학부/커뮤니케이션학부 논제로, 500~600자 분량이다. 신중한 독해가 필요하다. 예시답안을 첨부하니, 먼저 자신의 답안을 작성한 후 비교해보기 바란다.

〔가〕
오토바이로 휴가여행을 하면 다른 방법으로 할 때와는 전혀 다르게 사물을 보게 된다. 자동차를 탈 때에는 당신은 늘 테두리 속에 갇혀 있는 꼴이다. 그리고 이런 상태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차창을 통해서 보는 모든 것이 다름아니라 TV의 화면의 연장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다. 당신은 수동적인 관찰자일 따름이다. 모든 것이 테두리를 이루면서 지루하게 당신의 곁을 스쳐간다. 그러나 오토바이를 타면 테두리가 사라진다. 당신은 모든 사물과 완전히 접촉하게 된다. 당신은 현장 속에 있으며 이미 그것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임장감(臨場感)이 넘쳐흐른다. (…중략…) 당신은 언제라도 다리를 내려서 땅에 닿게 할 수 있고 모든 체험이 직접적인 의식과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
- R 퍼시그, 『선을 찾는 늑대』

〔나〕
손은 핸드폰과, 눈은 컴퓨터 스크린과, 귀는 이어폰과 접속하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사이버 공간을 배회하는 사냥꾼들처럼 ‘우리’의 몸과 감각 지각은 파편화되고 때로는 유체를 이탈한다, 인간의 몸은 기계화되고 기계는 인간화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미 사이보그가 되어 있다.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인 사이보그를 제작하려는 것이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나오는 타이렐 회사의 꿈이다. 그 꿈이 요원한 것만은 아니다. 자연적인 현실과 인공적인 가상 공간은 뫼비우스 띠처럼 꼬여 있다. 인간과 로봇이 구분될 수 없고 인간과 로봇이 서로 사랑에 빠지는 것이 SF적인 상상력의 산물만은 더 이상 아닌 세계에 우리는 이미 진입했다. 장주호접몽이 따로 없는 세계를 살아가는 셈이다. 내가 나비이고, 나비가 나일 수 있는 상황에서 고정된 육체, 자연으로 주어진 몸은 사라진다.
- 임옥희, 「경계 위반으로서 떠도는 여성의 몸」


〔다〕
1422046910302610051022
3102940215032110014035
30223오늘의교통사고사망10
부상107유괴알몸토막310349
3102940312046903012022
31029560보험금노린3044935
59203발목절단자작극103921
31029403120469103012022
개미투자자음독자살0014103
33엘리베이터안고교생살인극
14220469103026100151022
3102탈북9402150꽃제비204
15392049586910295849320
502030468392004962049560
5302아프리카에서종말론신자
924명집단자살20194056239
31029403120469103012022
01죽음은기계처럼정확하다01
10207310349201940392054

눈물이 나오질 않는다

전자상가에가서
업그레이드해야겠다
감정 칩을
- 이원, 「사이보그3 정비용 데이터 B」


【문제】 제시문 [가]의 입장에서 제시문 [다]를 근거로 하여 제시문 [나]를 비판하라.

【논제 해설】
이 논제는 제시문도, 규정자수도 짧은 축에 속한다. 그러면서도 최상급 난이도를 가진 아주 특이한 놈이라고 하겠다. 대개 짧은 분량의 논제들은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니까 말야. 억수로 강한 작은 나라, 강소국과 같은 놈이지.

이게 어려운 논제라고 하는 것은, [나] 제시문을 비판하기 위해 참조해야 할 제시문들([가]와 [다] 말야)에서 명료한 반대 주장을 읽을 수가 없다는 점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논제에 직접 답할 생각을 가진 학생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거야. 물론 시험장의 수험생들도 느꼈겠지. 특히나 [다] 제시문이 주는 시각적 인상마저도 고약하지 않겠니. 이상의 오감도가 머리의 말풍선에 떠오르는 환각증세도 유발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출제자의 시선을 포착할 수만 있다면 이 문제 역시 잘 응답할 수 있다. 함께 논제분석에 들어가보자.

먼저 [가], [나]를 대립관계로 읽어야겠지. [나] 제시문을 열심히 읽어보는 거다.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세상에 대한 인식이 한 눈에 보이지? 우리의 몸과 감각 지각이 파편화되고, 기계화되는 현실을 보는 시선 말야. 이것과 대립한다는 점을 유념해서 [가]를 보면, ‘임장감’이나 ‘체험’, ‘직접적인 의식’ 등이 핵심어로 눈에 들어오겠지. 다음으로 [다]를 근거로 하라고 했으니, [다]를 살펴 보아야지. 주눅들지 말고 주욱 읽어보면, 대개 감정이 메마른 한 사이보그가 그려질 게다. 물론 이 시는 사이보그들을 대상으로 사이보그가 쓴 시가 아니지.

그러니 이 시 속 화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할 보편적인 인간성에서 멀어지고 있는 현대인을 상징한다고 하겠지. 사실 의미 없이 나열되고 있는 숫자들도 비밀을 숨기고 있다. ‘오늘의교통사고사망10부상107’이나 ‘아프리카에서종말론신자924명집단자살’같은 구절을 보렴. 여기에 사용된 숫자는 의미 있어 보이지? 놀랍지 않니? 시인은 이렇게 스치듯이, 새로운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며 쏟아지는 정보더미들 속에서 의미 있는 정보, 우리의 공감을 필요로 하는 정보들마저 의미를 잃고, 스크린 너머의 세계로 사라지는 현실을 슬프게 노래하고 있던 거야. 에리히 프롬이라는 심리학자가 이런 말을 딱딱하게 표현한 적이 있다. 아마도 『소유냐 존재냐』였던 것 같다. 참고할 만한 혜안을 담고 있는 구절이라 인용하여 보여주려고 연구실 서가를 뒤지다 그만 원고 마감에 쫓겨서 포기한다. 본론으로 돌아와 보자. 이쯤이면 비밀이 풀리지 않았을까.

그래 다들 알아챘을 것 같네. [다] 시의 사이보그는 몸과 의식이 분리되지 않았다거나, [다]의 화자가 주체적 인식을 가진 인간이라고 주장하면서 [나]를 비판하는 답안이 적지 않다. [나]는 인간과 기계를 동일시하여 인간은 사이보그화된 존재라고 말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야. 이런 글들은 대개 [다]를 근거로 하여 [나]를 비판하라는 말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 거다. 실은 [나] 글의 주장이 그리 틀린 것만도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말야.

요체는 [나]의 비관적인 현실 인식을 비판하는 것에 있다. 인간의 비인간화가 진행되는 현대의 추세에 대한 우울한 전망에 그치는 것이 [나]의 문제점인 게다. 이런 경향을 내버려둔다면, 우리가 [다]의 감정 칩 업그레이드를 요하는 사이보그처럼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적극적 타개책을 제시하라는 것이, 이 논제의 진정한 의도란 말이지. 그 타개책이 어디에 있냐고? [가]의 오토바이 여행 예찬 글에서 발견할 수 있지. 핵심어가 뭐라고 했더라. 그렇지. ‘임장감’, ‘체험’, ‘직접적인 의식’이었지. 사이버 세계에서 빠져나와 실제적 체험을 갖는 게 중요하단 말을 기대하는 거야. 가상보다는 현실이, 온라인의 만남보다는, 오프라인의 관계가 더 소중하지 않겠냐는 것이지. 세상을 모니터나 TV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답사하며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단 말이다. 그럴 때, 우리는 진정으로 이 세계를 만날 수 있고, 세계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있고, 그 답을 추구하는 인간성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지. 이 논제 배후에 있는 출제자의 시선이 느껴지니? 어려운 설명이 아니었길 바란다. 

【우수 답안 사례 1】
자동차를 타고 떠나는 여행과 오토바이를 타고 떠나는 여행 사이엔 엄연히 느낌상의 차이가 있다. 자동차의 창을 통해 바깥을 보는 우리는 그것이 TV화면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오토바이의 경우, 창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과 완전한 접촉을 할 수 있고 또 그를 통해 겪는 모든 체험은 직접적인 의식과 분리되지 않는다.
한편, 제시문 [나]에서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들이, 기계와의 빈번한 접촉을 통해 점점 사이보그화되어 간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제시문 [다]의 시에 잘 나타난다. [다] 시는 죽음과 범죄의 여러 형태를 열거하는데, 숫자와 함께 제시하여 감정이 사라진 인간의 모습을 더욱 더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마지막에 ‘감정 칩’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점을 통해, 제시문 [나]에서 인간의 감정이 파편화되어 간다는 의미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제시문 [가]에서 말한 오토바이 여행을 하듯, 직접적인 경험과 접촉을 통해 [나]나 [다] 같이 인간 세상이 무감정화되어 가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직접적인 의식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평가_이 답안엔 특별히 난해한 개념도, 현란한 수사도 없지? 그래 논술문은 간결하고 정확하게만 문장을 다룰 수 있으면 된다. 이렇게 말야. 이 답안은 아주 간결하면서도 논리적으로 제시문들을 잘 활용하고 있다. 제시문 각각의 기능을 잘 포착했다는 인상을 주지. 제시문들의 연관관계를 정확히 이해했다는 말이다. 특히 두 번째 단락에서 [나]와 [다]를 연결하여 서술한 대목이 날카로웠다.

【우수 답안 사례 2】
제시문 [가]에서는 자동차를 통한 휴가와 오토바이를 통한 휴가를 비교하면서, 수동적인 관찰과 직접적인 체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동차 차창과 TV의 화면은 테두리에 갇혀 무료하게 우리의 곁을 스쳐지나가는 반면, 오토바이와 같이 완전한 접촉을 통한 체험에서 우리는 입장감 가득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제시문 [다]에서는 잔인하고 끔찍한 사건을 접하고도 아무 반응이 없는, 감정이 메마른 현실을 비판한다. 아울러 기계화와 수치화로 인한 현대사회의 비장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위의 제시문 [가]와 제시문 [다]의 관점에서는 제시문 [나]의 입장을 비판할 수 있다. 제시문 [나]는 현대사회가 SF적 세계에 진입했음을 알려준다. 인간과 사이보그의 구분이 없는, 기계화된 인간의 세계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제시문 [가]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세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제시문 [나]에서 이야기하는 인간은 제시문 [가]의 자동차 차창과 TV화면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수동적 관찰자와 같다. 인간이 기계화되면 될수록 우리는 체험에 대한 임장감

이 떨어질 것이고, 우리가 몸담은 사회는, 제시문 [다]에서 보듯 인간성을 상실한 비정한 사회가 될 것이다.


평가_역시 이 글도 상당히 좋은 답안이다. 제법 약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것은 이 글 역시 논제 파악에 비교적 성공했기 때문이다. 훨씬 많은 답안들이 다음에 소개할 오답사례에 나오는 류의 실수들을 저질렀기에 더욱 그러하다. 기본적으로 끝까지 제시문 [가]를 잊지 않고, [나] 비판을 하는 점도 좋은 인상을 준다. 논지의 집중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단락 시작부가 대개 제시문을 지시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거친 느낌을 준다. 문장 연결이 부드럽지 않다는 말이다. 그리고 [가]를 바람직한 출로로 제시하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기도 하다. 
 
【부족답안 사례1】
제시문 [가]는 체험과 의식의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 휴가여행을 떠날 때의 수단으로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차이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자동차는 주변환경과 감각기관을 이어준다. 그러나 자동차라는 매개의 성질로 인해 인식의 주체와 주변환경은 연결되지 못한다. 반면 오토바이는 감각과 의식을 주변환경과 모두 이어지게 한다. 그러므로 인식과 체험이 분리되면 주체적 의식은 이루어질 수 없다.

제시문 [나]는 인간과 기계의 필연적인 연결을 주장하며, 이 과정에서 인간의 본질인 육체는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 현상은 기계로 인해 주관적 인식과 체험이 분리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따라서 제시문 [나]는 인간이 더 이상 체험에 대한 주체적 인식을 할 수 없다고 단정짓는다.
그러나 제시문 [다]를 근거로 볼 때, 인간의 주체는 체험과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시 속에서 인간은 이미 기계화되었음을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 기계화된 인간은 1연에서 부정적 현실을 인식하고, 2연에서 주체적 인식을 할 수 없는 단계에만 그치지 않는다. 3연에서 체험과 의식이 연결된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체험과 완전히 분리된 의식은 존재할 수 없다.


평가_다수의 성실한 답안이 대개 이러했다. 먼저, 논제의 요구엔 충실하게 응답하는 자세가 엿보인다. 그러니 물론 논술문 채점의 여러 항목에서 기본 점수를 받는다. 하지만, 주요 논지가 논제의 취지에 미치지 못한다. 제시문 [나]를 반박하는 외양을 만들어냈으나, 논거가 억지스럽다. 도달해야 하는 출구만 알고 그에 맞춰 답을 짜냈을 뿐이다. 비판은 단순히 부정하라는 것만이 아니다. 여기에 더해, [나] 비판 과정에서 급기야 [가]를 잊어버린 듯하다. [가]의 입장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말이다. 위 우수답안들과 비교하여 읽어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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