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수학 출제범위 '도마 위'(종합)
2021 수학 출제범위 '도마 위'(종합)
  • 정성민 기자
  • 승인 2018.02.2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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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가형 '기하' 제외 찬반 팽팽···수학 나형 학습 부담 가중 우려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2021 수능) 수학 출제범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교육부가 수학 가형에서 '기하' 제외 방안을 제시하자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또한 수학 나형 출제범위에 대해서도 학습 부담 가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어 영역 확대···수학 영역 축소
교육부(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는 지난 19일 서울교대 에듀웰센터 컨벤션홀에서 '2021 수능 출제범위 공청회'를 개최했다. 앞서 교육부는 2017년 8월 31일 수능 개편 유예를 발표하며, 2021 수능 출제범위를 2018년 2월 말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는 2021 수능 출제범위 정책연구팀(책임자 정진갑 계명대 교수)을 구성,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 1월 23일부터 2월 4일까지 학부모·교사·교육청 교육전문직·대학 교수·학회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17개 시도교육청의 의견을 수렴한 뒤 공청회에서 '2021 수능 출제범위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국어부터 살펴보면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수능 국어 출제범위는 '화법과 작문', '문학', '독서와문법'이다. 그러나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독서와문법'이 '독서', '언어와매체'로 분리된다. 따라서 '언어와매체'를 2021 수능에 출제할지가 쟁점이다.

교육부는 세 가지 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 '독서', '언어와매체', '화법과작문', '문학'을 모두 출제하는 방안이다. 두 번째 '독서', '언어와매체', '화법과작문', '문학'을 모두 출제하되 '언어와매체'의 경우 '언어'만 출제하는 방안이다. 세 번째 '언어와매체'를 제외하고 '독서', '화법과작문'. '문학'만 출제하는 방안이다. 설문조사와 교육청 의견 수렴 결과 '독서', '언어와매체', '화법과작문', '문학'을 모두 출제하는 방안이 우세했다.

정진갑 계명대 교수는 "교육청 의견과 설문조사 결과 등을 고려, 교육과정상 한 과목 내에서 출제를 분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출제범위로 '독서', '언어와매체', '화법과작문', '문학'을 제안한다"면서 "이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부합된다. 다만 '매체'가 추가됨으로써 수능 출제범위 확대와 학업 추가 부담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학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수학Ⅰ·Ⅱ', '미적분Ⅰ·Ⅱ', '확률과통계', '기하와벡터'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공통)수학', '수학Ⅰ·Ⅱ', '미적분', '확률과통계'로 변경된다. 기존 '기하'는 진로선택과목으로, '벡터'는 전문교과과목으로 이동한다.

수학 가형의 쟁점은 '기하' 출제 여부다. 교육부에 따르면 다수의 교육청, 교수·교사, 학부모가 '기하' 제외 의견(84%)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기존 수능과 동일하게 난도가 높은 기하까지 출제하면 학생은 사실상 모든 일반선택과목과 기하까지 배워야 한다. 수학 학습부담이 늘고, 다양한 선택과목 학습이라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운영에 한계가 있다"며 "학교의 2015 개정 교육과정 운영, 수학 학습시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출제범위로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통계'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수학 나형의 쟁점은 기존 출제범위('수학Ⅱ', '미적분Ⅰ', '확률과통계')를 고려해 2015 교육과정상 '(공통)수학'과 '수학Ⅰ(일반선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수학 나형 출제범위로 ▲1안[(공통)수학, 수학Ⅱ, 확률과통계]과 ▲2안(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을 제시했다. 교육청 의견과 설문조사에서는 2안이 우세했다. 

정 교수는 "'수학Ⅰ'은 기존 문과생들의 수능 범위와 다소 다르다. 때문에 추가 학습 부담이 우려된다"면서 "하지만 교육청 의견과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출제범위로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과학탐구는 2009 개정 교육과정상 '물리Ⅰ·Ⅱ',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지구과학Ⅰ·Ⅱ'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물리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으로 변경된다. 즉 '과학Ⅱ(물·화·생·지Ⅱ)'가 진로선택과목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과학Ⅱ(물·화·생·지Ⅱ)'의 수능 출제 제외 여부가 쟁점이다.

교육부는 수능 개편 유예 발표 당시 과학탐구의 경우 8개 과목 가운데 최대 2개 과목을 선택하는 구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과학Ⅱ'의 수능 출제가 유력하다. 정 교수는 "과학탐구는 수학과 달리 출제범위가 선택과목 수다. 동일한 수능 과목 구조 유지를 위해 출제가 불가피하다. 교육청 의견과 설문조사 결과를 고려, '과학Ⅱ 출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영어, 사회탐구, 직업탐구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과목 구조 변화가 없다. 이에 현행 수능과 동일하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교육과정상 과목 구조 변화가 없고 의견 수렴 결과를 고려, 현행 수능과 동일하게 출제범위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수학 가형 '기하' 제외, 찬반 팽팽
교육부의 2021 수능 출제범위 방안 공개 이후 특히 수학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수학 가형의 경우 '기하' 제외를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먼저 수학계는 수능 출제범위 설문조사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수학 가형에 '기하'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수학관련단체총연합회(대한수학회·대한수학교육학회·한국산업응용수학회·한국수리생물학회·한국수학교육학회·한국수학사학회·한국여성수리과학회·한국정보보호학회·한국초등수학교육학회·한국학교수학회·한국텍학회, 이하 수총)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2021 수능 출제범위 설문조사와 관련, 수학 분야 최다수 회원(4147명)들로 구성된 대한수학회는 공식적으로 설문조사 협조 요청을 받지 못했다. 이는 수학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면서 "수능 수학 출제범위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1안과 2안 모두 '기하' 제외를 전제로 설문 문항을 왜곡, 응답자들의 선택 폭을 극히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수총이 제시한 교육부의 2021 수능 출제범위 수학분야 설문문항을 보면 1안과 2안에서 '기하'가 아예 제외됐다. 따라서 설문문항 자체가 왜곡됐다는 것이 수총의 주장이다. 수총은 "잘못된 설문조사로 수학 가형에서 84%의 교육청 및 교수, 교사, 학부모가 '기하'를 수능 출제에서 제외하는 것에 찬성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총은 "'기하'는 자연과학, 공학, 의학뿐 아니라 경제·경영학을 포함한 사회과학분야를 전공하는 데 기초가 되며 공간적 개념과 논리적 사고 체계를 토대로 수학적 기초 능력 배양과 함께 창의적 지식 생산 역량을 갖춘 융합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며 "더구나 '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로봇, 인공지능, 3D 프린팅, 자율주행차, 컴퓨터그래픽,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의 신기술 개발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는 핵심 분야"라고 말했다. 

또한 수총은 "'기하' 과목 소홀 정책은 일반고 학생들이 이공계 진학 시 특목고 학생들과의 학력 격차를 더욱 심화시켜 대학 진학 후 학생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수학은 특목고 학생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일반고 학생들도 충분히 기초 실력을 겸비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교육시민단체는 수학 가형 '기하' 제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021 수능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이는 논란이 됐던 절대냐, 상대냐의 평가방식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초점"이라며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수학 교육과정이 바뀐다면 수능 수학 시험범위는 이를 반영, 고치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올해 고1 학생 대부분이 배우지 않을 '기하'는 제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현재 이과수학은 1학년 때 공통수학(8단위)을 이수하고 2학년과 3학년 4학기 동안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 '미적분' 등 4과목을 이수한다"면서 "사실 이 자체만으로도 이미 교육과정 파행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내용이 많다. 그런데 여기에 '기하'까지 넣으면 이과 수학 교육과정 파행을 국가가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학 나형 출제범위, 학습 부담 가중 우려
수학 나형 출제범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과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욱동 대구달성고 교사는 "실질적으로 문과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생각보다 크게 늘어난다. 교육과정상 내용을 보면 수학Ⅰ은 기존 수능 범위였던 지수, 로그 정의 부분을 넘어 함수까지 다루고 있다"며 "삼각함수는 기존 이과 학생들의 범위에서 내용이 추가된 사인법칙과 코사인 법칙 부분까지 다루고 있다. 이 부분들은 문과 학생들이 수업에서 매우 어려워하는 부분이라 학습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역시 "현재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미적분Ⅱ' 단원인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수학Ⅱ'에 포함, 학습 내용이 매우 어려워진다. '수학Ⅱ'는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함수 내용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삼각함수까지 포함된다"면서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모두 현행 교육과정으로는 이과 과목 중에서도 난도가 높은 '미적분Ⅱ'에 들어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러한 내용이 수능 시험범위에 포함되면 문과 학생들의 학습 부담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교육부가 '학습 부담 완화'를 출제범위 기본 원칙으로 내세우면서도, 학습 부담 가중이 뻔한 안을 제시한 것이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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