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대입전형료 줄면 수험생·학부모에게 피해"
대학가, "대입전형료 줄면 수험생·학부모에게 피해"
  • 유제민 기자
  • 승인 2018.01.31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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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전형료 인하로 홍보비용 축소···입시박람회·설명회 참여 제한
학생들 대면 기회 줄고 정보소외지역 학생들에게 입학정보 제공 어려워

[대학저널 유제민 기자] 교육부의 대입전형료 인하 방침으로 대학가가 고심하고 있다. "전형료를 인하하면 홍보 예산이 줄어 결국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좋은 입학정보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게 대학가의 우려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입 전형료가 합리적이지 못하고 과다하다면 올 입시부터 바로잡았으면 한다"며 대입전형료 인하를 지시했다. 이후 교육부는 대입전형료 실태 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2018학년도 대학별 입학전형료 인하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의 2018학년도 대입전형료가 당초보다 평균 15.24% 인하됐다.

문제는 대입전형료가 인하되면서 대학들의 홍보 예산 역시 줄었다. 규정에 의해 대학들은 대입전형료 수입의 일정 비율을 초과, 홍보비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2013년 11월 발표한 '학교입학수험료징수규정 전부개정'에 따르면 입학정원 2500명 이상 대학은 대입전형료 수입의 20%, 1300명 이상 대학은 대입전형료 수입의 30%, 1300명 미만 대학은 대입전형료 수입의 40% 내에서 홍보비를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입학정원이 2500명 대학이 대입전형료를 통해 1억 원의 수입을 얻었다면 20%인 2000만 원까지 홍보비로 쓸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규정에 따라 대입전형료가 더욱 인하되면 대학들의 홍보예산 역시 축소된다. 그러나 대학들은 홍보예산 축소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홍보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넘어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양질의 입학정보를 전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A대학 관계자는 "홍보비는 주로 정시·수시입학박람회에 참여하거나 입시설명회를 개최하는 데 사용된다"며 "입시박람회·설명회 등에서 수험생과 직접 대면해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가치가 크다. 홍보비 지출 제한으로 입시 행사 참여가 어려워지면 수험생들은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 입학 정보를 스스로 찾아봐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소외지역 수험생들의 피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B대학 관계자는 "홍보비 지출이 줄면 전형 관련 정보 등을 노출하는 데 있어 제약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정보소외지역 학생들이 입학 관련 안내를 받는 것에 어려움이 따를 것 같다"고 말했다. C대학 관계자 역시 "우리 대학은 종종 농어촌 등 입학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지역을 방문해 입시설명회를 진행하는 데 이런 지역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질 것 같다"며 "결국 이 지역 학생들이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교육부가 대입전형료 수입 대비 홍보비 지출 비율을 더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대학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B대학 관계자는 "현재 등록금도 동결 중이며 전형료 수입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홍보비 지출 비율이 줄면 홍보활동이 크게 위축된다. 그렇다고 홍보에 사용할 예산을 따로 책정받을 수도 없는 형편"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실제 지난해 12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코엑스에서 열렸던 '2018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 박람회'에서는 주요 대학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김빠진 행사'가 됐다. 당시 '대입전형료 수입 축소로 참가 비용에 부담을 느낀 대학들이 불참을 결정한 것 아니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결국 애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피해자가 된 셈이다.

지방대들은 더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과 동일하게 홍보비 지출을 제한받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지방 소재 D대학 관계자는 "서울에 있는 대학들은 지원율 자체가 지방대학과 비교가 안 된다. 지원율이 20대 1인 대학과 7대 1인 대학에 같은 기준을 정하는 것이 맞겠느냐"며 "합리적으로 홍보비 지출 비율을 정하려면 입학정원이 아니라 전형료 수입을 기준으로 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다른 지방대인 E대학 관계자는 "서울의 일부 소수 대학들은 전형료 액수, 지원율 규모 등에서 지방대학과 큰 차이가 난다. 결국 어렵고 힘 없는 대학만 더 힘들게 하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피해 방지를 위해 교육부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입전형료 인하에 따른 대학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입학박람회 같은 행사를 교육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교육부가 대학들의 고심을 살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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