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조작에 자소서 표절, 학생부 전형 '빨간불'
학생부 조작에 자소서 표절, 학생부 전형 '빨간불'
  • 정성민 기자
  • 승인 2016.09.07 13: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장이 교사에게 학생부 조작 지시···표절 의심 학생 대학 합격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오는 12일부터 4년제 대학들이 201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시작한다. 그러나 수시모집 최대 인원 선발 전형인 학생부 전형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조작 사실이 드러나고,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와 교사추천서 표절 또는 표절 의심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 이에 선의의 수험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학생부 전형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가 시급하다.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구분, 수시모집 최대 인원 선발
학생부 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구분된다.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은 주요 전형요소가 학생부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그러나 평가 방법에 차이가 있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학생부 교과 성적을 중심으로 학생을 정량적으로 평가한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학생부 교과와 비교과를 모두 반영, 학생을 정성적·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에 따르면 4년제 대학들은 2017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전형으로 21만 1762명(학생부교과전형 13만 8995명+학생부종합전형 7만 2767명)을 선발한다. 이는 2017학년도 수시모집 전체인원(24만 6891명)의 85.8%에 해당되는 수치다. 

학생부교과전형은 교과 성적을 100% 반영하거나 교과 성적과 함께 출결, 봉사활동, 적성고사, 면접 등을 일부 반영한다. 단 대학마다 학생부 평가 방식이 다르다. 대학별 환산점수에 따라 학생부 성적이 산출되는 것. 따라서 내신 등급이 동일해도 대학별 환산점수가 적용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학생 선발 절차 역시 대학이나 전형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서류평가→면접→최종선발' 단계를 거친다. 서류평가의 핵심은 학생부다. 자소서와 교사추천서가 검증 또는 보조 자료로 활용된다. 

신숙경 대교협 대입상담센터 주임연구원은 "학생부 교과 성적 등급이 우수한 학생들은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지원하면 된다"면서 "학생부 교과 성적을 관리하고, 비교과 활동 실적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하면 된다"고 말했다.   

학생부 조작 사실 적발, 2014년에도 허위 서류 작성으로 합격 
학생부는 학생부 전형의 합격 여부를 가르는 키워드다. 그러나 학생부 조작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학생부 조작, 교비횡령, 과외교습 등의 혐의로 광주 소재 모 사립고 A교장과 B교사 등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A교장과 B교사 등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229회 무단 접속한 뒤 25명의 학생부에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36회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즉 A교장은 1등급 학생을 선발, 1등급 성적 유지를 위해 학생부를 수정하도록 B교사 등에게 지시했다. 현재 대입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전형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학생부 성적이 좋을수록 명문대 진학에 유리하다. 이에 A교장은 학생들이 1등급을 유지하도록 학생부 조작을 지시했다. 

나이스 접속 권한은 교장이 부여하고, 나이스에서 학생부 입력과 수정은 담임교사와 해당 과목 교사만 할 수 있다. 그러나 A교장은 나이스 접속 권한이 없는 B교사 등에게 임의로 접속 권한을 부여했다. 특히 B교사는 관리 학생의 성적 등급이 떨어지자 2회에 걸쳐 답안지와 나이스 성적을 조작, 등급을 올렸다가 다른 교사에 의해 수정된 사례도 있었다.  B교사는 개인적으로 성적을 조작한 학생의 학부모에게 2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2014년에도 학생부 등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뒤 입학사정관전형(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ㄱ대학교 한의예과에 부정 입학한 학생이 적발됐다. 당시 경찰 수사 결과 2010년 강서 ㄱ고교 2학년 ㅅ○○ 군의 학부모, ㅇ○○ 씨는 아들을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ㅈ여고 국어교사 ㅁ○○에게 청탁했다. 이에 ㅅ○○ 군은 ㅁ○○ 교사에게 입학사정관전형에 필요한 자료 작성과 지도를 받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허위 사실 조작과 금품 제공(총 2500만 원) 등이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ㅁ○○ 교사는 2010년 10월 '한글날 기념 전국 백일장 및 미술대회'에 ㅅ○○ 군이 참석, 제출할 시 4편을 미리 자신이 작성했다. 그리고 대회 당일 학부모 ㅇ○○ 씨가 ㅅ○○ 군의 이름으로 시를 원고지에 적어 제출하도록 했으며 결국 ㅅ○○ 군은 금상을 받았다. 또한 ㅁ○○ 교사는 봉사활동 실적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ㅅ○○ 군이 봉사상을 2회 받도록 했다. 학부모 ㅇ○○ 씨와 아들 ㅅ○○ 군은 해외 체험 학습을 다녀온 사실이 없음에도 2010년 1월 영국,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등을 다녀왔다며 '북유럽의 문화적 특성체험' 보고서를 학교에 제출했다. 이어 보고서는 학생부에 등재, 대입 자료로 활용됐다.

이처럼 학생부 조작 사실이 재차 드러나자 교육계에서 '빙산의 일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경숙 건국대 입학전형전문교수(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는 "학생부는 교사의 언어로 학교장이 인정하는 공신력 있는 자료여야 한다. 'self 학생부', '부풀린 학생부', '조작된 학생부' 등으로 학생부의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고교 내 검증절차를 둬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자소서·교사추천서 표절 심각, 표절 의심 학생도 합격
학생부와 함께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주요 전형 요소로 활용되는 자소서와 교사추천서의 표절 또는 표절 의심 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표절 의심 학생들이 대학에 합격한 사실도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이 대교협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학년도 입학생 자기소개서 및 교사추천서 유사도 검색 결과자료'에 따르면 표절 또는 표절 의심 자소서는 1442건, 교사추천서는 5574건에 달했다.

현재 대교협은 자소서와 교사추천서 표절 방지를 위해 유사도 검색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즉 색인 구성과 원문을 다른 글과 비교·분석, 유사도율에 따라 ▲유의 ▲의심 ▲위험 등 3가지로 분류한다. 의심과 위험 수준이 표절 의심 또는 표절로 간주된다.

또한 대교협이 최근 4년간 유사도 검색 시스템을 운영한 결과 자소서의 경우 2013학년도에 약 3100건의 표절 또는 표절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2014학년도와 2015학년도에는 약 1200건으로 감소된 뒤 2016학년도에 1400건을 넘으며 다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교사추천서의 경우 표절 또는 표절 의심 사례가 2013학년도에 약 1만 건을 넘은 뒤 4년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6학년도에 약 5500건이 표절로 의심됐다. 

문제는 표절 의심 학생들이 합격한 사실도 있다는 것.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5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총 108개 대학에서 표절 의심 수준 이상의 학생 1346명 가운데 115명이 합격했다. 심지어 유사도 30% 이상의 표절 위험 수준 학생도 5명이나 합격했다. 표절 위험 수준은 사실상 표절로 봐도 무방하다.

안민석 의원은 "대학 입시에서 공정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교육부는 대학마다 다른 표절 학생 평가방식을 개선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보완하고, 각 대학도 표절 학생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