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전북대 고유의 색깔 있는 인재 육성할 것”
[전북대] “전북대 고유의 색깔 있는 인재 육성할 것”
  • 정성민 기자
  • 승인 2015.02.24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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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총장 인터뷰- 이남호 전북대학교 총장

전국 유일 정부재정지원사업 6관왕 달성… 대한민국 대표 명문대학으로 성장
이남호 총장 취임으로 ‘제2의 도약’ 예고… ‘성장을 넘어 성숙으로’의 비전 제시
레지덴셜 칼리지, 오프 캠퍼스 제도 도입… 지역 발전 위해 약학대학 유치 총력

대한민국 대표 명문대로 우뚝 선 전북대학교. ‘정부재정지원사업 6관왕 달성’과 ‘국내외 대학평가 순위 상승세’라는 수식어만으로도 소위‘잘 나가는’ 대학, 전북대의 현주소를 잘 알 수 있다.

즉 전북대는 최고 수준의 교육과 연구경쟁력을 앞세워 ‘잘 가르치는 대학’을 선정·지원하는 학부교육선진화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사업)을 비롯해 △대학 특성화사업(CK사업)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사업)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국립대학혁신 지원사업 △BK21플러스사업 등 교육부의 주요 재정지원사업을 석권했다. 또한 중앙일보 대학평가 순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와 조선일보가 발표한 ‘2014 아시아 대학평가’에서는 ‘국내 16위·아시아 87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볼 때 전북대의 위상과 경쟁력은 대한민국 대표 대학으로서 손색이 없다.

이제 전북대는 그동안의 성과를 기반으로 다시 한 번 힘찬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2014년 12월 이남호 총장이 취임하면서 ‘성장’을 넘어 ‘성숙’의 시대를 선포한 것.

이 총장은 “전북대는 여러 대내외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1947년 개교 이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2017년 개교 70주년을 앞둔 상황에서 지난 10년간 전국 대학들이 부러워할 성과를 거두며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대학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멀리 보고, 크게 생각하는 성숙함이 필요한 때다. 교육과 연구 분야 등 대학 전반의 제도와 시스템을 점검, 발전시켜야 할 부분은 더욱 강화하고 미흡한 점들은 새롭게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 총장은 재임 기간 동안 ▲레지덴셜 칼리지와 오프 캠퍼스 제도 도입 ▲7000억 원의 연구재원 확보와 전임교원 1100명 시대 개막 ▲약학대학 유치 ▲지역 내 문화·예술 자원을 활용한 전북대 특유의 명품 브랜드 구축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제 4년간 전북대를 이끌게 됐다. 소회가 궁금한데.
“전북대라는 배에는 1030명의 교수, 800명의 직원, 3만 2000명의 학생이 타고 있다. 이처럼 거대한 ‘전북대호’의 순항을 책임져야 할 입장이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 무엇보다 성원해 주신 분들의 뜻을 실천하고 꾸짖어주신 분들의 뜻을 헤아리는 총장이 되겠다. 공약 실천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다른 후보님들의 고견도 존중하겠다.”

행정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것으로 아는데.
“급변하는 대학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체계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두 분의 부총장을 모셨다. 교학부총장은 교무, 학생, 취업, 입학 등 학내 업무를 총괄하고 대외협력부총장은 산학연구, 발전 지원, 국제협력 등 대외협력을 책임진다. 기존 학생처와 취업지원본부를 학생·취업지원처로 통합, 학생 지원 업무를 일원화했으며 산학협력단을 산학연구지원처로 강화했다. 이와 함께 약학대학유치추진단을 신설해 약학대학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아트그린캠퍼스조성추진단을 신설했는데 이를 통해 캠퍼스를 명품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다. 그리고 총장실 내에 소통복지팀을 둠으로써 학교 구성원들은 물론 지역사회와도 상시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총장께서는 ‘성장을 넘어 성숙으로’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어떤 의미인가.
“한국의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이라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위기 상황에 봉착해 있다. 이러한 현실을 전북대도 비켜갈 수 없다. 때문에 기존 같은 성장 시대의 접근법으로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해 나갈 수 없다. 즉 성장은 ‘정체’가 있지만 ‘성숙’에는 한계가 없다. 또한 성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라면 성숙은 ‘바르게 변화하는 것’이고 성장이 ‘수치와 지표’를 중시한다면 성숙은 ‘가치와 브랜드’를 중시한다.”

대학경영에 대한 성숙도 강조하지 않았나.
“과거에는 대학에 대해 교육과 연구만을 생각했다. ‘잘 가르치고 열심히 연구하는 것’이 대학의 길이라는 생각은 지극히 옳은 말이며 이 가치의 중요성은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변함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대학이 하나 더 생각해야 될 부분이 ‘경영’이다.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 경영을 운운하는 것에 대해 폄하하거나 부적절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를 수없이 배출하고 있는 미국의 아이비리그(IVY League·미국 동북부 소재 8개 명문 사립대)와 영국의 옥스브리지(Oxbridge·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도 경영을 대학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인식하고 있다.

물론 대학의 경영과 일반 기업의 경영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대학은 학생, 교수, 직원이 있고 교육, 연구, 봉사가 있다. 또한 자연과 공학, 인문과 사회,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 보다 넓게 받아들이며, 보다 멀리 바라보는 긴 호흡이 필요한 곳이고 고도의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리더가 필요하다.”

이제 총장께서 구상하시는 전북대 발전 계획에 대해 말씀을 나눠보자. 먼저 전북대 고유의 색깔 있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레지덴셜 칼리지와 오프 캠퍼스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는데.
“레지덴셜 칼리지(Residential College·거주형 대학)는 기존처럼 대학 기숙사가 단순한 거주공간이 아니라 학습활동은 물론 공동체 활동과 인성교육 등이 실시되는 시스템, 즉 삶과 배움이 하나가 되는 공간을 일컫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전공교육은 해당 학과에서 시행하고 방과 후 시간을 활용, 기숙사에서 전인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캠브리지대를 시작으로 하버드대, 예일대 등 세계 유수의 명문대들이 레지덴셜 칼리지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오프 캠퍼스 프로그램은 다른 나라나 지역에서 일정 기간 머물며, 수업을 듣고 현지 문화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호주에서 현지 소수민족인 마오리족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옷과 생활도구에서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새로 얻거나, 중남미에서 스페인어를 배우거나, 중국에서 중국 고전문화와 교역 실무를 익히는 방식이다.”

레지덴셜 칼리지 운영을 위해서는 인프라가 바탕이 돼야 하지 않나.
“레지덴셜 칼리지를 운영하려면 우선 기숙사 확충이 시급하다. 현재 전북대는 4200명 규모의 기숙사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신입생 전원을 1년 동안 일시 수용하기 위해서는 약 1500명 규모의 기숙사가 추가로 필요하다. 따라서 모든 신입생들이 곧바로 기숙사에 입주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점진적인 추진을 구상하고 있다. 앞으로 기숙사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면서 모든 신입생들을 한 학기 이상 기숙사에 입주시켜 생활하도록 하고 기숙사에서 지역사회와 봉사, 커뮤니케이션 스킬, 리더십 세미나, 협상의 기술 등 다양한 공동체 학습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창의적 글쓰기 등 감성을 키우는 문학 및 예술창작 활동과 신체 건강을 위한 체육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오프 캠퍼스 제도 운영의 구체적인 계획이라면.
“오프 캠퍼스란 8학기 가운데 최소 1학기 이상을 캠퍼스를 떠나 생활하는 것이다. 현재 전북대는 국내 대학 중 2번째로 많은 학생을 해외대학에 파견하고 있다. 오프 캠퍼스를 통해 기존 해외대학 파견 프로그램을 개선함으로써 전공영역과 언어영역, 봉사영역, 문화탐방영역 등으로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해외 대학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프로그램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소요 비용 중 항공료와 수업료는 대학이 지원하고 현지 생활비는 학생이 부담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총장께서 생각하시는 전북대 고유의 색깔 있는 인재란 무엇인가.
“지금 대학교육이 학원화됐다. 토익, 어학, 자격증 등 스펙 위주의 교육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스펙 쌓기도 중요하다. 하지만 스펙만으로는 서울 소재 명문대들의 견고한 벽을 넘을 수 없다. 따라서 전북대만의 색깔이 있는 인재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명문대 학생들과 차별화되는 인재다. 그렇다면 전북대는 어떤 색깔이 있는 인재를 만들 것인가? 단과대학마다 다를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모범생’이 아닌 ‘모험생’을 키워야 한다.

사실 고등학교 때까지 모범생 만들기를 위한 교육은 열심히 해 왔다. 그러나 대학생 시기에 모험을 하지 않으면 언제 모험을 해보겠나. 학생들이 많은 모험을 통해 실패를 배우고 그래서 문제해결능력을 키워가고, 자기 자신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것이다.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생각이 나오고, 네트워킹이 만들어지고, 배려하는 마음이 만들어진다. 전북대 학생들은 모험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도록 하고 싶다. 지금 기업도 그런 인재를 원하고 있다. 학원형 교육과 스펙 쌓기가 성장시대의 대학교육이라면, 전북대만의 인재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성숙한 대학교육이다. 레지덴셜 칼리지와 오프 캠퍼스는 성숙한 대학으로 가기 위한 명품 교육프로그램이다.”

산학협력단장 시절 연구비를 크게 확충한 바 있는데.
“연구의 시작은 연구자의 의지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연구비’라는 든든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국립대 재정 가운데 일반회계는 대부분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이고 기성회회계는 폐지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발전기금 모금도 지방대학으로서 한계가 있다. 결국 연구비 수주 등 산학협력 수익이 유일한 돌파구다. 현재 연구비 수주액이 연간 1300억 원 수준이다. 앞으로 연구비 수주액의 2000억 원 시대를 열어 4년간 총 700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

전임교원 1100명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복안이 있나.
“현재 전북대의 전임교수 수는 1032명이다. 임기 4년 동안 68명, 즉 매년 17명씩 늘려야 전임교원 1100명 수준이 될 수 있다. 이는 기존 같이 정부가 배정하는 교수 TO만으로는 결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다. 하지만 전북대에는 191명의 국비 조교가 있다. 대부분 일선 학부·학과 행정보조 업무를 수행하는데 2~3년마다 교체되기 일쑤다. 국비 조교를 매년 15명씩, 총 60명을 교비 조교로 전환하고 해당 정원을 전임교원 정원으로 바꿔 4년 후 전임교원 1100명 시대를 열고자 한다. 실제로 2~3년 전에 국비 조교 정원 7명을 회수해 일부를 전임교원으로 바꾼 사례가 있다.”

약학대학유치추진단 신설에서 알 수 있듯이 약학대학 유치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이는데.
“약학대학 유치는 전북대의 경쟁력 향상과 지역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내야 할 절박한 일이다. 약학대학은 일선 약사를 양성·배출하는 1차적 소임을 넘어 생명과학의 블루오션이다. 의약품 산업과 연계, 신약 개발에 필요한 전문 과학기술 연구 체계를 갖춘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전북대는 의학, 치의학, 수의학 분야는 물론 자연과학, 농생명, 고분자나노 및 화학공학 분야 등 신약개발을 위한 학제 간 협동 기반을 잘 구축하고 있다. 약학대학을 반드시 유치함으로써 연구중심·융합중심의 성숙한 약학대학으로 키워야 한다.”

지역사회와의 관계도 강조했다. 지역사회와 관련된 계획은.
“우리 지역에서 전북대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앞으로 지역과 하나가 되는 대학도시를 조성하고자 한다. 예를 들면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대, 영국의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는 지역과 경계를 허물고 온전히 하나가 된 대학도시의 전형이다. 우선 혁신 도시, 국가식품클러스터와의 연계망을 구축하고 전북 연구개발특구를 추진함으로써 대학 내 연구센터와의 협력 체제를 구축할 것이다. 또한 탄소와 농생명 분야를 중심으로 지자체와 협력해 창업 지원과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혁신도시로 이전한 국가기관에 필요 인력을 제공하기 위해 취업 연계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 ‘지역을 캠퍼스로’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지역밀착형 평생교육·문화·예술·봉사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다.”

평소 대학교육 발전을 위해 갖고 있는 고견이 있다면.
“먼저 인재 양성의 목표가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약학대학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우수한 학생들이,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최고의 브레인들이 약학대학에 갔다. 그런데 사회인식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의 잣대가 ‘약학대학은 약사 배출’로 돼 있다. 즉 약사가 되기 위해 약학대학을 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구시대적인 인재 양성 미션이다. 선진국은,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약국 종사자가 40%이고 연구직 종사자가 60%다. 이제 우리도 연구직으로 갈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또 하나는 반값등록금 정책에 대해 말하고 싶다. 등록금 동결은 실질적인 인하로 볼 수 있는데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교육의 질이, 연구인력 양성의 질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피해가 학생들에게만 머물지 않고 다시 국가에게로 돌아가게 된다.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시행하려면 국가가 필요 재원을 마련해 줘야 한다. 아니면 실질적으로 반값등록금 정책은 국립대의 문제가 아니다. 국립대의 경우 등록금이 저렴한 데다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고 있어 이미 반값등록금을 잘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무조건 등록금을 동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과거에 등록금을 많이 올린 대학들이 있는데 국립대 내에서도 한 학기 등록금이 200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전체 국립대의 등록금 평균을 정해 놓은 뒤 등록금이 평균보다 낮은 대학들은 법정 한도(2.4%)에 맞출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평균 이상인 대학들은 동결을 하는 식으로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북대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에게 메시지를 부탁드린다.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가 한 말 중에 ‘인간이 하는 여행 중 가장 먼 여행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하는 여행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냉철한 머리보다는 따뜻한 가슴과 뜨거운 열정, 이런 것들을 갖추는 게 어렵다는 의미다. 그리고 또 하나의 먼 여행이 있는데, 가슴에서 발끝까지의 여행이다. 발은 현장이고, 실천이고, 도전을 의미한다. 뜨거운 열정과 자신감 넘치는 도전, 이런 것들을 갖춘다면 분명 좋은 결실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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