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의 핵심]“예시답안을 분석하라”
[논술의 핵심]“예시답안을 분석하라”
  • 대학저널
  • 승인 2013.07.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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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경희대학교 수시모집 논술고사 문제(사회계) 철저 분석

일부 대학은 논술고사 문제의 예시답안을 공개하기도 한다. 모든 문제에 대해 예시답안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비교적 예시답안을 많이 공개하는 대학으로 경희대학교, 중앙대학교, 인하대학교를 들 수 있다. 이외에도 가물에 콩 나듯이 간헐적으로 모의논술고사에 한해 예시답안을 공개하는 대학들도 있다. 이 예시답안들은 학교 측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으니 반드시 확인하도록 하자.

예시답안은 출제자들의 의도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만큼 논술고사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데 매우 유용하다. 이처럼 유용한 자료를 왜 모든 학교가 제공하지 않는 걸까? 그것은 답안이 정형화되고 학생들의 창의성이 제약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아무래도 표준 정답이 공개되면, 그 답안의 형식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이건 어느 학교에서도 결코 바라지 않는 부작용이라 하겠다. 이렇게 예시답안은 양면의 칼처럼 부정적인 면도 있기에 공개를 꺼리는 것이 일반적이라 하겠다.

서두에 이런 특징을 언급하는 것도 예시답안이 가진 위험성을 경계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제시문들을 재료로하는 언어논술의 경우, 학생들의 지식과 교양에 따라 매우 다양한 창의적 해석의 여지도 있다. 또한 자신의 견해를 전개하는 유력한 방식도 한 둘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예시답안만 검토하고 그것을 마치 유일한 답안인 것으로 맹신하는 것이야말로 경계해야 할 것이다. 다만 수리논술 문제는 수학 문제풀이가 그러하듯, 답안의 내용과 형식은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 독창성과 논리성을 함께 갖춘 다양한 답안을 허용하는 언어논술 문제들과 달리 더욱 분명한 수리적 답안의 핵심이 담겨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저마다의 표현 방식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수리적 정답 또한 존재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따라서 수리논술 문제를 출제하는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이 예시답안을 확인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하겠다. 다만 수학 공부가 그러하듯, 문제를 보자마자 답지를 확인해선 안 된다. 수리 논술 문제의 답안을 정밀하게 도출하는 연습을 회피해선 안 된다. 대개 고교에서 배우는 수학 문제들보다 쉬운 수준이니 겁낼 필요는 없다.

일상 생활이나 사회적 현상에 수리적 해석을 가미(혹은 응용)할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수준이니 복잡하고 난해한 수학 문제의 난이도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 다만 이런 류의 응용문제들을 다뤄본 경험이 부족해 낯설 뿐인 것이다. 자신의 답을 정리한 후에 예시답안과 비교해 수리적 답안의 정답 여부를 확인했다면, 다음으로 해야 할 것은 이 수리적 답을 어떻게 제시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단순 수학 계산식의 나열이 아니라, 적당한 설명과 함께 수리 답안을 전개하는 형식을 깊이 음미해야 한다.

>> 이 달의 미션
2013학년도 경희대 수시모집 논술문제(사회계)로 연습해보자. 고사시간이 120분이니 시간을 적절하게 안배해야 하겠다. 논제는 셋이고, 이 중 하나가 수리논술 문제다. 언어논술 논제들은 배점도 규정 분량도 다른 만큼 주의를 요한다. 수리논술 문제의 계산식은 어렵지 않으니 포기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제시문 (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려면 공적 자본을 활성화하여 공동선(the common good)을 추구하여야 한다. 유럽 사람들은 오랫동안 개인 소득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는 데 자발적 의지를 보여주었다. 심지어 공동체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소득의 45퍼센트에서 50퍼센트까지 세금으로 내는 나라도 있다. 그래서인지 유럽에서 의료서비스는 공공의 이익이고, 결과적으로 미국에 비해 유아 사망률은 낮고 기대 수명은 길다. 또한 유럽의 여러나라들은 미국보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데 더 많은 공공기금을 사용하고, 유소년기의 빈곤 비율도 더 낮다. 유럽은 미국과 비교해 치안이 잘 되어 있고, 살인 범죄의 비율도 훨씬 낮으며, 감옥에 수감되는 사람들도 훨씬 적다. 대중교통 체계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환경보호와 관련하여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규제를 하는것으로 유명하다.

제시문 (나)
강력한 국가가 모든 이에게 두려움의 대상으로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인간은 전쟁이라고 불리는 상태에 놓일 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전쟁 상태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을 의미한다. 전쟁상태에서 인간은 고립되고 비참하고 험악하며 단명하고 짐승 같은 삶을 살아 갈 수밖에 없다. 국가가 등장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
다. 천성적으로 자유를 사랑하는 동시에 타인을 지배하기를 좋아하는 인간이 국가의 구속 아래 살아가고 자기 자신에게 제약과 통제를 가하는 것에 동의하게 되는 궁극적 원인이나 목적 및 동기는, 그들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고 그 결과 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려는 인간 자신의 통찰력에 있다.

제시문 (다)
파리는 자유, 평등, 박애의 실험실이었다. 그러나 여인은 그 실험의 대상이 아니었다. 여인은 예외였고, 열외였다. 여인의 두 가지 과잉은 자유, 평등, 박애의 땅에서도 박해의 대상이자 결핍이었다. 과학은 육체를 고독한 해부학 그리고 자연사의 대상으로 영토화했다.

여인의 육체는 이제 “먼 친척”이 환기하던 정서적 혹은 심정적 연민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저 남국의 풀과 나무 그리고 코끼리와 사자의 육체와 동일한 것이었다. 여인을 ‘인간’이라는 종적 지위에서 끌어내리는 데 복잡한 담론은 필요하지 않았다. ‘과학’ 하나면 충분했다. 과학은 비대한 생식기와 둔부를 열등한 육체의 전형으로 읽었다. 과학은 여인의 작은 뇌도 가만두지 않았다. 기어이 그 뇌의 크기를 문제 삼아 추상력의 결핍으로 몰아 세웠다. 이렇게 과학은 여인의 신체를 정치적으로 독해했다.

자유, 평등, 박애의 수사를 특정한 신체만의 몫으로 할당했다. 여인의 신체에 할당된 몫은 없었다. 파리는 과학의 눈으로 여인의 몸을 유린했다. 관객들은 과학이 규정한 열등한 몸을 일말의 죄의식 없이 하나하나 뜯어보고 싶어 했다. 과학의 탈선을 견디지 못한 여인의 육체는 스물다섯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관객의 욕망을 대리한 과학이 마침내 메스를 들었다. 여인의 몸에서 생식기를 들어냈다. 데카르트 것보다 작을 것이라고 추정하던 조그만 뇌도 도려냈다. 크기를 재보니 별반 차이가 없었다. 껍데기만 남은 몸에는 밀랍을 발랐다. 박제의 여인이 이내 미이라로 부활했다.

보티첼리의 비너스로, 이집트의 네페르티티로 화려하게 살아난 것이 아니었다. 칼라하리 사막에 부는 모래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떠도는 원주민의 딸로 초라하게 되살아났다. 생식기와 뇌를 적출 당한 여인의 몸은 그렇게 박제로 부활하여 그 후로도 약 2세기 가량 제국 관객의 관음증적 욕망을 부추겼다.

제시문 (라)
철저한 능력 위주 체제를 향한 진전이 느리게나마 진행되면서 19세기 중반부터 빈자와 부자의 상대적 미덕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변하기 시작했다. 공평한 면접과 시험에 따라 일과 보상이 나누어지자 기득권층이 공직에서 밀려나고 그 자리를 노동계급의 똑똑한 자식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또한 대학입학시험이 부자
들의 멍청한 아들딸을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몰아내고 그 자리를 가게 주인의 열심히 공부하는 자식이 차지하게 되었다. 지위가 전적으로 부정한 체제의 결과라고 우기기 힘들게 된 것이다. 이처럼 능력과 세속적 지위 사이에 신뢰할 만한 관련이 있다는 믿음이 늘어나면서 돈에도 새로운 도덕적 가치가 부여되었다. 부가 혈연과 연줄을 따라 세대에서 세대로 내려가던 때에는 돈이 부자 부모에게 태어났다는 것 외에 어떠한 미덕도 증명할 수 없었다. 그러나 명예와 부를 수반하는 일자리를 자신의 지능과 능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이제 부가 품성의 온당한 지표로 여겨질 수도 있게 되었다.

제시문 (마)
1990년 ‘세계자원연구소’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전 지구적 대처를 촉진하기 위해 각국의 연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연구하여 발표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국가별 책임정도를 평가하고, 여기에 기초하여 각국 정부들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을 평가할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당시 순 온실가스 배출량은 미국, 소련, 브라질, 중국, 인디아, 일본, 독일, 영국, 인도네시아, 프랑스 순이었다.이 연구결과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과학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산화탄소 분자는 모두 같은 것이고, 따라서 각국의 순 이산화탄소 배출량 총합을 서로 비교하는 것은 지구온난화의 책임을 평가하기 위한 단순명료한 기초 작업이다. 이들의 연구는 언론으로부터도 큰 주목을 받았다. 지구온난화에 전 지구적으로 공동대처하기 위해 지구온난화에 대한 각국의 책임정도를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구온난화문제의 해결을 위해 각국이 어떤 책임량을 떠맡아야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결과에 대한 이견도 있다. 특히 ‘과학과 환경 센터’의 연구자들은 ‘세계자원연구소’의 온실가스 배출량 지표가 숨 쉬는 것처럼 생존을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과,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음에도 단지 편리를 위해 자가용을 몰고 다니는 것 같은 사치스러운 이산화탄소 배출을 구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논제 Ⅰ>
제시문 [가]의 내용에 근거하여 제시문 [나]의 논지를 비판하시오.
[401자 이상 ~ 500자 이하] (30점)
<논제 Ⅱ>
제시문 [다], [라], [마]의 시각에서 제시문 [가]의 주장을 각각 비판하고, 이에 기초하여 공동선을 어떻게 추구하여야 할지를 논술하시오. [701자 이상 ~ 800자 이하] (40점)
<논제 Ⅲ>
가상마을 (갑)에는 A, B, C 3개의 기업만 존재하고 각 기업은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한다고 가정하자. 정부의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세 기업은 매월 아래의 표에서 제시된 양의 공해물질 K를 배출한다. 이에 정부는 가상마을 (갑)의 공해물질 K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하여 매월 마을에서 배출되는 K의 양을 120단위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하는 경우 각 기업이 비용을 부담하여 배출량을 정화시키는 정책의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 각 기업이 단위당 공해물질 K를 정화시키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서로 다르다. 아래의 정책 (1안)과 (2안)을 도입하는 경우에 가상마을 (갑)의 기업들이 부담하는 총 정화금액을 각각 계산하여 비교하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논하시오. 이 때 총 정화금액은 공해배출권의 거래액과 실제 정화비용을 포괄한다. [401자 이상 ~ 500자 이하] (30점)

(1안) 각 기업이 배출할 수 있는 공해물질 K의 배출량을 40단위로 제한한다.

(2안) 각 기업에게 40단위의 공해물질 K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공해배출권)를 배분하고 각 기업은 공해배출권을 가진 한도 내에서만 공해물질을 배출하도록 한다. 공장 간에 공해배출권의 자유로운 거래가 허용되는데 배출권의 가격은 단위당 2원으로 결정되었다.


>> 논제 해설
논제 1 : 논제는 ‘제시문 [가]의 내용에 근거하여 제시문 [나]의논지를 비판’하길 요구한다. 그러니 이 논제의 요구를 염두에 두고 제시문들을 독해하는 것이 관건이다. 두 제시문을 가상의 좌표 평면에 위치시킨다면 Y축을 중심으로 대립하는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이게 단번에 가능하다면 놀라운 독해력이라 하겠다.

원래 두 글이 서로를 반대하며 쓰여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읽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마음을 편히 가져라. 그래서 출제자의 시선으로 제시문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가]에 근거하여 [나]의 논지를 비판하라고 했다. 출제자는 바로 이런 눈길로 제시문들의 관계를 보고 있는 것이다. 둘은 어떻게 대립하고 있을까?

[나]의 내용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을 읽으며 홉스, 사회계약론, 리바이어던 등의 말을 떠올릴 수 있었기를 바란다. 중학교부터 사회과 교과서들에 등장하는 내용이니까. 자연상태의 인간들이 서로를 불신하고 경계하며 두려워하는 모습이 [가]의 ‘공동선’을 실천하는 사회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포착하는 것이 관건이라 하겠다. 이것을 포착하고 나면 비교적 쉽게 논제의 요구에 답할 수 있겠다. 개인의 이익을 경쟁적으로 추구하는 [나]의 상황을 넘어, 공동의 가치와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비판을 끌어낼 수 있으면 좋은 답안이 될 것이다.

(논제 1 예시답안)
[가]는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개인의 이익을 넘어서는 공동의 선(The common good)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공적 자본의 활성화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나]는 자기보존이 위협받는 자연상태로부터 개인이 안위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국가와 같은 절대 권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강력한 국가로 인해 개인은 타인과의 끝없는 투쟁에서 벗어나 자유와 평화를 확보할 수 있게된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가]의 시각에서 볼 때, [나]의 내용은 개인의 이익과 생존만을 추구하는 무차별적 경쟁 상황을 전제하고 있다. 나아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된 국가는 공동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보호하는 역할에 그친다. 따라서 [나]에나타난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이익 추구 차원을 넘어 공동의 선을 추구하기 위한 다양한노력들이 필요하다.

(평가)
여기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두 번째 문단이다. 표현은 저마다 다를 수 있겠으나 여기서 서술한 내용이 이 논제가 기대하는 핵심에 해당한다. 이 답안에 담긴 시선으로 제시문들을 구성한 것임을 느껴보기 바란다. 401 ~ 500자 분량의 내용을 두 문단으로 답했다.

첫 번째 문단은 가벼운 요약이고 두 번째 문단이 [가]에 근거한 [나] 비판이다. 이렇게 내용의 차이에 따라 문단을 나눠주는 게 필요하단 것을 잘 새겨두기 바란다.

논제 2 : 이 논제는 크게 두 가지를 요구한다. 첫째, ‘제시문 [다], [라], [마]의 시각에서 제시문 [가]의 주장을 각각 비판’할 것둘째, ‘이에 기초하여 공동선을 어떻게 추구하여야 할지를 논술’하는 것이다. [가]는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글이다. 이걸 비판하라고 한다면 공동선의 추구자체가 문제가 있을 것 같지는 않고 그럼 어떻게 써야 할까? [다]~ [마] 제시문들을 각각 꼼꼼히 읽고 공동선 추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이나 집단주의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것이 첫번째의 과제가 되겠다. 이 과제를 수행하고 나면 논제의 두 번째 요구사항은 쉽게 답할 수 있겠다. 앞서 지적한 위험성을 경계하면서 공동선을 추구할 필요성을 제시하면 되기 때문이다.

(논제 2 예시답안)
제시문 [가]는 사회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각 개인들이 사익보다 공동선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 사회가 공동선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려고 할 때, 공동선이라는 대의는 많은 함정들을 만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집단주의의 함정이다. 제시문 [다]는 자유, 평등, 박애라는 공동의 가치가 유럽인에게만 적용되고 칼라하리 사막의 원주민 여인에게는 해당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공동선이 특정 집단에만 귀속되고 이 집단 밖의 사람들은 배제할 수 있는 것이다. 능력주의사회를 옹호하고 있는 제시문 [라]는 개인이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부와 지위를 획득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 공공선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자칫 개인의 능력과 노력의 정당한 산물을 폄하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시문 [마]는 지구온난화 방지라는 공공선을 실천하기위한 책임을 배분할 때, 그 방법에 대해서 이견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각 집단이 처한 위치에 따라 무엇이 공동선인지 또 그것을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사회가 공동선을 추구할 때 먼저 공공선에 대한 다른 생각들이 존재함을 인정하고,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추구하는 것이 공공선인지를 충분히 논의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러한 절차를 통해 공동선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다양성과 정당한 성취욕구 및 사익이 부당하게 부정되는 일이 없도록 살펴야할 것이다.

(평가)
이 예시답안도 두 문단으로 구성되었음에 유의하자. 유일한 응답방식은 아니나 유력한 구성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각 문단이 논제의 요구사항 두 개에 각각 응답하고 있다. [다], [라], [마] 각각의 시각에서 [가]의 주장을 비판하는 내용을 낱낱이 분리하면 이 내용만으로도 세 개의 문단이 될 것이니 대략 750자 내외의 글에 문단 전환이 지나치게 잦은 꼴이 된다. 그래서 [가] 비판을 한 문단으로 처리한 거다. 이런 고민이 반영된 답안임을 느껴보길 바란다.

논제의 두 번째 요구사항에 대한 답은 전혀 특별하지가 않다. 앞서 지적한 문제점들을 피하는 지혜로운 해법이 필요하다는 정도의 기술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답안의 핵심은 첫 번째 문단의 내용이라 하겠다. [다], [라], [마] 각각의 시각에서 [가]의 주장을 비판하는 내용을 하나씩 음미하길 바란다. ‘아이 제시문으론 이렇게 비판하면 되겠구나’하는 것을 느끼고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

논제 3 : 이 수리논술 문제는 아래의 예시답안부터 검토해보자. 논제는 첫째, 1안과 2안을 도입하는 경우에 기업들이 부담하는 총 정화금액을 각각 계산하여 비교하길 요구하고 둘째,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논하라고 지시한다. 첫 번째 요구사항에 대한 답이 수리적으로 도출되어야 한다. 1안의 계산은 단순하다. 문제는 2안의 계산식이다.

(논제 3 예시답안)

1안이 채택되는 경우의 정화비용은 (50-40)*1+(70-40)*2+(80-40)*3 = 10+60+120 = 190원이다.
2안이 채택되는 경우 A기업은 배출  40장을 C기업 에게 되어 거래 금액과 정화비용의 합은 {(50*1)+80}+{(70-40)*2}+{(0*3)-80} = 50+60 = 110원이다.

①두 안을 비교하면 120단위의 같은 양의 공해물질을 배출할 때 1안을 선택하는 것보다 2안을 채택하는 것이 사회전체로 정화금액이 80원 적게 든다.②이는 환경오염 문제를 국가의 규제로만 해결하려 할 때 보다 국가의 규제와 더불어 시장원리(기업들에게 자유로운 거래)를 허용하게 되면 자원의 효율적 분배를 통하여 보다 적은 비용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③

(평가)
1안을 적용할 때, 정화비용이 190원이 나오는 것은 누구나 쉽게 계산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예시답안에서 확인했듯이 2안의 계산식 자체는 이렇게도 간단하다. 미분도, 적분도, 삼각함수도, 확률과 통계도 필요하지 않다. 사칙연산 수준이니 말이다. 문제는 이 간단한 계산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① A 기업은 공해배출권을 팔 경우 단위당 2원을 받을 수 있으니, C 기업에 배출권을 모두 팔고 단위당 정화비용 1원을 들여 공해물질을 정화할 것임을 추론하는 것이 관건이다.

② 1안과 2안 각각에 따른 계산 결과를 이렇게 정리한다. ③ 이것이 논제가 기대하는 ‘그것이 의미하는 바’이다. 논제는 이렇게 ③을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수치를 적절히 조정하여 문제를 만든 것이다. 그러니 답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특히 수리논술 문제의 경우 꼼꼼한 계산을 회피해선 안 된다. 막연하고 두루뭉술한 서술이 아니라 수리적으로 분명한 답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계산 과정에서 실수가 있더라도 이런 수리적 접근 시도가 분명하면 상당한 부분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적극적으로 답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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