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 9.
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 9.
  • 대학저널
  • 승인 2012.04.0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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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2012학년도 모의 논술고사 문제

 

▲김성호(아이드림논술학원 원장)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이다.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이 어느 틈엔가 사라지고, 세상은 온통 화사한 신록의 세례를 받고 있다. 추위 속에서 봄을 예비하던 새순처럼, 힘을 비축해온 수험생들 마음속에도 희망과 결의가 피어나고 있겠다. 2013학년도 수시모집을 대비하는 새내기수험생들을 위해 지난 호까지 비교적 쉬운 논제를 소개했었다. 이달엔 난이도가 높은 논제를 소개한다. 깊이 있는 독해력과 창조적 사고력을 요하는 논제에 대한 경험을 비축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아래에 서강대학교에서 밝히는 통합논술고사의 성격과 의미에 관한 글을 소개한다. 논술고사 문제를 출제하는 기본 시각이 가감없이 드러나는 글이므로 원문 그대로 소개한다.

1. 통합논술의 기본 성격

● 논술 시험은 대학에서 수준 높은 학문을 연구하고 도야하는데 필요한 수학 능력과 자질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실시하는 평가 제도이다. 즉 논술 시험은 어떤 사물이나 사태,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진지하게 관찰하고 통찰하여, 그 특징을 정확하게 그리고 빨리 찾아내 거기서 일반적 원리와 법칙을 유추해내는 통찰력, 판단력,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의사 소통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 하는 시험인 것이다.

● 정보화 사회, 지식기반 사회에서 중요한 가치는 단순히 수동적으로 학습하고 암기한 지식의 총량보다는 자신이 습득한 지식과 정보들을 가로지르며 새로운 문제 상황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출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즉 다양한 지식과 정보의 통섭에 기반한 비판적 사고력에 의해 창출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논술은 영역별 논제보다는 지식의 제반 영역을 통섭하는 통합논술이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다.

● 기본적으로 논증적 글쓰기에 해당하는 논술은 다양한 영역에서 논거를 활용해야 하므로 배타적 교과 설정은 바람직하지 않다. 즉 통합 교과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문제를 접근함에 있어서 통합성, 총체성,연계성, 다양성, 입체성 등을 염두에 두고 역동적으로 성찰하고 토론하면서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해결 능력을 창의적으로 함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통합논술의 교육적 의미

● 통합논술은 단지 대학 입시를 위한 평가 제도에서 그치지 않고 초·중·고등학교 공교육 과정의 내실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교육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 통합논술에 필요한 능력들 이를테면 맥락적 읽기 능력, 분석적이고 통합적인 사고 능력, 종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 합리적인 토론 능력, 논리적 추론 능력, 논리적 구성 능력, 이론과 실천 혹은 논리와 현상 사이의 합리적인 연계 능력, 능동적이고 유창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은일반적으로 공교육 과정에서 매우 요긴한 기본적 학습 능력에 해당한다.

● 이와 같은 교육적 의미를 구현하기 위해 통합 논술의 다음과 같은 교육 목표를 설정해 볼 수있다.
- 통합적 통찰 능력 및 인식 능력의 함양
- 통합적 비판능력과 판단 능력고양
- 전문인으로서 적합한 통합적 탐구 능력과 통합적 적성개발
- 올바른 가치관 정립
- 정보화 시대의 통합적 정보취득역량 함양
- 논리적이면서도 창의적인 표현능력 개발

 

이달의 미션

인문학적 관심이 포함된 논제는 대개, 경영·경제학부 문제들보다 까다로운 인상을 준다. 인문·사회과학부를 지원하는 학생들이라면 피할 수 없는 만큼 진지하게 도전해보자. 이 달의 도전과제는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논제이다. 서둘러 첨부된 예시답안으로 눈을 돌리지 말고 논제와 제시문 독해에 심혈을 기울여 보길 바란다. 늘 그렇듯이 논지의 구성을 먼저 잡아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기 바란다. 2012학년도 서강대학교 모의 논술고사 문제이다.

문항1.

아래 제시문들의 공통 논제를 밝히고, 그 차이점에 대해 논술하시오. (1300-1500자, 60% 배점)

【A 】
사람들은 자신들이 거주하는 장소의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삶터에 대한 나름대로의 공간 인식 체계를 갖게 되었다.이러한 공간 인식체계를 국토관이라고 하는데, 시대와 장소에 따라 환경이 다르고 사람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양한 국토관이 존재한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천ㆍ지ㆍ인의 세 요소를 우주의 근본으로 생각하였다. 특히 땅은 하늘과 인간을 연결하는 고리로서 만물을 형성하는 기반으로 인식되었다. 우리나라는 농업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였지만 산지가 많고 평야가 넓지 않아 농경에 불리하였기 때문에 땅을 중심하는 사고가 국토관의 바탕을 이루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이 이론적으로 체계화 되어 발전한 것이 풍수지리사상이다.
풍수지리 사상은 산의 모양과 기복, 바람과 물의 흐름 등으로 땅의 성격을 파악하여 좋은 터전을 찾는 사고 체계이다. 이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는 조상들의 생활 태도와 토착사상인 대지모(大地母)사상과 중국의 음양오행설이 결합되어 발전한 것이다.
풍수지리 사상은 서민들이 자신들의 삶터를 선정하는 데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고려 및 조선시대에는 도읍지 선정, 묘지선정에 이르기 까지 많은 영향을 끼쳐 오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고등학교사회」

【B 】
사람의 감각이나 지각의 대상이 되는 공간은, 베르그송이 시간을 시계의 시간과 인간에 의해 살려진 시간으로 나누었듯이, 수학적 공간과 체험되는 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수학적 공간은 동서남북처럼 인간과 관계없이 객관적, 도형적으로 이루어지는 타자적인 것이고, 인간에 의해 체험되는 공간은 전후좌우처럼 인체 전체로 파악되는 구체적, 주관적인 것으로 신체적, 자의적 공간이라 할 수있다. 인간이 파악하는 공간은 전후, 상하, 좌우로 분절되고 구별되기 때문에 인간이 겪는 구체적 경험공간은 不등질성의 특질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인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이 분절은 정서성을 갖는 ‘가치부여’에 의한 것이며, 완전히 이질적 공간으로 분절되어 단순한 방향성의 분절을 넘어 이방성(異邦性)을 생기게 한다.
이 이방적(異邦的) 분절구조는 전후, 좌우, 상하라는 단순한 위치 관계의 분절이나 판별을 넘는데, 이것은 바로 정서적, 정신적 가치를 부여하는 인간 주체 존재에 관계된다. 즉 전후라는 것은 무엇의 ‘앞’이며 ‘뒤’라는 것, 즉 인간의 주체적 존재 의식을 전제로 하여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의식하고 사유하고 행위 하는 주체적 존재인 인간 ‘나(ego)’라는 자기 의식에 있어서의 앞과 뒤로서, 단순한 공간적 위치 관계의 분절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 ‘나’를 위치의 문맥으로 치환하면 그것은 나의 존재를 중심으로 한 ‘여기’이다.
즉 인체는 자연 속에서 동적 균형을 유지하며 자기조직화하는데, 이 자기조직화의 방법의 기본적인 것으로서 중심화를 생각할 수 있다. 이 중심화에 의해서 모든 지각, 모든 행동은 지금, 여기, 나에서부터 시작하여 지금, 여기, 나에 달라붙은 유착적(癒着的)인 것이 된다. 이와 같이 중심화에 의해서 여기라는 비균질 공간이 탄생하는 것이다.
                                                      -정영길, 「한국 전통 건축의 인간 중심적 특성에 관한 연구」

【C 】
전통적 사회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그들이 자신의 거주지역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미지의 불확실한 공간 사이에 대립관계를 상정한다는 점이다. 전자는 세계(보다 정확히는 우리의 세계)이며, 코스모스이다. 그것의 외부에 있는 모든 것은 더 이상 ‘코스모스’일 수 없으며, 차라리 일종의 ‘다른 세계’, 낯설고 혼돈에 찬 공간, 유령과 마귀와 ‘이방인들’이 사는 지역이다.
공간에 있어서의 이 같은 분열은 사람이 살고 있는 조직된지역-따라서 ‘코스모스화’된 지역-과 그것의 변경 바깥에 있는 미지의 공간 사이의 대립에 연유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쪽에는 코스모스가, 다른 쪽에는 카오스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만약 사람이 사는 모든지역이 코스모스라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그 곳이 어떤 방식으로든 신들의 작품이나 신들의 세계와 교섭을 가짐으로써 첫 번째로 신성화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미지의, 낯선, 점거되지 않은 지역은 아직도 카오스의 유동적이고 애벌레 같은 양상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것을 점거하고, 또 무엇보다도 거기에 정주함으로써 인간은 우주 창조의 제의적인 반복을 통해 상징적으로 그것을 하나의 코스모스로 전이시킨다.
                                                                             -엘리아데,「 성과 속」
문항 2

아래 제시문들의 내용을 요약하고, 그것들의 특성과 한계를[문항1]의 제시문들의 관점에서 논하시오. (800-1000자, 40% 배점)


【D 】
물리적으로 볼 때 공항은 빠져나갈 데 없는 완전한 환경을 이룬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에게 공항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건물이라기보다는 그들을 둘러싸는 분위기 또는 대기와 같아 도대체 공항을 밖으로부터 보는 경우가 드물게 마련인데, 그것은 안으로부터 경험되는 수밖에 없다. 물론 출발하는 공항 또는 여행객이 그럴 만한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도착하는 공항의 출입구를 장시간 바라볼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경우도 오늘날의 거대 공항, 특히 시카고나 동경이나 프랑크푸르트의 공항의 전체를 하나의 원근법 속에, 즉 한 사람의 적절한 시각으로부터 포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체의 모양을 파악하는 것은 공중촬영의 각도로부터 또는 지도로만 가능하다. 이것은 공항이 아니라도 오늘날의 거대한 건물에서 흔히 보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지각생활 또 사회생활에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 일이라고 하여야 한다.
                                                                    -김우창,「 국제공항: 포스트 모더니즘의 상황에 대한 명상」


【E 】
근대의 비종교적 인간은 새로운 실존적 상황을 상정한다. 그는 그 자신을 오로지 역사의 주체 및 역군으로만 간주하며, 초월을 향한 모든 호소를 거절한다. 달리 말하면, 그는 다양한 역사적 상황들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은 인간 조건의 바깥에 있는 인류를 위한 어떤모델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인간은 그 자신을 만든다. 그리고 그는 오로지 자기 자신과 세계를 탈신성화 시키는 정도에 비례해서만 그 자신을 완전하게 만든다. 거룩한 것은 그의 자유에 대한 최대의 장애물이다. 그는 오로지 그가 전적으로 비신화화 될 때에만 그 자신이 될 것이다. 그는 최후의 신을 살해하고 나서야 비로소 진정으로 자유롭게 될 것이다.
                                                                                                  -출전미확인

 논제해설

[문제1 - 예시답안]
주어진 세 편의 글은 모두 인간의 자기이해가 주변의 공간인식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인간이 이성적인 동물인 한, 자기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자기이해는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와 분리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장소와 공간은 그것이 사람살이의 근본적인 외부환경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데, 주어진 세 편의 제시문은 인간이 그런 근본적인 삶의 환경으로서의 공간을 인식하는 방법에 따라 자신에 대한 인식이 차원을 달리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제시문 [A]는 동양에서의 공간인식의 특성을 이야기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징적인 공간이해의 근간인 풍수지리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인 세 요소를 우주의 근본으로 생각하는 동양적 가치관의 연장선상에서, 땅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적응과 조정을 중시하는 풍수지리적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도모하면서도 환경에의 적응과 조정까지 고려하는 우리의 풍수지리사상은 결국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공간인식의 결과인 것이다.

이와는 달리 제시문 [B]는 공간을 주관적 공간과 객관적 공간으로 나누어보고 있다. 이 글은 인간적 공간은 의식하는 주체인 <나>의 자기의식의 결과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우리의 공간 이해는 단순한 수학적 방향성을 넘어서서, 자기를 중심으로 하는 자기조직화의 결과이며, 그로부터 전후좌우라고 하는 주관적으로 해석되는 비균질적인 공간이 탄생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제시문 [B]의 이런 입장은 데카르트적인 <주체>와 베르그송의 시간관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제시문 [A]와 대별되는 서구적 공간인식과 그에 따른 인간이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제시문 [C]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인간이 어떻게 공간인식을 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즉, 이 글은 인간의 공간이해는 인간의 삶이 시작된 순간부터 비롯된 인간의 근본적인 자기이해의 방법론이라고 말한다. 원시 상태의 인간들은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정돈된 질서의 공간과 자신이 알지 못하고 또 그렇기 때문에 공포를 느끼는 미지의 공간으로 이분법적으로 구별하였는데, 이런 공간인식은 또한 역으로 인간에게 자신들의 거주공간에 성스러운 의미를 부여했다고 말한다. 이 논의는 또한 인간이 공간인식의 차원에서도 종교적이라고 할 만한 차원을 마련함으로써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제시문 [A]는 한국으로 대표되는 특정지역 사람들의 공간과 자기이해의 관계를 말하고 있으며, 제시문 [B]와 [C]는 다분히 서구적 관점에서 <지금-여기>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인간중심적인 공간인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대비된다고 할 수 있다. 전자의 공간이해가 환경에 대한 적응과 인간 삶의 조정에 중점을 둔다면, 뒤의 두 편의 제시문은 근대적인 인간중심의 공간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문제1 해설]
위 문제는 인간의 공간이해의 특징을 서술하고 있는 세 편의 제시문을 주고, 그 제시문들이 공통으로 거론하고 있는 주제를 학생들이 파악할 수 있는지와 각각의 제시문들 사이의 차이를 변별해낼 수 있는지를 묻는다. 제시문 [B]와 제시문 [C]의 차이에 특히 주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강대학교의 논제들에서 자주 등장하는 철학적, 인문학적 관심을 염두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제시문[C]의 공간관은 인간과 자연(혹은 신)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반영된 것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

제시문 [A]는 고등학교 사회교과서에서 뽑은 지문으로, 한국 사람들이 친숙하게 알고 있는 ‘풍수 지리설’의 의미와 그 맥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제시문[B]는 인간의 공간을 주관적 공간과 객관적 공간으로 나누어, 객관적 공간이 수학적이고 도형적인 공간임에 반해 주관적인 공간은<나>를 중심으로 <지금-여기>에서 경험되는 비균질적이고 가치가 부여된 공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시문[C]는 신화학자 엘리아데의 글에서 뽑은 것으로, 인간의 성스러움에 대한 인식이 공간과 결부되어 어떻게 형성되기 시작했는지를 설명하는 글이다.

그러므로 이 문항에 대한 논술문은 인간의 자기인식과 공간인식의 불가피성 내지는 필연적인 관계에 대한 인식 위에서 각각의 글들이 보이는 편차를 대비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면 무난하다. 위 예시 답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동양적 공간관과 서양적 공간관의 대비라든지, 조정과 적응을 중심하는 공간관과 <지금-여기>를 중시하는 인간중심적이고 근대적인 공간관의 성격을 대비시켜 서술하는 것도 가능한데, 이 부분이 선명하게 지적된다면 훨씬 안정된 논술문이 될 것이다.

[문제2 예시답안]
[E]가 묘사하는 근대적 인간의 자기이해의 핵심은“자유”다. 새로운 인간은 신이든 자연이든 상관없이, 자유를 제어하고 억제하는 모든 초월적 존재를 부정하며 자신의 뜻과 의지에 따라 역사의 주체이자 역군이 되고자 한다.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그것이 최후의 신을 살해하거나 주위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 될지언정, 진정으로 자유로운 존재가 되는 것이 근대인의 궁극적인 목표다. 인간의 새로운 자기이해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쌍을 이룬다. [D]가 표현하듯이, 근대적 공간의 구성 원리는 기능적 목적을 위한 공간 창출이다. 외부와의 완전한 고립과 단절, 오로지 특정한 기능적 목적만을 위해 존재하는 자기완결성, 이는 그 어떤 외부적인 사항들에 종속되지 않는 인간의 공간, 그들의 집합인 사회의 특정한 쓸모만을 위한 공간, 바로 이것이 새로운 공간의 유일무이한 목적이다.

근대적인 관점은 전통적인 관점들과 대립한다. 근대는 공간과 환경의 조화, 아니면 환경에 맞춘 적응([A])을 고려치 않는다. 그것은 ‘인간 조건의 바깥에 있는 모델’([E])이기에 고려될 필요가 없다. 그리고 환경에 대한 고려는“전체의 모양을 파악”해야 비로소 가능하지만, 근대적 공간은 내부에서만 경험되기에 그럴 가능성도 적다([D]). 이는 “지금, 여기, 나”([B])를 중심으로 하는 인간의 자기중심적인 공간인식의 결과다. 이런 의미에서 자연은 인간의 “자유에 대한 최대의 장애물”([E])이 될 수 있다. 신들의 계획이나 교섭이 전통적 공간의 경계라면([C]), 근대적 인간은 그 경계를 철저히 ‘파괴하여 진정으로’ 자유롭고자 한다([E]).

이렇게 자유로운 근대인은 자기중심적으로 공간을 조직화([B])하여 “낯설고 혼돈에 찬 공간”을“코스모스”로 만들며 ([C]), 그것의 결과는 자신의 생존 조건인 자연의 파괴이며, 그런 만큼 애초의 목적인 인간자유의 실현과도 멀어진다. 이용객들이 “도착하는 공항의 출입구를 잠시간 바라볼 기회”([D])도 적어질 만큼, 신과 자연에게서 자유로워진 근대인들은 또 다른 초월적 존재, 즉 인간사회의 기능적 목적에 자신의 자유를 양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2 해설]
위 문제는 근대적 공간의 구체적인 특성과 근대적 인간의 자기이해를 서술하는 두 편의 제시문을 주고, [문항1]의제시문에서 추출한 관점들에 입각해 그 특성과 한계를 서술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다.
제시문[D]는 공항의 모습을 통해 근대적 공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공항은 이동이라는 기능적 목적을 위해 특화된 공간이다. 제시문[E]는 근대적 인간의 자기 이해가 그 어떤 초월적 존재도 부정하는 것임을 지적한다. 구체적으로 근대인은 자신의 자유를 제한하는 모든 외적인 장벽들을 수용치 않는다. 두 제시문은 근대적 인간과 근대적 공간이 자연이나 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로부터 고립, 단절,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완결적임을 주장한다. 답안에서는 먼저 이런 내용을 요약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늘 요약은 일정 분량을 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규정 자수를 고려할 때, 1/3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요약이 지나치게 길게되면, 자신의 견해가 부족하게돼 가혹한 평가를 받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요약을 할때, 제시문의 표현을 기계적으로 인용하기보다는, 내용을 압축해 자신의 언어로 변환, 기술해야 한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제시문인용은 이해를 드러내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근대적 인간과 공간 이해는 제시문[A], [B], [C]의 관점들과 대립하거나 조화를 이룬다. 다양한 관점들을 각 제시문에 투영하면서 근대적 공간과 자기이해의 특성과 한계를 설득력 있게 묘사한다면 충실한 논술문이 될 것이다.

위 예시답안은 각 제시문에서 추출 가능한 관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A]는 동양적 공간이해가 자연과의 조화와 균형, 그리고 적응을 목적으로 함을 지적한다. 이와 달리[B]는<지금-여기-나>를 독점적으로 강조하는 인간 중심적 공간이해를, [C]는<성-속>의이분법이공간인식의경계를 형성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D]와 [E]의 한계로 지적될 수 있는 바는 크게 두 가지 다. 하나는 역사의 주체로 자신을 인식하는 근대인들이 생존의 기본조건인 자연을 파괴하는 모습이다. 다른하나는 기능적 공간의 자기 완결성에서 나타나는 바처럼, 그것이 비록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자유롭게 했지만, 결국 사회로부터 인간이 소외되는(이동이라는 기능적 목적에 종속되어 나타나는 소외) 의도치 않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여기서 관건은 ‘맞는 관점을 찾는것’이 아니다. 각 관점이[D]와[E]의 특성과 한계를 설득력 있게 드러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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