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공계 지원 확대, 주요 대학만의 잔치로 끝날 수도
[기자수첩] 이공계 지원 확대, 주요 대학만의 잔치로 끝날 수도
  • 백두산 기자
  • 승인 2021.06.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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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지방 상위권 이공계 학생들은 모두 의‧치‧한으로 가려고 하고, 하위권 학생들은 이공계 공부를 어려워 해 제대로 따라오지 못합니다.”

지방 소재 한 대학 이공계 교수의 한탄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지방 출신 뛰어난 학생들이 대부분 서울 혹은 의대, 치대, 한의대로만 가려고 해 지방대의 고충이 더 커지고 있다.

대학 경쟁력은 교수와 학생, 직원 세 축이 잘 융합될 때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지방대의 현실은 학생이라는 축이 약화되고 있다. 연구 성과는 낮아지고, 낮아진 대학의 지표는 다시 학생이 외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혹자는 연구 성과와 학생의 연관관계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낼 수도 있다. 하지만 각 대학의 연구소에서 실제로 연구를 담당하는 사람은 학생과 대학원생이다. 연구를 제대로 따라갈 수 있는 학생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학원을 고려하는 학생은 더욱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지방대 교수는 “프로젝트를 따와도 이를 수행할 인력이 부족해 주변 연구실이나 대학에서 학생이 파견 오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한다.

우려되는 것은 지방대의 연구력이 악화되는데, 정부는 계속 이공계 지원 확대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지원금을 분배 받는다 하더라도 과연 정부가 기대했던 것 만큼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물론 이공계 지원 확대는 지방대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은 아니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 해결없이 지원금만 제공한다면 국민의 세금을 허공에 날려버리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지원금을 성과를 내고 있는 대학에 집중하면 서울권 대학들만의 잔치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방대의 인력 문제와 이공계 지원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는 대학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정부의 현명한 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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