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육 패러다임 전환할 때”, 초등교육 확대 목소리 높아
“디지털 교육 패러다임 전환할 때”, 초등교육 확대 목소리 높아
  • 황혜원 기자
  • 승인 2021.05.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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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소프트웨어 교육 대두…‘4차 산업혁명’ 사회적 니즈 반영돼야
예산 신암초등학교 학생들이 로봇 축구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교육청 제공
예산 신암초등학교 학생들이 로봇 축구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교육청 제공

[대학저널 황혜원 기자] 교육부가 2015 개정 교육과정 시행 이후 7년 만에 새로운 교육을 이끌어가기 위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4월 ‘2022 개정 교육과정(안)’을 발표했으며, 교육 주체를 포함한 국민 의견 수렴과 교육과정 연구 등을 거쳐 내년도 하반기 확정 고시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뉴딜’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정책인 한국판 뉴딜에 포함되면서, 교육부 역시 이에 발맞춰 디지털 교육 전환을 이끎으로써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SW) 등 미래 교육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이재호 경인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향후 10년 이상의 교육이 달라질 것”이라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초·중등 과정에서의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2022 개정 교육과정 
‘인공지능·디지털 소양’, ‘학교 자율성’ 강화 중점 

2022 개정 교육과정(안)은 선도형 교육체제로의 혁신을 위해 한국판 뉴딜을 뒷받침할 인재 육성을 핵심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부는 인공지능 기술이 미래 사회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디지털 교육 환경에 부합하는 교수·학습 체제 구축과 인공지능·디지털 소양 강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교과서·학습 동영상,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등의 학습 콘텐츠를 활용한 교과수업, 첨단 ICT 교육환경·인프라, 유·초·중·고의 온·오프라인 융합교육 지원을 위한 인공지능 기반 ‘K-에듀 통합 플랫폼 및 지능형 나이스’ 등이 구축된다. 

아울러 시·도교육청과 학교, 교사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교육과정 분권화를 강화한다. 이에 따라 교과목 시수 증감, 교육과정 구성 등에서 자율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부는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개선 과제(안)을 선정했다. 초등학교 개선 과제는 ▲학년군별 교육과정 연계를 위한 교육과정 재구조화 방안 마련 ▲학생의 발달 수준을 고려한 놀이연계 학습과 놀이 중심의 공간 혁신 지원 ▲지역·마을과 연계한 교과목 신설·선택 활동 운영이 가능한 학교 자율 시간 등이다.  

중학교는 ▲미래 역량 함양을 위한 수업방법과 서술·논술형 평가 확대 등 교실수업 개선 ▲지역·학교 여건에 맞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 활성화,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개선 ▲현행 자유학기 활동을 학교급 전환 준비 프로그램과 연계 등이다. 
유·초, 초·중, 중·고 연계를 고려한 소규모 학교와 통합학교 교육과정 운영 모델 개선 방안 등도 포함됐다.

 

정보교육학계, 
“현행 교육과정 교육시수 적고, 교육시기 늦어”

정보교육학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회적 니즈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교육현장에서 실시 중인 디지털 교육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교육을 보완·지원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완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적으로 실시되고 있지만 수업시수는 1~6학년 과정을 통틀어 17시간에 불과하다.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 정보 교과의 핵심은 ‘컴퓨팅 사고력’ 강화다. 컴퓨팅 사고력은 컴퓨터과학의 기본 원리와 컴퓨팅 시스템을 활용해 실생활과 다양한 학문 분야의 문제를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해법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러나 17시간은 초등학교 전체 교육 시간의 0.298%에 해당한다. 1학기에 걸쳐 매주 1시간씩 교육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마저도 6학년 2학기가 돼서야 실과 과목의 형태로 이뤄진다. 6학년 2학기는 초등교사가 가장 바쁜 시기로 제대로 된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 

교육부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5~6학년에 제공하도록 했지만 교육현장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특히 교과서 선택도 ‘쉽고, 편한’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초등학교는 디지털 기초교육을 담당하는 정보교사를 따로 두지 않고 있다. 즉, 수업시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교육시기도 늦는 데다 이를 제대로 담당할 수 있는 전담교원도 없는 실정이다. 

 

공교육 한계에 사교육 늘어
SW선도학교, 전체 학생 아우르지 못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에 따라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분야의 중요성은 날로 심화되고 있지만 정작 교육 기회가 적다보니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정보교육학회가 지난 2~3월 초등학생 학부모 27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66.5%(1848명)가 자녀의 소프트웨어 사교육을 시키고 있었다. 사교육을 찾는 이유로는 ▲초등학교의 소프트웨어 교육시간과 환경이 부족해서 42.8% ▲자녀의 진로와 직업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31.4% ▲자녀의 역량 계발을 위해 19.9% 순으로 나타났다.

중학교에서는 3년간 34시간의 의무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교사들의 편리에 따라 교육이 이뤄지며, 고등학교에서는 선택과목으로 정보 교육이 시행된다. SW선도학교 등에 따라 선진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행하는 중·고교도 있지만 전체 학생을 아우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해외 교육 사례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 교육을 가장 잘 실시하고 있는 대표 국가는 영국이다. 영국은 지난 2014년부터 컴퓨팅 교육을 독립된 교과목으로 지정해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매주 1시간 이상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의무교육의 마지막 해인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취도 시험에도 컴퓨터과학 과목을 추가했다. 또한 지난 2018년 컴퓨터과학 교사 연수를 위한 컴퓨팅교육센터를 설립해 우리 돈 기준으로 1300억여원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지난 5월 11일 열린 과학·수학·정보 교육 정책 발전 포럼에서 “21세기는 AI가 모든 것을 바꾸는 세상”이라며 “교육체계 구조가 사회 변화, 직업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AI, 기계와 같이 사는 세상이 올 텐데 코딩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이 많다. 정부는 코딩을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20년 뒤 아이들이 먹고살 수 있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인터뷰 – 이재호 경인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AI·SW분야 우수한 지위 얻는 국가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선도할 것”

향후 어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나.

초·중등교육 정보교육의 핵심은 사고력 배양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떠오른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는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다. 

대학 전산학과 학생임에도 코딩을 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초·중등교육과정에서 코딩교육을 받지 않고 그대로 고등교육 과정으로 올라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초 코딩능력을 배양해야 고급 코딩도 가능하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득 수준에 따라 학력 격차도 발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의 경우 컴퓨터와 인터넷을 활용하기도 어렵다. 이런 격차는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초 공교육을 통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교육이 중요하다. 

초·중·고별 각 수준에 맞는 교육이 중요할 것 같은데.

초등교육을 기준으로 1~2학년에는 누리과정 등을 활용해 ICT 소양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기초소양을 키운 뒤 3~4학년부터 정규과목에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융합교육을 편성하고, 5~6학년에는 자율선택교과제 등을 통해 ‘코딩+α’ 교육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 · 소프트웨어 융합교육의 핵심은 결국 코딩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또 소프트웨어 교육은 실습이 필수적인 만큼 현행 17시간의 교육시간을 최소 34시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해외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교육과 비교해 우리나라 교육이 나아갈 방향은. 

영국뿐만 아니라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인도, 이스라엘 등은 어릴 때부터 소프트웨어와 코딩, 컴퓨팅 등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25년부터 대입 선발과정에서 코딩 문제가 출제될 예정이다. 

산업혁명 시대에 과학기술에 중점을 두고 사회 발전을 이끈 국가들이 선진국으로 도약한 것처럼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우수한 지위를 얻는 국가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것이라고 본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향후 10년 이상의 교육이 달라질 것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선 결국 초·중등 과정에서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교육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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