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위기 극복 위해 고등교육 지원 대폭 늘려야”
“지방대학 위기 극복 위해 고등교육 지원 대폭 늘려야”
  • 임지연 기자
  • 승인 2021.05.0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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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육위, 고등교육 위기극복·재정확충 마련 공청회
대학들, 고등교육 지원 대폭 확대·고등교육체제 재구조화 등 제안
교육위, "지원 확대 공감하나 사립대학 투명성 강화 선행돼야"
6일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고등교육 위기극복과 재정확충 방안 마련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이 고등교육 위기극복과 재정확충 방안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윤영덕 의원실 제공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대학의 위기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대학 위기 타개를 위해서는 고등교육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획일적인 정부 대학평가 방식을 연구중심과 실업교육 중심으로 바꾸고, 그에 따른 재정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6일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한 ‘고등교육 위기극복과 재정확충 방안 마련 공청회’에서 대학들은 대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대학들, 고등교육 지원 대폭 확대·고등교육체제 재구조화 등 제안

황홍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장기간 등록금 동결·입학금 폐지로 인한 재정·교육여건 악화와 학부 신입생 충원율 위주의 정책 등이 대학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입생 충원율이 낮으면 대학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되고, 낮은 점수를 받으면 대학혁신지원 사업비 수혜에서 배제돼 교육 여건이 어려워져 학생 충원에 문제가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황 총장은 이에 “대학 재정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올해 6951억원인 대학혁신지원사업비를 내년 2조원으로 대폭 늘려야 하며, 특히 지방대학의 경우 가중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 총장은 또한 “새로운 학과를 만들거나 학부 정원을 대학원으로 돌릴 때 준비기간이 필요한데, 모집유보정원제가 탄력적 정원 운영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모집유보정원제 도입을 제안했다. 모집유보정원제는 대학마다 정해져 있는 현행 정원제에서 대학이 스스로 탄력있게 정원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일률적 대학평가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일 동신대 총장은 “획일적 방식에서 대학 자체 구조조정 계획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거기에 따른 재정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송 인덕대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학생 미충원 증가, 대학 간 충원 경쟁 등에 따른 등록율 하락으로 전문대학의 학생모집 위기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윤 총장은 일반대학이 전문대학의 뷰티와 미용, 조리 등 취업중심 주요학과들을 중복 개설·운영해 일반대학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전문대학이 학생·학부모 수요가 많은 인기학과 중심으로 학과를 개설 운영하는 등 특성화에 한계를 느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여건 악화가 교육여건 악화로 이어져 낮은 교원 확보율, 성인친화적 교육환경 미흡, 지역사회 연계협력 미흡 등으로 연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총장은 (가칭)‘직업교육기본법’을 제정해 학문연구중심대학과 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고등교육체제를 재구조화할 것을 제안했다.

윤 총장은 “직업교육기본법을 통해 고등교육체제 재구조화하고, 이후 고등직업교육의 목적에 맞게 교육목표 수립 및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며 “직업교육에 대한 정부지원도 강화해 안정적인 직업교육 기반을 마련하고, 고등직업교육의 질을 제고해 양질의 인력을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윤 총장은 직업구조의 변화, 성인학습자 증가 등 경제·사회적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고등직업교육 지원을 강화하는 ‘고등(직업)교육교부금제도’ 도입도 제안했다. 

윤 총장은 “정부 주도의 5년 주기 직업교육발전계획과 연동한 재정투자계획 수립·시행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직업교육 실천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고등(직업)교육교부금제도 도입이 당장 어렵다면 중간단계로 한시적 특별회계 도입방안과 병행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규제와 감시로 대학 자율성과 건전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일 동신대 총장은 대학의 획일적 평가가 대학 특성화를 막고 있으며, 수도권-비수도권 정원 감축에 차이가 심해 지방대학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방대학 지원은 국립대학에 집중돼 있어 지방 사립대학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 총장은 “사립대학에도 인건비, 공공요금 지원을 늘려야 한다”며 “고등교육 재정 지원은 정작 대학이 필요한 곳에 지원되지 않는다. 지방대학에는 사업비가 아닌 경상비로 지원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최 총장은 수도권-비수도권 대학의 일정한 정원 감축, 특성화 중심 지방대학 재편, 획일적 평가 지양, 차고가 구조조정 전면 시행, 사립대학특별법·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등 법적·행정적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정미 충북대 교수는 “국립대학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무성 강화를 위해 국립대학 제정의 공적 부담을 규정해 안정적으로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며 국립대학 재정확충 방안으로 ‘국립대학법’ 제정을 제안했다.

국립대학법은 정부가 국립대학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총액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사업과 관련해 필요한 경우 국립대학에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는 재정지원 의무화가 핵심이다.

또한 이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위기극복 방안으로 지역인재육성 플랫폼 구축을 통한 지역 상생적 생태계 구축의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대학 활성화 위해 ‘고등교육제정교부금법’ 제정,
대학 무상교육, 기본재산 처분 재량 확대 필요성 제시

오후에 진행된 ‘지방대 살리기/고등교육 재정확충 방안’에서 정대화 상지대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와 입시 미충원, 등록금 동결과 재정 위기, 대학의 양극화, 대학체제의 취약성 총 네 가지의 본질이 지금의 대학 위기를 만들었다”며 “고등교육의 위기가 현실화 된 현 시점에서는 즉시 실천 가능한 현실적 방안을 마련해 위기에 대응하고, 동시에 중장기적인 대안을 준비하는 고도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총장은 대학을 공영대학으로 다원화해 육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총장은 “공영대학을 확대하면 사립대학체제의 취약성을 보완해 공공성을 높이면서 적은 비용으로 국공립대학을 설립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미국이나 일본의 사례처럼 일부 사립대학을 국공립대학을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 총장은 대학 무상교육도 제시했다. 고등교육 재원을 확충하고 각종 지원금과 국가장학금, 특수목적사업비 등을 통합 지원하면 등록금을 낮추는 것이 가능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대학 무상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 총장은 “우리나라 고등교육 발전 방향을 현행 사립대학 중심 체제에서 공영대학을 확대하고 단계적 대학 무상교육으로 나가는 쪽으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지방 사립대학 활성화를 지원하고, 전문대학 특성화를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대학기본역량진단에 대한 재검토에 대해 언급했다.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재정지원대학을 최대한 확대하고, 미선정 대학 탈락 비율을 10% 미만으로 최소화 하자는 것. 지표에 대한 재검토도 요청했다. 진단구조가 지방소재 대학, 소규모 대학에 불리한 구조로 돼 있어 지역균형 발전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는 이유다.

우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학생 미충원이 대학만의 책임이 아님에도 대학의 잘못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상진 전북대 교수(KEDI 원장)는 “대학재정 지원에 대한 국가책임제를 실현하기 위한 ‘고등교육제정교부금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이 상생하며 대학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관점에서 고등교육 제정의 안정적 확보 관련 법안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 교수는 “고등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재원 확충 규모의 근거는 OECD 평균”이라며 “그에 따라 GDP 1.1%의 정부부담을 고등교육재정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원장은 이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이 어렵다면 대학균형 발전을 위한 특별법을 한시적으로 운영해 고등교육 투자에 대한 확대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고등교육 관련 예산을 합산해 교육재정교부금으로 일원화함으로써 지방교육 재원과 고등교육 재원을 상호 융통하는 방안이 효율적”이라며 사립대학 경상비를 지원할 수 있는 법률인 ‘교육재정교부금법’(가칭) 제정을 제시했다.

또한 학교법인의 기본재산 처분 재량을 확대해 기준을 초과하는 교육용 재산을 수익용으로 용도 변경해 처분하고, 이를 수익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고 제안했다.
 

교육위 위원, “재정지원 확대 공감하나 사립대학 투명성 강화가 먼저”

교육위 위원들은 대학의 재정지원 확대 필요성 주장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대학이 자구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 공감대가 있어야 세금 투입이 가능한데, 재정지원 확대 반대가 찬성보다 2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대학의 재정지원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공감한다. 다만 이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일”이라며 “우리나라 84% 가까이 되는 고등교육 주체가 사립대학인데, 사립대학이 국민에게 공공성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대학이 공공성 어떻게 높일 것인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사립대학은 일부 사립대학의 비리·부정, 불투명성 등으로 학생·학부모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며 “적립금 비판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던 대학이 등록금 동결로 재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면 국민들이 납득을 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학 운영을 투명하게 하면서 지원을 늘려달라고 해야 한다”며 다른 의원들과 뜻을 같이했다.

한편 공청회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정원미달과 등록금 동결 및 코로나19 등으로 위기에 처한 고등교육 위기극복과 재정확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등에게 의견을 듣는 자리로 마련됐다. ‘고등교육 위기극복과 재정확충 방안’과 ‘지방대 살리기/고등교육 재정확충 방안’으로 나눠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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