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EBS 연계율 축소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수능 EBS 연계율 축소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 백두산 기자
  • 승인 2021.05.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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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에서 50%로 축소…저소득층·농어촌 지역 수험생 위한 배려 있어야
경기도 안양 평촌 학원가. 사진=대학저널DB
경기도 안양 평촌 학원가. 사진=대학저널DB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올해 고3이 치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의 EBS 연계율이 70%에서 50%로 축소되면서 연계율 축소가 사교육 심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교육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평가원 “교재 문제풀이 교육 바람직하지 않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지난 3월 16일 ‘2022학년도 수능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EBS 교재‧강의와 수능의 연계율을 영역‧과목별 문항수를 기준으로 기존 70%에서 50%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각 고교에서 교과서를 활용한 기본수업보다 EBS 교재풀이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태중 평가원장은 이날 “(연계율 축소는) EBS 교재 문제풀이 방식의 수업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올해 수능에서는 교재에 나온 지문이나 문항을 그대로 사용하는 ‘직접 연계’는 줄이고, EBS 교재의 지문과 비슷한 지문을 다른 책에서 발췌하는 ‘간접 연계’가 확대된다. 특히 영어는 모두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한다.

이와 관련, 강 원장은 “EBS 교재 지문이 그대로 수능에 출제되면서 지문을 그대로 암기하는 경우가 많아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며 “다른 과목은 연계비율만 50%로 낮아지고 종전처럼 직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한다”고 말했다.
 

연계율 축소, 정시 확대 맞물려 사교육 의존도 심화 우려

EBS 교재 연계 정책은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된 정책이다. 2010년 이명박 정부는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강화를 위해 EBS 연계율을 70%까지 확대시켰다.

이 같은 조치는 변별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농어촌 지역이나 저소득층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긍정적 평가도 많았다.

하지만 올해 수능부터 EBS 연계율이 축소되면 학부모와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고 결국 사교육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영어영역의 EBS 연계 방식이 지문을 그대로 출제하는 직접 연계에서 소재‧원리 등만 유사한 간접 연계로 바뀌는 것이 사교육 의존도를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평가원은 지문과 문항을 통째로 암기하는 방식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수험생들은 낯선 지문이 늘어남에 따라 체감난이도가 높아져 사교육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대입에서 정시 비율이 확대되는 점도 사교육 의존도 심화를 우려하는 이유다. 서울 주요 대학의 경우 정부에서 정시 비율 40% 이상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EBS 연계율 하락과 정시 확대가 맞물려 사교육 의존도가 현재보다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이 EBS 교재만으로 안 된다는 심리적 불안감 때문에 사교육을 선호할 확률이 높다”며 “특히 정시 확대의 경우 수능은 사교육의 효과가 크기 때문에 사교육 의존도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교육계 “사교육 부담 덜어줄 방안 필요”

교육계에서는 EBS 의존도 축소는 필요하지만 농어촌 지역, 저소득층 수험생들의 사교육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육 현장에서도 EBS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고교 교육 파행을 불러올 수 있어 점차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그러나 농어촌 지역이나 저소득층이 많은 학교의 경우 주변에 특별한 교육여건이나 시설이 부족하다보니 교육방송, 교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그렇기 때문에 EBS 연계율 축소는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바람직하지만 농어촌 지역, 저소득층 수험생을 위해 사교육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한 고교 진학담당 교사는 “EBS 연계율이 50%로 축소됐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EBS를 소홀히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를 보완할 강의를 또 들어야 한다”며 “나머지 50%를 위해 학원을 다니려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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