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 간호학과 신설 막는 의료법 조속한 개정 필요
전문대학 간호학과 신설 막는 의료법 조속한 개정 필요
  • 임지연 기자
  • 승인 2021.03.29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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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학과 증원 늘어나도 혜택은 기존 개설 대학에만
현행 의료법 상 신설 간호학과 졸업생 시험자격 없어...법 개정 선행돼야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2022학년도 간호학과 입학정원이 700명 늘어나지만 신설 간호학과는 법개정이 선행되지 않는 한 실질적인 해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설 간호학과를 졸업해도 간호사 시험을 치를 수 없어 사실상 학생을 모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 교육과정 없는 신설 간호학과는 인증 못 받아
졸업해도 간호사 자격시험 볼 수 없어 신입생 모집 어려워

수도권 A 사립 전문대학 기획처장은 “과거 간호전문대학 시절 일반대학과 간호학과 수준 차이로 간호평가인증원에서 인증을 받아야만 간호사 시험에 합격하도록 법에 규정됐다”며 “이 법 규정 때문에 지난 2012년부터 간호학과가 없는 모든 대학은 간호학과를 신설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의료법 7조는 평가인증기구의 인증을 받은 간호학을 전공하는 대학이나 전문대학(구제(舊制) 전문학교와 간호학교 포함)을 졸업한 자만 간호사 시험을 합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인증을 ‘받은’ 대학 졸업자만 간호사 시험을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받을’ 대학은 포함되지 않는다. 

인증은 교육과정 전반을 대상하기 때문에 기존 교육과정이 없는 신설 간호학과는 인증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신설 간호학과 입학생들은 졸업 후에도 간호사 자격시험을 볼 수 없고, 결국 학과를 만들어도 신입생 모집이 어렵다. 의료법이 간호학과 신설을 막고 있는 셈이다.

A 사립 전문대학 기획처장은 “간호학과를 신설해 4년 동안 학생을 가르쳐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의료법이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정원 증원 계획에서도 간호학과가 없는 우리는 배제됐다. 간호학과를 운영하고 있는 대학에만 증원 인원이 배정됐다”고 말했다.

다만 대학 자체 반납 등으로 정원이 남아있는 치위생, 치기공, 방사선, 임상병리, 작업치료 총 5개 분야에 대한 신설은 가능하다. 이에 A대학도 해당 분야 학과를 신설, 운영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수도권은 지방 인재의 수도권 유입,
지방은 지방의료원 간호사 수급 어려워 문제…조속한 법 개정 필요

전문대학의 보건·의료계열 신설이 간절한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전문대학의 위기와 맞물려 있다. 보건·의료계열 학과가 인기가 많다 보니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으로 입학 자원이 쏠리고, 보건·의료계열 학과가 없는 대학은 충원율과 취업률 등 대학 평가에 반영되는 지표들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전문대학에 간호학과가 없어 지방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유입되면서 지방에 간호 인력이 비는 것도 문제다. 지방대학 간호학과 졸업생의 다른 지역 취업률은 60%가 넘는다. 지방의료원 간호사 수급률이 80%에 머무는 이유다.

수도권은 수도권 나름대로 고충이 있다. 해당 지역 대학에 간호학과가 없으면 다른 지역 학생들이 해당 지역 병원에서 실습·취업을 하기 때문에 지역 인재를 활용할 기회가 없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국공립전문대총장협의회는 지난 10일 충북도립대에서 회의를 열어 의료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정치권을 찾아 지원을 요청하는 등 전방위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지역공공간호사법 제정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비례대표)은 지난해 11월 ‘공공간호사 선발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 후 대학이 소재한 시·도 내 공공의료기관에서 5년간 의무복무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역공공간호사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총장협의회는 의료법 개정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지역공공간호사법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병)이 제출한 개정안 내용을 포함시켜 달라고 건의했다.  

한 의원은 ‘간호학 교육과정을 운영한지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에도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한 기준에 해당하는 간호학 전공학과 졸업자도 간호사 시험을 볼수 있다’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했다.

A사립대학 기획처장은 “수요는 느는데, 법적으로 간호학과를 신설할 수 없는 입장이니 답답하다"며 "조속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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